4년 전, 평범한 나의 일상과 식탁을 담은 책 『친구의 식탁』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제대로 된 글을 써본 적도, 더군다나 책을 내본 적도 없던 내게는 정말 꿈같은 작업이었습니다. 실수도 많고 어설픈 과정도 많았지만, 그렇게 1년의 시간을 들여 만든 책이 나왔을 때의 기쁨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처음 책이 나오던 날, 들뜬 마음을 안고 서점으로 향했던 그해 5월은 아직까지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들처럼 많이 팔리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그냥 누군가가 책방에서 우연히 『친구의 식탁』을 펼쳐 들었을 때 잠시나마 기분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사랑해주셨고,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알고 기억해준다는 사실 에 마음 벅차 잠 못 이루던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책이 나오기까지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두 번 다시 책 같은 건 쓰지 않겠다는 다짐만 수십 번을 했습니다. 그렇게 책이 나온 지 1년, 나는 다시 앞치마를 하고 부엌 앞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친구의 식탁』보다 좀 더 진솔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채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욕심 때문인지 이전 작업보다 시간이 두 배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친구의 식탁』을 좋아해주셨던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음식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두 번째 이야기는 사계절의 순서로 담은 디저트입니다. 3년 전 이 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사계절이 주는 의미를 대단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계절에서 인생의 진리와 힘을 발견합니다. 디저트 책에서 ‘인생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이 거창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슬픔이 있으면 기쁨도 있습니다. 그동안 흔하게 들어왔던 이 말이 책을 쓰면서 얼마나 공감 갔는지 모릅니다. 기쁨의 순간부터 어깨가 들썩일 만큼 서럽게 울던 시간까지, 축하와 위로의 시간에는 늘 음식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쌓인 추억과 맛은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며, 꿈을 꾸게 합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많은 것에 고마움을 느꼈고 또 많은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만큼의 여유와 연륜이 생겼고 사랑하는 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며,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풍요로운 마음을 한 그릇의 밥, 한 접시의 디저트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선보이는 『친구의 디저트』는 전문 파티셰가 아닌 월요병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월급쟁이가 구워낸 디저트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레시피가 아닌 소박한 오븐 이야기입니다. 냄비 안에서 근사한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는 요리만큼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오븐에서 구워지는 케이크를 바라보는 시간은 참 행복했습니다.그리고 이제는 책을 통해 하던 이야기를 직접 만나 하게 되는 날을 꿈꿔봅니다.
첫 번째 책이 나오던 날, 온 동네방네 자랑스럽게 자랑하던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사랑하는 우리 가족, 늘 든든한 지원군 상영,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오는 나의 소중한 친구들,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시간은 늘 짧고 아쉽습니다. 그들과의 따뜻한 시간을 달콤하게 연장해줄 이야기가 이 책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아직도 인생이라는 계절의 봄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꽃샘추위가 매서운 3월의 봄은 아니지만, 벚꽃이 날리고 초록이 빛을 발하는 봄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겨울과는 조금 떨어진, 조금은 편안하고 밖으로 나가볼 용기도 생겨나기 시작한 봄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고,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자 에너지 넘치는 젊은 날의 계절인 여름이 오길 기다립니다. 이제 내 인생의 두 번째 이야기인 『친구의 디저트』가 시작됩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인생의 초여름에서 시작하길 기대해봅니다.
서른두 번째 가을을 앞두고,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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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디저트 김지혜 저 | 앨리스
아주 잠깐 맛보고 싶은 디저트를 떠올렸을 뿐인데 어쩜 이리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달콤함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지. 이 많은 디저트를 다 챙겨 먹으려면 발품 꽤나 팔아야 할 듯한데, 집에서 뚝딱 만들어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기자기한 장식이 없어도, 모양새가 그럴듯하지는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재료를 푸짐하게 넣어서 내 입맛에 꼭 맞는 디저트를 만들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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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빛나는보석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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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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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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