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 좋은 영화와 좋은 음악의 궁합이란?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그 내용만으로도 감동이지만, 음악도 무시 못 할 만큼 감동으로 다가왔죠. 역시 좋은 영화는 좋은 음악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할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금주의 명반은 영화 음악계에 잊을 수 없는 자취를 남긴 <빌리 엘리어트>의 OST입니다.
201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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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에서부터 꿈을 가졌던 소년, 결국 꿈을 이루고 그토록 원하던 발레리노로 성장하다’ - 영화의 줄거리이기도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그래서 그 내용만으로도 감동이지만, 음악도 무시 못 할 만큼 감동으로 다가왔죠. 역시 좋은 영화는 좋은 음악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할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금주의 명반은 영화 음악계에 잊을 수 없는 자취를 남긴 <빌리 엘리어트>의 OST입니다.
<빌리 엘리어트 OST>
스테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영국영화라는 것은 사운드트랙으로 단번에 알 수 있다. 스웨덴 출신의 이글 아이 체리를 빼고는 전부 영국 가수들의 곡으로 배경음악을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영국 노래가 대부분이라서, 그것도 1970-80년대에 발표된 올드 레퍼토리들인 다수인 탓에 미국 중심으로 팝을 듣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화려했던 과거에 비해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영국음악을 영화로 접할,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이 도리어 이 사운드트랙 앨범이 갖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아마 영국인들은 이 영화의 스토리만큼이나 음악에 훈훈함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존경해마지 않는 두 음악가가 남긴 명곡이 사운드트랙의 축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 두 사람은 그룹 T-렉스를 이끈 마크 볼란(Marc Bolan)과 폴 웰러(Paul Weller)라는 인물이다.
물론 펑크의 신화인 클래시의 명곡 「London calling」과 보이존 출신의 스테판 게이틀리의 「I believe」(이 곡의 삽입은 시대성을 잃지 않으려는 고민의 결과 아닐까) 그리고 이글 아이 체리의 곡 「Burning up」이 있긴 하지만 사운드트랙은 마치 헌정하듯 두 거목의 작품을 합쳐 7곡이나 실었다.
마크 볼란은 1970년대 초반 ‘글램 록’ 열풍을 일으켰으나 1977년 나이 서른을 앞두고 요절해 영국인들이 두고두고 기리는 인물. 발레 소년을 다룬 내용에 맞춰 사실상의 영화 테마 곡도 그의 노래 「Cosmic dancer」로 설정했다. 유명한 곡 「Bang a gong(Get it on)」 뿐 아니라 그룹 초기의 동화적 경향을 대변한 곡 「Ride a white swan」이 수록되어 매니아들을 솔깃하게 한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이름인 폴 웰러는 자신의 그룹 ‘더 잼’을 전성기에 해체해 순수성을 지켰다는 점에서 영국에서는 절대적으로(심지어 폴 매카트니와 엘튼 존보다 더) 숭앙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나중 그룹 ‘스타일 카운실’과 이후 솔로활동으로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렸다.
또한 웰러와 볼란 음악이 선택된 것은 영국 북부 광산촌을 무대로 하는 영화와 공히 ‘북부 소울’을 지향했던 둘의 음악이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흡수력이 높은 이 사운드트랙의 미학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그런데 마크 볼란은 국내에도 개봉된 영화 <벨벳 골드마인>으로 그 음악이 재조명된 바 있지만 폴 웰러는 지금까지 소개된 예가 없다. 당연히 더 잼의 「Town called malice」와 스타일 카운실의 「Shout to the top」 「Walls come tumbling down」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곡들은 정교함을 생명으로 하는 오늘날의 이른바 ‘브릿팝’을 논할 때 왜 팬들이 자꾸 폴 웰러로 거슬러 올라가는지를 웅변한다.
세련된 그의 음악과 일렉트릭 리듬의 기타부기인 마크 볼란의 것은 솔직히 언밸런스를 이룬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임을 강조하려는 취지에서 곡 사이에 영화대사를 집어넣은 것도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점들이 결코 곡의 신선함을 건드리지 않는다. 고루한 얘기지만 확실히 ‘음악은 영화와 만날 때’ 더 감동적이다. 요즘은 더 그렇다.
<빌리 엘리어트 OST>
영국 노래가 대부분이라서, 그것도 1970-80년대에 발표된 올드 레퍼토리들인 다수인 탓에 미국 중심으로 팝을 듣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화려했던 과거에 비해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영국음악을 영화로 접할,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이 도리어 이 사운드트랙 앨범이 갖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아마 영국인들은 이 영화의 스토리만큼이나 음악에 훈훈함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존경해마지 않는 두 음악가가 남긴 명곡이 사운드트랙의 축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 두 사람은 그룹 T-렉스를 이끈 마크 볼란(Marc Bolan)과 폴 웰러(Paul Weller)라는 인물이다.
물론 펑크의 신화인 클래시의 명곡 「London calling」과 보이존 출신의 스테판 게이틀리의 「I believe」(이 곡의 삽입은 시대성을 잃지 않으려는 고민의 결과 아닐까) 그리고 이글 아이 체리의 곡 「Burning up」이 있긴 하지만 사운드트랙은 마치 헌정하듯 두 거목의 작품을 합쳐 7곡이나 실었다.
마크 볼란은 1970년대 초반 ‘글램 록’ 열풍을 일으켰으나 1977년 나이 서른을 앞두고 요절해 영국인들이 두고두고 기리는 인물. 발레 소년을 다룬 내용에 맞춰 사실상의 영화 테마 곡도 그의 노래 「Cosmic dancer」로 설정했다. 유명한 곡 「Bang a gong(Get it on)」 뿐 아니라 그룹 초기의 동화적 경향을 대변한 곡 「Ride a white swan」이 수록되어 매니아들을 솔깃하게 한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이름인 폴 웰러는 자신의 그룹 ‘더 잼’을 전성기에 해체해 순수성을 지켰다는 점에서 영국에서는 절대적으로(심지어 폴 매카트니와 엘튼 존보다 더) 숭앙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나중 그룹 ‘스타일 카운실’과 이후 솔로활동으로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렸다.
또한 웰러와 볼란 음악이 선택된 것은 영국 북부 광산촌을 무대로 하는 영화와 공히 ‘북부 소울’을 지향했던 둘의 음악이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흡수력이 높은 이 사운드트랙의 미학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그런데 마크 볼란은 국내에도 개봉된 영화 <벨벳 골드마인>으로 그 음악이 재조명된 바 있지만 폴 웰러는 지금까지 소개된 예가 없다. 당연히 더 잼의 「Town called malice」와 스타일 카운실의 「Shout to the top」 「Walls come tumbling down」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곡들은 정교함을 생명으로 하는 오늘날의 이른바 ‘브릿팝’을 논할 때 왜 팬들이 자꾸 폴 웰러로 거슬러 올라가는지를 웅변한다.
세련된 그의 음악과 일렉트릭 리듬의 기타부기인 마크 볼란의 것은 솔직히 언밸런스를 이룬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임을 강조하려는 취지에서 곡 사이에 영화대사를 집어넣은 것도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점들이 결코 곡의 신선함을 건드리지 않는다. 고루한 얘기지만 확실히 ‘음악은 영화와 만날 때’ 더 감동적이다. 요즘은 더 그렇다.
글/ 임진모(jjinmoo@izm.co.kr)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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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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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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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tw
201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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