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서태지 등장, IMF 사태… 사건과 책으로 보는 1990년대
앞으로 아홉 명의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로 90년대 기억의 문을 열 예정입니다. 그에 앞서 채널예스가 90년대 문화 전반을 훑어볼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여기 한 권의 책 제목이, 한 편의 영화 제목은 당신을 90년대로 이끌 고속급행열차티켓이 될 것입니다. 당신을 두근거리게 한 무언가가 있던 ‘그 때’로 지금 채널예스가 안내합니다.
20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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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로 향하는 추억의 급행열차, 안내 말씀 드립니다 80년대 없었던 것들이 생겼고, 지금은 사라져버린 것들이 머물던 그때, 90년대는 독특한 시기였습니다. 첫사랑처럼 간직되어 있는 우리들의 잊혀진 시간을 떠올려보면, 격한 변화의 틈새 속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즐거움이나 추억, 꿈도 함께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설가, 시인, 철학가, 기자 등 지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들의 90년대를 노크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그들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까요? 애틋했던 추억,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거기 있었습니다. 90년대는 누군가에겐 그리운 시간이었고, 누군가에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공통점도 있었어요. 10년 전 붙들고 있던 그 고민 혹은 기억이, 그들로 하여금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되었다는 겁니다. 앞으로 아홉 명의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로 90년대 기억의 문을 열 예정입니다. 그에 앞서 채널예스가 90년대 문화 전반을 훑어볼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여기 한 권의 책 제목이, 한 편의 영화 제목은 당신을 90년대로 이끌 고속급행열차티켓이 될 것입니다. 당신을 두근거리게 한 무언가가 있던 ‘그 때’로 지금 채널예스가 안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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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과 동독이 통일되고, 가수 김현식이 사망하다, 1990년
3월 31일 윈도 3.0이 출시되었으며, 10월 13일 노태우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2월 4일 가수 장덕이 자살로 사망했고, 11월 1일 가수 김현식이 세상을 떠났다. 신승훈이 1집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한 해이기도 하다. 10월 3일 분단 41년 만에 서독과 동독이 하나의 독일로 통일되었다.
■ 1990년 키워드 도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김우중 저 | 김영사
급격한 경제성장에 발맞추어 성공한 기업인의 에세이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에 따르면 이 책은 출간한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100만부를 돌파했으며, 총 138만부가 나갔다고 한다. 그러나 대우는 1999년 사실상 기업해체가 되는 굴욕을 겪게 된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박완서 저 | 세계사
2011년 1월 22일에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의 장편소설. ‘호주제’라는 남녀 불평등한 악습을 따른 제도를 소재로 삼아 사회 공론화시킨 소설이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는 가부장적 전횡을 여성의 입장에서 파헤쳐온 작가적 역량이 생생한 캐릭터 속에 녹아들어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사회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던 여성 해방 욕구를 행정적, 법적 제도와 엮어, 전통적 권력과 제도적 권력에 움츠려 있던 대중과의 소통을 효과적으로 성공시킨 것으로 평가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1990년, 김종식 연출의 드라마가 KBS에서, 2003년에는 한철수 김우선 연출, 배종옥 조민기 설수진 주연의 드라마가 MBC에서 방영되었다.
죽은 시인의 사회
N.H클라인바움 저/한은주 역 | 서교출판사
동명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로 널리 알려진 원작소설로 명문고인 미국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 부임해온 국어교사 존 키팅과 6명의 제자들이 펼치는 가슴 뭉클한 교육 소설. 졸업생 70% 이상이 미국의 최고 명문대학으로 진학하는 웰큰 아카데미는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철저하고 엄격한 교육을 통해 오직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 고등학교다. 그런 웰튼 아카데미에 이 학교 출신 존 키팅이 국어교사로 부임한다. 키팅 역시 웰튼 아카데미 출신의 수재이지만 색다른 교육 방법- 즉, 앞날을 스스로 설계하고 그 방향대로 나아가는 일이야말로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고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마음에 새 바람을 일으킨다.
하얀 전쟁
안정효 저 | 세경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의 작가 안정효의 장편소설로 1992년 동명의 제목, <하얀 전쟁>으로 영화로도 제작되어 더 유명해졌고,『White Badge』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영미권에서도 출판되었다. 이 작품은 월남전에 지원해 갔다가 혼이 전사한 채 몸만 살아와서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한기주란 인물을 중심으로, 그와 함께 죽고 살은 여러 인간군상을 통하여 이 시대가 역사에 진 부채의 명세서를 솔직하게 제시한다. 이 소설은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전쟁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인간상이 파괴되었는지에 대해 생생한 증언을 전하고 있다.
강경대 구타치사 사건이 발생한 1991년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하여, 지방선거가 3월 26일 다시 시행된 해이며, 대구에서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 발생한 해이기도 하다. 이 사건은 2011년 영화 ‘아이들’의 소재가 되었다. 4월 26일 명지대생 강경대 구타치사 사건이 발생했다. 그 후 전남대생 박승희, 안동대생 김영균, 경원대생 천세용 등 대학생과, 유서대필공방을 초래한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金基卨)의 분신, 안기부 개입의혹을 불러일으킨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박창수(朴昌洙)의 투신 등 극한 투쟁이 꼬리를 물었다. 8월 6일 팀 버너스리가 월드 와이드 웹(www)을 공개했으며, 12월 9일 SBS 텔레비전 방송이 개국했다. 영국 그룹 ‘퀸’의 리드 싱어 프레드 머큐리가 에이즈로 사망한 해이며 아웅산 수지 여사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해이다.
■ 1991년 키워드 도서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딸꾹!
이계진 저 | 조선앤북
1991년 서점가를 뒤흔들었던 ‘아나운서’가 쓴 최초의 베스트셀러이다.
“이순이 넘은 나이에 돌아보는 내 삶에, 나 스스로 깜짝 놀란 사건이 몇 번 있었으니 그 중의 하나가 저술로 ‘베스트셀러’ 저자가 됐던 경력이다. 바로 1990년에 출간된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딸꾹!」이라는 수필 형식의 ‘방송언론’ 현장 보고서였는데, 방송가의 ‘야사’를 의미 있게 쓴 책이다. 놀랍고 과분하게도 당시 교보문고, 종로서적 등 대형서점에서 4~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달렸고 1993년까지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현역 아나운서였던 내게는 참으로 예상치 못한 얼떨떨한 일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뉴스를……」은 방송언론의 빛나는 ‘정사’가 아니라 어두운 골목 풍경쯤이라 할 수 있는 방송가의 ‘야사’다. 자칫 구전으로만 떠돌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던 방송가의 ‘희한한’ 야사다.” -저자 프롤로그 중에서
닥터스 1
에릭 시걸 저/석은영,정성희 공역 | 김영사
여자와의 침대 속에서도 300개 의 근육과 250개의 혈관, 208개의 뼈를 더듬고 암기하는 하버드의 의대생들. 딱딱한 학문에 갇히기보다는 사랑의 격류에 휘말리기를 원하는 이들의 학문의 길, 사랑의 길, 인간의 길.「러브 스토리」「올리버 스토리」「프라이즈」등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에릭시걸의 1989년 작 『닥터스』는 미국 매스컴에서 '에릭 시걸의 최고 역작'이라고 평가받은 작품이다.
권력이동
앨빈 토플러 저/이규행 역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로의 저서. 21세기를 향해 변화하는 폭력,부 지식 등 사회 각부문의 권력격변은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는가? 이러한 격변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누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의 대지진과 격변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예견한 우리시대의 스테디 셀러 '미래쇼크','제3의 물결'에 이은 3부작의 완결편.
소설 동의보감(상)
이은성 저 | 마로니에북스
『소설 동의보감』은 허준의 우직한 집념, 그만의 곧은 신념, 장인적 집요함, 의업활인醫業活人의 정신, 순결한 이타주의, 병들어 고통 받는 민초에 대한 무한한 애정, 이 나라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사랑했던 그의 민족애가 생생하게 묘파되어 있는 책이다. 극심한 당쟁과 권력을 향한 계략으로 고초를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걸었던 허준의 길, 굴곡진 삶을 토대로 꿈을 성취해가는 그의 일대기는 좌절하고 쓰러지면서도 또다시 꿈꾸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위로와 희망을 제시한다.
김영삼이 14대 대통령이 되고, 황영조가 금메달을 딴 1992년
12월 19일 민주자유당의 김영삼이 제 14대 대통령 선거로 당선되었으며, 11월 3일 민주당의 빌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신해철이 이끄는 그룹 N.E.X.T와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한 해이며,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마라톤으로 금메달을 땄다. 9월 마광수 교수가 소설 ‘즐거운 사라’에 대해 외설 판정을 받아 구속된 해이며, 정지영 감독의 <하얀 전쟁>이 제 5회 도쿄국제영화자에서 최우수 작품ㆍ감독상을 수상했다.
■ 1992년 키워드 도서
소설 토정비결 1
이재운 저 | 해냄
‘소설 동의보감’ 성공 이후, 역사 소설 붐이 일어났다. 1992년 첫 출간 당시 3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이미 각권 100쇄 이상 출간되었고, 3권 통산 400쇄 이상 제작된 베스트셀러로 토정의 삶을 따라가며 삶과 죽음, 희로애락의 근원을 추적한 소설이다.
‘사람의 운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려준 토정 이지함의 일생을 통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진정 무엇인가에 대한 깨달음을 선사하고, 토정의 애민정신을 가슴에 품은 이후 세대들이 조선왕조를 두 토막내다시피 한 전란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국란의 한가운데에서 스스로를 초개같이 버린 이들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저항정신을 느끼게 해 준다.
벽오금학도
이외수 저 | 해냄
이 소설의 성공 이후, 이외수 작가는 춘천의 명물, 춘천의 기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선계로 다녀온 한 소년이 수 십 년의 방황 끝에 결국 선계로 통하는 그림 속의 문으로 홀연히 사라졌다'는 식의 설화를 모티프로 쓴 이외수의 장편소설이다. 풍류도인 농월당 선생과 그의 손자인 백발동안의 강은백, 신통력을 지닌 누더기 노파, 피해망상증 시인 김도문, 〈외엽일란도〉를 그리는 수묵화의 대가 고산묵월 등 아무 연관성없는 사람들 같지만 씨줄과 날줄처럼 정교하게 직조된 사람들이 펼쳐내는 인간존재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저 | 살림출판사
한국 페미니즘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이는 문제 소설. 이전까지의 페미니즘 소설들이 여성 억압의 일상적 문제들을 관찰자적 시각에서 평면적으로 다룬 것이었다면, 이 소설은 남과 여라는 두 개의 성(性)에 대한 근원적 탐구, 그것의 사회적신화적 의미를 근본적으로 질문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미만해 있는 성의 불평등과 존재의 조건에 대해서 매우 깊은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어 한국 소설의 틀을 넓히는 데 한 보탬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이은성 저 | 마로니에북스
남편과 사별 후 닥종이 예술에 매진하여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 닥종이 인형작가 김영희가, 30대 후반 나이에 열네 살 연하의 독일 남자와 우여곡절 결혼을 하고, 낯선 땅 독일에서 아이들과 힘겹게 적응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 내려간 에세이다.
첫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1993년
8월 20일 1994학년도 제 1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실시했다. 12월 15일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타결되었다. 이번 협상 타결로, 관세율이 크게 인하(선진국 6.3% →3.8%, 개도국 15.3% → 12.3%)되었는데 그 대상에 농산물도 포함되어 농민들의 많은 반발을 샀다. 8월 12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 재정명령' 으로 금융 실명제가 실시되었고, 1월 20일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 사망했으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말씀을 남긴 조계종 종정 성철 스님이 입적했다.
■ 1993년 키워드 도서
반갑다 논리야
위기철 저 | 사계절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전국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했기 때문인데, 사계절 출판사는 이 책 출간후 전국 대도시 중,고등학교 국어교사 7천여명에게 ‘반갑다 논리야’ 시리즈를 증정했다고 한다. 이 시리즈는 30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사계절이 청소년 전문 출판사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서편제
이청준 저 | 열림원
이청준의 <남도사람>연작 전편에 흐르는 '서편제' 소리는 곡진한 한의 가락이다. 한의 감수성 없이는 들어도 들리지 않는 소리이다. 매우 곡진한 한의 가락 속에서 우리는 한세상 살아가는 한 살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유홍준 저 | 창비
답사기 제1권 ‘남도답사 일번지’는 출간 당시 남한땅 답사의 첫번째 답사처로 유배의 땅 강진ㆍ해남 일대를 꼽은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남도답사 일번지’에서는 사진자료를 컬러로 복원하면서, 본문에서 묘사하는 색감과 질감 등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본문의 설명과 사진자료가 일치하도록 촬영 위치까지 고려하여 수차례에 걸쳐 자료를 엄선하였다. 강진ㆍ해남 일대와 예산 수덕사, 경주 일대, 담양 소쇄원, 고창 선운사 등을 수록한 제1권은 풍성한 내용과 저자 특유의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로 넘쳐난다. 특히 경주 감은사탑이 대표하는 한국의 화강암 석탑들에 대한 저자의 깊고 넓은 안목이나 에밀레종에 바친 열정어린 예찬은 이 책의 백미다.
여자의 남자 1
김한길 저 | 해냄
쟈크 플로베르의 주옥 같은 서정시들이 군데군데 박혀 있는 <여자의 남자>는 평범한 한 남자가 평범하지 않은 한 여자와 나누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다. 대통령의 딸이면서 재계 거물의 아내. 그녀와의 사랑은 목숨을 건, 그래서 목숨을 건 만큼 위험한 사랑인 것이다. 세상에 나오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숱한 화제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온 <여자의 남자>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작가 김한길의 독특한 문체로 그린 소설이다.
펠리컨 브리프
존 그리샴 저/정영목 역 | 시공사
가장 지루하고 따분한 '법' 이야기가 가장 흥미진진한 스릴러로 탈바꿈한다! 멸종 위기의 펠리컨과 대법원 판사 두명의 갑작스런 죽음. 그 속에 갖춰진 진실을 파헤친 여대생의 짤막한 보고서를 놓고 전미국의 정치, 경제, 법조계의 거물들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린다.
박경리의 ‘토지’가 완간된 1994년
10월 8일 박경리 선생께서 ‘토지’를 완간하셨으며, 1월 18일 재야운동가 문익확 목사가 사망했으며, 4월 5일 커트 코베인이 사망했다. 계간지 문학동네가 1994년 겨울호로 창간호를 펴냈다. 여기에 분재되어 게재된 장편소설이 송기원의 여자에 관한 명상, 신경숙의 외딴 방, 김훈의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이다. 산문으로는 박상륭과 고종석의 글이 게재되었다. 아마 1994년의 가장 중요한 사건은 7월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 김일성이 사망일 것이다.
■ 1994년 키워드 도서
김진명 저 | 새움
김진명 작가는 이 책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신춘 문예나 전국적인 규모의 문학상을 통해서 등단한 반면 김진명은 그러한 이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말 그대로 장편 소설 두 권으로 문단에 나타나서 천문학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자리 잡았다. 그 후로 발표하는 소설마다 김진명은 대중적인 호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만한 대중적 인기를 가진 작가는 한국에 드문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김진명은 문학적인 평론에 있어서는 그리 큰 작가로서 취급되고 있지는 못하다. '극단적 민족주의자'라거나 '과도하고 거친 상상력의 작가'라는 편이 김진명을 따라다니는 일종의 꼬리표이다. 그러나 작가 자신은 그러한 평가에 신경쓰고 있지 않다. 작가 자신은 "다만, 나는 작품 한 편 한편마다에 목숨을 다해 내가 아닌 우리의 문제를 담아낼" 뿐이라 답하고 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저 | 창비
이념의 홍수가 지나간 후 그에 가담했던 세대의 과감하고 솔직한 기록으로서의 그의 시편들은 시인의 모던한 기질과 도발적 언어에 힘입어 현재진행형인 생생한 싸움으로 다가온다. 80년대의 사랑과 아픔과 상처와 위선, 부딪치며 살아남은 자의 깨어짐이 날것 그대로, 때로는 비틀려 더욱 투명해지는 시어들로 새겨진다.
퇴마록 1
이우혁 저 | 엘릭시르
1993년 종합 인터넷 서비스망인 하이텔에 『퇴마록』을 연재하면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것에 힘입어 이듬해 단행본으로 출간, 85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이우혁 작가는 한국소설의 기린아로 급부상했다. '퇴마록'은 말 그대로, 인간의 영적ㆍ정신적 세계를 지배하여 사회를 혼란과 범죄의 온상으로 몰아가는 악한 마귀들을 퇴치하는 퇴마사들의 활약을 그린 옴니버스 스타일의 소설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저 | 오픈하우스
'착한여자'에 대한 환상과 '능력 있는 여자'혹은 '똑똑한 여자'에 대한 편견.그리고 이율배반적인 이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요구받고 있는 여성들의 혼란과 고통을 생생하게 이야기 하는 소설. 이 땅에 살고 있는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을 사회 전반의 문제로 끌어올려 페미니즘에 관한 논의를 촉발시킨 작품이다.
두 전직 대통령이 수감된 1995년
1월 17일 일본 한신,아와이 대지진이 발생하여 6,434명이 사망, 43,792명 부상을 당했다. 3월 20일에는 옴진리교가 일본 도쿄 지하철에 사린 가스를 살포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12명이 사망했거, 5000 여 명이 중독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후에 이 현장에 피해자와 가해자를 심층 인터뷰한 ‘언더 그라운드’와 ‘약속된 장소에서’를 집필했다.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일어나 508명의 사망자와 93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소설가 정이현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단편 ‘삼풍백화점’을 집필한다.
1995년은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해이기도 하다. 11월 16일 노태우 전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당시 5,0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과 기업체들로부터 뇌물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되다. 헌정 사상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광복 이후 처음이다. 12월 3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12ㆍ12 사태와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 수감되다. 8월 24일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윈도우 95를 출시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 방영을 개시했으며, 11월 20일 전 듀스 멤버 김성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의 사망 이유는 아직도 미궁 속에 있다.
■ 1995년 키워드 도서
고등어
공지영 저 | 오픈하우스
등푸른 고등어 그림을 달고 재출판된 작가 공지영의 공전의 화제작. 이른바 '386 세대'에 대한 반성의 한 관점을 제공하면서 94년 초판이 출간(웅진출판)된 이래 70여만 부가 넘게 팔려 작가 공지영을 90년대 대표적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문제작.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저 | 창비
1995년은 국내에 홍세화라는 존재가 알려진 해이다. 1979년 무역회사 해외지사 근무차 유럽에 갔다가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귀국하지 못하고 빠리에 남아 관광안내, 택시운전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홍세화의 자전적 에쎄이. 그의 영업용 택시기사 시절 이야기를 중심으로 프랑스에 망명하기까지의 곡절, 그가 바라본 프랑스 사회의 단면, 학생운동에 투신했던 대학시절의 추억 등 그 애환의 어제와 오늘이 담담한 문체로 그려져 소설 이상의 흥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전유성 저/임재학 그림 | 나경문화
가정용 PC 배급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컴퓨터 사용법에 대한 책이 베스트셀러에 다수 등극되었다. 전유성은 "컴퓨터 책이 어려워야 할 역사적 이유는 전혀 없다!"고 자신만만하게 외치며 특유의 유머로 까막눈만 아니면 할머니도 배울 수 있고 일주일 코스로 컴퓨터를 마스터할 수 있게 해주는 교재를 개발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된 1996년
1996년은 우울한 사건으로 시작한 해이다. 1월 1일 가수 서지원이 자살했으며, 1월 6일 가수 김광석이 자살했다. 1월 31일 서태지와 아이들이 공식 해체되었다. 4월 7일 대한민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미국 프로 야구 시카고 커브스 와의 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 리그 승리 투수가 되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5인조 아이돌 H.O.T. 데뷔한 해이기도 하다. 12월 20일 저서 ‘코스모스’로 유명한 칼 세이건이 사망했다.
■ 1996년 키워드 도서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저/장 자끄 상뻬 그림/유혜자 역 | 열린책들
텅 빈 배낭을 짊어지고, 길다랗고 이상하게 생긴 지팡이를 손에 쥐고 뭔가 시간에 쫒기는 사람처럼 잰 걸음으로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묵묵히 걸어다니기만 하던 좀머 씨는 어린 소년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며 꿈속에까지 나타나 궁금증을 잔뜩 불어넣어 주는데…… 그 어린 소년이 더 이상 나무를 탈 수 없게 되었을 때, 수수께끼 같은 좀머 씨는 사라져 버린다.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이웃 사람 좀머 씨의 기이한 인생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나간 한 편의 동화와도 같은 소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장승수 저 | 김영사
고교 졸업 6년만에 서울대 수석을 차지한데 이어 2003년에는 제4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다. IQ 113, 내신 5등급의 평범한 젊은이가 포크레인 조수, 택시기사, 공사장 막노동꾼을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잘하는게 없어 열심히 했을 뿐이라는 그의 '일'과 '공부' 이야기.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박영규 저 | 웅진지식하우스
단행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웅진출판의 첫 베스트셀러. 1996년 처음 출간된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은 인문교양서로는 보기 드물게 백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책이다. 출간 첫해 35만 부라는 놀라운 판매를 기록하였고,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100만 부를 훌쩍 넘기면서 유일무이한 역사 분야 밀리언셀러로 자리 잡았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저/유유정 역 | 문학사상사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의 방황, 그들이 느끼는 상실감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하루키 문학의 새로운 경지를 연 장편 소설 『상실의 시대』는 일본에서 6백만 부의 판매 기록을 세운 빅 베스트셀러이자 국내에서도 스무 살의 필독서로 널리 읽히고 있는 작품이다. 친구의 죽음, 대학 분쟁, 각기 다른 이미지의 세 여인과의 관계. 책의 마지막장에 이르면, 주인공과 함께 한뼘 성장해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IMF 시대가 도래하고, 김대중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1997년
12월 19일 김대중이 제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11월 21일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바야흐로 IMF 위기가 도래한 해가 1997년이다. 7월 1일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었으며, 일본에서 포켓몬스터 38화인 전뇌전사 폴리곤을 시청하던 6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발작을 일으켜 1998년 4월 15일까지 119일 동안 방영되지 않는 사건이 일어났다. 12월 22일에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복권으로 석방되었으며, 초등학교 교과목3~6학년에 영어가 추가되었다.
■ 1997년 키워드 도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1
잭 켄필드,마크 빅터 한센 공저/류시화 역 | 이레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주 자잘한 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책. 제목 그대로 닫히고 억눌린 마음과 영혼을 활짝 열어 젖힐 만큼 가슴 뭉클하고 값진 체험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인생의 고비에 부딪히거나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을 때 웃음과 감동, 생의 활기를 얻게 되는 책이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저 | 열림원
시인이자 명상가, 번역가로 활동중인 류시화의 두번째 시집. 일상 언어들을 사용해 신비한 세계를 빚어낸다는 그의 시는 걸림없이 마음에 걸어들어오면서 결코 쉽고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무게로 삶을 잡아낸다. 첫번째 시집에 이어 한층 깊어진 눈빛을 지닌 시세계가 곱씹히고 곱씹힌다.
선택
이문열 저 | 민음사
작가 이문열이 페미니즘 논쟁을 야기시킨 문제작. 소설은 「소녀」 「아내」 「어머니」 「할머니」 등으로 나누어 봉건시대를 살아간 한 여인의 일생을 그려간다.양반 사대부 집안의 외동딸로 태어난 장씨는 뛰어난 집중력과 총명함으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IMF 여파로 대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한, 1998년
IMF 여파로 대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한다. 1월 14일 나산그룹이 최종 부도, 3월 3일 국내 최대 책 도매업체 보문당 부도. 3월 18일 대농그룹, 미도파백화점 부도, 뉴코아그룹의 화의신청을 법원이 기각한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 관련해 대국민 사과 성명을 8월 17일에 발표했으며, 10월 30일 대한민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에서 인천팀 현대 유니콘스가 우승한다.
■ 1998년 키워드 도서
모순
양귀자 저 | 살림출판사
작가 양귀자씨가 새로 내놓은 장편소설 『모순』. 세상의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 그렇다면 그 모순된 삶을 가장 슬기롭게 헤쳐나갈 묘안은? 없다. 다만 끊임없이 살아가면서 인생을 탐구해 나가는 방법밖에. 이 자문자답은 양귀자씨가 주인공 안진진에게 부여하는 세상살이 해법이다.
광수생각
박광수 글, 그림 | 소담출판사
이 책은 1997년 4월 4일부터 지금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해 독자들의 꾸준한 사 랑을 받아온 <광수생각> 만화를 묶은 단행본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연재 초기라서 눈여겨 볼 수 없었던 만화들과 차마 조선일보에서 실을 수 없었던 만화, 후에 박광수 씨가 새로 작업한 만화들이 숨어 있다. 당시엔 파격적이라 여겼던 <광수생각>을 조선일보에서 연재할 것인지에 대해 분분했던 뒷얘기도 들을 수 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저/공경희 역 | 살림출판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루게릭 병을 앓으며 죽음을 앞두고 있는 모리 교수와 그의 제자 미치가 모리가 세상을 떠나기 전 서너 달 동안 매주 화요일에 만나 인생을 주제로 가진 수업 내용을 적은 글이다. 수업이라고 하기에 어색한 둘 만의 대화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방송가이자 칼럼니스트로 바쁜 일상에 얽매여 살아가던 저자는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쉬리가 개봉한 1999년
1월 1일 유럽에 유로화가 도입이 되었으며, 2월 13일 쉬리가 개봉하여 국내 최초로 천 만 관객을 돌파했다. 8월 2일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선수가 43호 홈런을 쳐,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8월 16일 대우채권단은 대우그룹과 재무구조개선 수정약정을 체결하여, 사실상 대우 그룹은 해체되었다.
■ 1999년 키워드 도서
오체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저/전경빈 역 | 창해(새우와 고래)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태어나면서부터 팔다리가 없었고 성장하면서 10㎝ 남짓밖에 자라지 않은 저자의 장애를 이긴 '초개성적인 삶'에 대한 기록으로 일본 와세다대 정경학부 정치과에 재학중인 저자는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고 위트있게 담아냈다.
빌 게이츠 @ 생각의 속도
빌 게이츠 저/안진환 역 | 청림출판
『미래로 가는 길』에 이은 빌게이츠의 두번째 저서로 디지털 기술이 비즈니스 행동과 사고를 향상시키는데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디지털 신경망과 속도를 미래 예측 키워드로 삼아 실무적으로 설명한다. 디지털기술을 기업경영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하는 주제를 이 분야의 비전문가들도 쉽게 알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쉽고 흥미있게 정리.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신경숙 저 | 문학과지성사
이 작품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신씨가 걸어온 소설의 행로와는 많이 다르다. 가슴을 아릿하게 하는 감성적 문체와 분위기는 그대로지만 사회문제를 직접 건드린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은희경 저 | 창비
여기 모여 있는 일곱개의 단편들은 저마다 자기 색을 갖기 위한 힘겨운 실험 속에서도, 예의 그 작가의 재기발랄한 유쾌함을 빠뜨리지 않는 풍성함을 안겨다 준다. 그 풍성함 속에는 농담도 있고, 사유도 있고, 그럴듯한 아포리즘도 있다. 은희경 상표라고 불릴만한 것도 있고, 그와는 다른 새로운 브렌드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게 참 잘 섞여 있다. 도가니탕이 아니라 야채 샐러드다. 봄냄새 물씬 풍기는 야채 샐러드의 푸릇한 색을 갖추고 있다.
낯선 곳에서의 아침
구본형 저 | 을유문화사
1999년 출간된 구본형의 두번째 자기계발서 『낯선 곳에서의 아침』 개정판.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시킨 상생의 작업’을 표방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경영전문가 구본형은 이 책에서 우리가 왜 변화해야 하며, 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모두 분야를 잘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으며, 제목처럼 우리가 어느 날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는 자신을 발견하더라도 자기혁명을 통해 그 아침을 신선하게 받아들일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39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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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정희
독서교육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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