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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어쿠스릭 라운지를 꾸려가는 정영준 씨도 많은 부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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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형님 안지가 15년 정도 됐어요. 오랜 시간 함께한 만큼 호흡이 잘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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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공감 무대에서는 이도헌 씨가 드럼 솔로도 들려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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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넣는 거예요. 록 밴드 공연영상 같은 거 보면 드럼 솔로가 항상 있잖아요? 레드 제플린의 「Moby dick」은 아예 드럼 솔로를 위한 곡이었고요. 우리 또래들은 다들 그런 거에 추억이 있어요. 요즘은 그런 거 찾아보기 어렵잖아요. 아무래도 노래 위주이다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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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왜 사자인가? J가 아니라 Z를 쓴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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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지어준 거예요. 처음엔 저도 로커였거든요. 머리 칭칭 기르고 그런 게 재즈 신에서는 신기하게 비춰졌나 봐요. 재즈 뮤지션들은 대부분 깔끔한 스타일 좋아하시잖아요. 정장 입고 그런 거. 이런 머리 사실 록 신만 가도 별 거 아닌데. (웃음)
J가 아니라 Z인 이유는 단순히 후자가 더 세보여서. (웃음) 사실 스펠링 바꾸는 건 록의 태도와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고정적인 건 싫으니까 바꿔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지요. J보다는 Z가 더 끈적하게 들리기도 하고요. -
처음에는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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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꺼려하는 부분도 분명 있었겠죠. 로커면 록을 하지 왜 재즈를 하느냐고 생각했던 분도 분명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갈수록 사람들이 신기하게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주변에서 사자라고 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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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로커였다고 했는데, 그럼 어떻게 재즈 신으로 오게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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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재즈 쪽에 몸을 두려고 했던 게 아니었어요. 학생 때 이쪽 세계에 있는 형을 알고 있었는데, 공연을 하는데 기타 자리가 빈다고 도와달라고 연락이 왔었어요. 그래서 급히 들어가서 기본적인 것만 쳤죠. 그랬는데 다른 데에서 알바하는 것보다도 일당이 괜찮더라고요. (웃음) 그게 시작이었죠.
단순히 기타를 치는 게 좋았어요. 재즈 공부를 시작하면서 더 재미가 들렸죠. 제가 연주자다 보니까 즉흥적일 수 있다는 게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록의 경우만 해도 그 자리에서 약속을 하고 연주를 해야 하잖아요? 그렇지만 재즈는 그런 게 없어요. 즉흥적인 맛에 이끌려서 한 게 어느새 10년이네요. -
12G신에 막내로 투입되었다. 참여 뮤지션들과는 전부터 친분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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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니라 주원이(박주원)가 막내에요.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분들 중에는 제가 막내라서 기사가 그렇게 나갔더라고요. 저는 그냥 막내뻘이죠. (웃음) 다른 분들하고는 나이 차이가 생각보다도 더 많이 나더라고요.
참여 뮤지션 분들 중에는 친한 분도 있고 잘 모르는 분도 있고 그래요. 최이철 씨 같은 경우는 친하죠. 스페이스 공감 무대 준비하면서 가까워졌으니까요. 나머지 분들은 처음 뵙는 분들도 많아요. 손무현 씨나 이근형 씨, 최희선 씨 같은 경우는 직접 뵙기는 처음인 분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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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G신 콘서트에서)명곡들을 많이 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진행이 될 예정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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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록의 명곡’이에요. 기타가 중심인 곡들을 주제로 무대를 꾸미는 거죠. 게리 무어 헌정공연 때처럼 다 같이 서는 무대는 없을 것 같아요. 잼으로 진행하면 비비킹 앤 프렌즈처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정확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으니 기대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핵심은 각자의 색으로 각자 다른 무대를 보여준다는 거예요. G3 같은 대결구도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따로 따로 보여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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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들과의 협연인데 긴장되거나 하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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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당연히 긴장이 되지요. 영광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 동경하던 분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고 하니 꿈을 이룬 듯한 느낌도 들거든요. 저도 나이가 들었지만, 이분들은 정말 이쪽에 뿌리가 깊은 거목들이시니까요. 함께 기타를 연주할 수 있음에 영광이고, 12지신이라는 팀에 들어갈 수 있어 황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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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접근이 상당히 신선하다. 「Foolish morning」의 주어와 술어의 도치도 그렇고 「Blue gonna blue」에서의 언어유희도 그렇고. 어떻게 나오게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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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스로도 제 음악을 변종 블루스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사실 원래는 원단 블루스가 목표였어요. 버터 냄새나고 끈적한. (웃음) 우리도 이런 사운드를 낼 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거기에 한국말로 가사를 붙이니까 정말 안 어울리는 거예요. 외국 냄새 물씬 나는 사운드와 우리말 가사는 이질감이 있더라고요. 정말 이 가사 저 가사 아무리 붙여도 ‘이게 아닌데’ 싶기만 했죠.
그래서 진지한 걸 조금 덜어냈어요. 허세를 버린 거죠. 그러면서 차라리 재미있게 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먼저 우리말로 가사를 쓰고, 영어 단어 중 비슷한 소리가 나는 단어를 찾았죠. 외국 곡은 윈터플레이 하면서 많이 불러봤으니까 뉘앙스는 알아서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게 가사 전달이 안 되니까 이게 또 매력이 있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거 뭐라고 하는 거야’ 싶다가도 가사를 보면 그 때 알아보는 그런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
딸기 케잌 이야기(수록곡 「후회」 중)는 본인의 경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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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괜히 하릴없이 혼자 사 먹진 않았겠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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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에서는 보컬을 맡지 않았었다. 알고 보니 2008년의 드라마 < 누구세요? > 삽입곡 「Who are you」를 부른 것도 우준 씨였는데, 보컬을 시작하게 된 계기 같은 게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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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씨 세션을 할 때가 계기라면 계기에요. 공연을 같이 도는 중 우연히 제가 노래를 해야만 할 분위기가 되어버린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I feel good」을 불렀죠. 그랬는데 이게 호응이 괜찮았던 거예요. 결국 공연의 작은 고정 코너처럼 되어버렸어요. 주한이 형(이주한)이 그걸 듣고 ‘너도 노래 한 번 해봐라’ 그랬죠. 그게 시작이에요.
윈터플레이에서도 공연마다 한 곡씩은 꼭 불렀어요. 4년 동안 노래를 많이 했죠. 특히 해외 페스티벌 같은 큰 무대에서 노래를 많이 해본 게 지금은 자신감으로 남았어요. 사람들 반응도 좋았고요. 아 이것도 괜찮겠다 싶은 마음에 그럼 내 노래를 해보자 마음먹고 스스로 만들고 부르기 시작했죠. 그게 2집으로 나타난 거고요. -
보컬 톤이 굉장히 개성적이라 놀랐다. 우연히 들어도 ‘이거 최우준이네’ 알 수 있을 정도로. 보컬 연습은 자주 하는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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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을 가수들처럼 하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중심이 기타리스트이다 보니까 시간이 나면 기타연습을 더 하는 편이죠. 예전에는 따로 연습한 적은 없었어요. 앨범을 위해 보컬 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연습을 많이 했죠.
보컬 하는 사람 중에 씨엘(CIEL)이라는 분이 있는데, 앨범 준비하며 그분에게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많은 걸 배웠죠. 개성이 넘치는 것도 좋지만 일단 공감이 되어야 사람들이 반응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많은 걸 깎아냈어요. 그전에는 한 곡만 부르면 목이 나가곤 했는데 이젠 안 그래요. 막 쥐어짰었거든요. 어차피 한곡만 부르면 되니까. (웃음) -
개인적으로는 1집은 머리로 하는 음악 같았고, 2집은 가슴으로 하는 음악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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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저도 1집은 머리로 하는 음악이라고 인터뷰하고 다녀요. 2집에서도 아직 버리지 못한 것 같지만.
1집에서는 ‘내가 이정도로 기타 친다!’라는 욕심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런 스케일, 이런 주법, 이런 구상, 이런 편곡 다 내 머릿속에 있다는 거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기타리스트 최우준에 꽂혀서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거죠. 당시에는 사람들이 음반을 사든 안사든 그런 건 상관이 없었어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죠.
시간이 흐르고 이런 저런 활동을 하면서 음악을 넓게 보기 시작했는데, 기타 하나만 보기 보다는 음악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게 되더라고요. 기타가 나와야할 부분, 보컬이 나와야할 부분을 보기 시작한 거죠. -
연주자에서 프로듀서로 업그레이드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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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라기보다는 관점이 바뀌었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2집이 1집에 비해서 대중적이지만, 기타에 꽂혀있는 마니아 분들은 1집을 더 좋아하거든요. 어렸을 때는 기타 연주곡만 들었어요. 보컬 있는 곡도 싫어했고, 건반 들어간 노래도 싫었고. (웃음) 음악을 하면서 넓어진 거죠. 이런 저런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어요. 피아노에서도 매력을 찾게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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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플레이와 어쿠스틱 라운지에서 절제하면서 쌓아두던 걸 개인 앨범으로 푼다는 느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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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맞아요. 욕구를 쌓아두다가 개인 앨범을 내게 된 거죠. 윈터플레이에서의 연주도 재미있어요. 그렇지만 연주자라면 누구나 자기 음악, 자기 무대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 세션 분들도 다들 그렇게 시작하지 세션하고 싶어서 음악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악기를 잡으면 그 악기로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 분명 있을 테니까요. 기타도 그렇고, 피아노도 그렇고. 지금껏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활동을 하다 보니 내 것을 하고 싶어진 거죠. 표출이 맞아요. 윈터플레이에서는 할 수 없었던 기타플레이를 여기에서 다 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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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Funk), 재즈, 블루스, 록 등등 뭐 하나 약한 게 없는 것 같다. 세션으로서의 경험이 다양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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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문 세션 기타리스트는 아니었어요. 공연은 많이 서도 가요나 앨범 세션은 많이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저도 잘하는 것만 잘하는 편이에요. 뭐 편곡 같은 거 해달라고하면 시간이 조금 필요해요. 엄밀히 말하면 세션 기타리스트 쪽은 아닌 거죠. 재즈나 록, 펑크(Funk) 등등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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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활동에 대해 주한 씨나 혜원 씨가 응원은 잘 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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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저희는 윈터플레이 자체가 이렇게 거창하게 될지 몰랐어요. 프로젝트 밴드로 크리스마스시즌에 시간 남는 사람끼리 모여서 뭐 하나 해보자고 시작하게 된 건데 이미 크리스마스는 지났고. 그럼 겨울 앨범을 만들자 해서 윈터플레이가 된 건데. (웃음) 그랬는데 운 좋게 플럭서스와 떡하니 계약이 됐죠. 일이 점점 커졌다고 할까. 그리고 일반적으로 재즈 신에서는 개인 활동을 다 하는 분위기에요. 서로서로 잘 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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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무성 씨가 「Blue gonna blue」의 뮤직비디오를 도와줬는데, 어떻게 작업하게 되었나. 우준씨가 들들 볶았다는 후문도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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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는 앨범을 내기 전부터 구상을 하고 있었어요. 시나리오를 나름 썼었거든요. 가사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만화를 넣으면 어떨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지요.
제가 이번 이은하 씨 앨범에 작사가로 참여를 한 곡이 있거든요. 앨범 프로듀서가 무성이 형이라 인연이 닿아서 부탁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해주기로 한 날이 지났는데 도통 연락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직접 형님 집에 찾아갔죠. (웃음) 거기서 3박4일 동안 타이트하게 작업했어요. -
얼핏 듣기로는 팬의 댓글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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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거는 런던 꽃거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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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꽃거지는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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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반응도 살필 겸 해서 「Blue gonna blue」를 갖고 온라인 음감회를 한 적이 있어요. 영국에 브이제이활동을 하는 친구가 있어서 부탁을 좀 했거든요. 진짜 영국 사람들이 듣기에는 어떤지 이거 영국노래라고 뻥치고 한 번 반응 좀 봐달라고 한 거죠. 그런데 진짜 영국 곡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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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ZA's Boogie」는 영상도 그렇고 앨범에서도 라이브던데, 어떻게 녹음이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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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거예요. 환호 소리 같은 건 제가 공연할 때 녹음해뒀던 소스가 있었거든요. 그걸 잘라다가 붙인 거죠. 현장감을 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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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에 몇 개 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나라 말을 하다가 저 나라 말을 하면 혼동이 온다는 말을 종종 한다. 우준 씨도 팝 성향의 재즈와 블루스, 펑크, 단출한 재즈를 왔다 갔다 하니 비슷한 어려움이 있을 것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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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동이라기보다는 그런 게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한 음악만 하다보면 질릴 것도 같아요. 그러다가 재즈도 하고 조금 어쿠스틱하게도 해보고 블루스도 해보고. 아무리 맛있는 요리도 매일 먹으면 맛이 없잖아요. 중심은 항상 갖추고, 재료를 다른 것을 쓰면 되지 않을까요. 평생 가져갈 중심은 확고히 두되, 상황에 맞는 음악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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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위주와 감성 위주의 음악을 다 해봤으니 이후에는 어떤 음악을 해나갈지가 궁금하다. 3집에 대한 구상도 혹시 세워두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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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목도 이미 다 지었어요. (웃음) 콘셉트 별로 구체화해서 사자스(SAZA's) 시리즈로 계속 나갈 것 같아요. 사자스 무드, 사자스 록, 사자스 메모리, 사자스 리메이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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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앨범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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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연 때 우리나라의 옛 곡들을 제 스타일대로 리메이크하곤 해요. 워낙 좋은 곡이 많기도 하고, 다시 부르는 게 의미도 있을 것 같고 해서요. 이번 공연에서도 네 곡(「이별의 종착역」, 「골목길」, 「어머니와 고등어」, 「해뜰날」)을 하는데, 펑키하거나 블루지한 느낌이 들도록 편곡을 다시 했어요. 정규앨범이든 미니앨범이든 리메이크 앨범은 꼭 한 번 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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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최우준을 만든 음악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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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음악적으로 큰 영향을 주셨어요. 음악 감상실을 하셨거든요. 오디오 마니아이시기도 했고요. 지미 헨드릭스, 비비킹 등등 아버지께서도 블루스를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그 전에도 하고 계시던 일이 있으셨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거 찾아서 한물 간 장사를 시작하신 거죠. (웃음) 2,3년 하다가 그만두셨는데 그때 많이 배웠어요. 요일별로 디제이가 다 달랐는데 장르별로 많이 들으면서 배울 수 있었죠.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기타로 카피해보기도 했고요. 그런 면에서는 누구보다도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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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연주는 스티비 레이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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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제일 영향을 많이 받은 기타리스트에요. 그런데 원래는 지미 헨드릭스 포맷에 더 가까워요.
어릴 때는 스티비가 더 좋았어요. 왜냐면 지미 헨드릭스 판은 음질이 안 좋았기 때문에. (웃음) 스티비는 영상도 깨끗하고 음질도 좋고. 당시 제 기준에서는 비교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생각하니까 대단한 거예요. 지미 헨드릭스도, 스티비 레이본도, 에릭 클랩튼도 다 좋아해요. 그렇지만 만약 한 명만 고른다면 스티비 레이본. 만약 한 명 더 꼽자면 존 스코필드를 꼽을 것 같아요. -
지금 재즈와 블루스를 오가고 있는데, 그렇다면 원래 하고 싶은 음악은 블루스였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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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고, 저는 그저 기타 히어로가 되고 싶었어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그런.
근데 알고 보니까 전설의 기타리스트들은 다들 노래를 같이 했더라고요. (웃음) 노래를 해서 먼저 친화력을 높였다는 거죠. 일단 대중들에게 기타는 나중이니까. 이건 제가 노래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입지를 굳히면 더 내 기타를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으니까요. -
앨범에 대한 반응도 좋고 바빠 보이는데. 이런 반응들은 어떻게 와 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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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요. 솔직히 기대는 조금 했어요. (웃음) 그런데 이번 앨범은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오더라고요. 듣는 층도 넓어지고. 그런 건 고무적이죠.
요즘 느끼는 건데 예술 하는 사람들은 뭔가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뭔가를 만들어놔야 결과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앨범 만들고 그런 거 느낄 때 쾌감을 느껴요. 이제 열매가 맺히고 있구나.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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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준이 생각하는 블루스와 록, 재즈의 매력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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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은 에너지의 발산이에요. 정말 에너지 하나만 있으면 되요. 젊을 때, 머리숱이 아직 있을 때 하기 좋은 음악이지요. (웃음) 어릴 땐 정말 록에만 탐닉했어요. 그런데 결과물이 없었죠.
재즈는 평생 공부해야 할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는 정말 끝이 없는 세계에요. 그 자체로도 이미 자유롭지만 더 큰 자유를 느끼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게 재즈인 것 같아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저를 잡아주는 음악이지요.
블루스는 휴식의 음악이에요. 어머니 같은. 정말 뭘 해도 내 편이 되어주는 그런 음악이에요. 블루스를 연주할 때면 정말 마음까지 편해져요. 생각 없이 쳐도 다 받아주니까 내 느낌을 연주로 자연스레 담아낼 수 있죠. 그게 정말 좋아요.
이 세 가지는 저의 근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들을 잘 섞어서 유지하면 제 색깔을 잘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요즘은 어떤 음악을 듣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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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 음악에 빠져있어요. (웃음) 내 음악에 내가 자신감이 없는데 어떻게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겠어요. 계속 들으면서 내가 부족한 건 이렇게 해야겠다, 잘 한 건 이렇게도 해봐야겠다하는 생각의 시간을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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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팬 입장에서 앨범을 자평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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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딱히 타이틀이 없는 음악이랄까. 타이틀 정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회의 때 쉬운 거 하나, 어려운 거 하나를 골라 뽑으라는 말까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꼽은 게 「웃는 당신은 슬프죠」에요. 이건 아예 기타 솔로가 없어요. 그만큼 듣기에 편하다고 생각해요. 「Blue gonna blue」는 아예 전달이 안 되니까 그것도 같이 뽑고. (웃음)
한 곡 한 곡 들으면 다 좋은 음악들이라 두 곡만 꼽힌 게 조금 아쉽기는 해요. 제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다 같이 좋아하세요. 자뻑이긴 하지만 (웃음) 그만큼 대충 만든 곡은 하나도 없어요. 압축되어있고, 필요한 말만 했고. 무엇보다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했어요.
똑같은 블루스지만 다 포맷이 달라요. 블루스라는 큰 틀 안에 있긴 하지만 밴드적인 소스에 고전적 느낌이 나는 하모니카를 조화시킨 곡도 있고, 어쿠스틱한 넘버도 있고요. 들으면 들을수록 새로운 게 발견되도록 만들었어요. 찾는 재미가 있는 음악이지요. -
어떤 기타리스트, 어떤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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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 음악의 인트로만 나와도 “이거 최우준인 것 같은데?”할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산타나 음악을 들으면 첫 마디만 들어도 “산타나 아닌가?” 딱 알게 되잖아요. 그런 내공을 갖춘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사진 : 신중훈
정리 : 여인협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forsooyoon
2012.06.07
천사
201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