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의 명물 ‘화덕만두’ 맛보세요!
1883년 근대 개항과 더불어 인천에는 청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조계지가 형성되었다. 조계지란 개항도시의 외국인 거주지로,국내법의 간섭을 받지 않고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구역을 뜻한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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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박미경,김영록 공저 | 터치아트
2006년에 출간되어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의 2011년 개정판. 개정판이라기보다는 새 책에 가까운 이 책은 기존의 52개 코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여 새로운 코스로 꾸몄으며, 기존에 실렸던 코스라 할지라도 정보를 확인, 보강하고 더 걷기 편하도록 동선과 구간을 재정비했다.
인천 차이나타운 일대
중국, 미국, 일본이 혼재하는 근대 개항장



1883년 근대 개항과 더불어 인천에는 청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조계지가 형성되었다. 조계지란 개항도시의 외국인 거주지로,국내법의 간섭을 받지 않고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구역을 뜻한다. 개항과 함께 인천에 상륙한 중국, 미국, 일본 등은 각자의 구역 안에서 자기네 나라의 문화를 만들어 갔다. 이는 조선의 행정, 외교, 경제, 종교, 교육뿐 아니라 사람들의 여가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영향을 미쳤다. 그때의 흔적이 지금까지도 뚜렷하게 남아 있는 곳이 바로 인천 차이나타운 주변이다. 그 거리를 걸으며 흑백 사진처럼 어른거리는 근대 개항장의 풍경을 그려 본다.

일본우선회사 인천지점은 인천 아트플랫폼의 일부가 되었다.

한국 속의 중국, 차이나타운
인천역 앞에 형성된 차이나타운은 옛날 청나라 조계지였다. 주요 길목에 세워진 패루부터 중국식 건물과 붉은색 간판이 즐비한 거리 풍경, 그 골목에서 풍겨나오는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이곳은 중국의 거리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겉모습만 중국을 흉내 낸 것이 아니라 실제 화교들이 거주하며 삶을 영위하는 곳이다 보니 화교 학교도 있는데, 수업이 모두 끝나는 오후 시간이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중국말로 떠들며 하교하는 학생들로 이곳이 중국 사람들의 거리임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차이나타운에는 자장면의 발상지 ‘공화춘’이 지금까지 성업 중인가 하면, 화덕에 구운 만두를 파는 곳도 있고, 자장?이나 짬뽕 같은 ‘한국식 중국 음식’은 팔지 않고 진짜 중국식 왕만두만 전문으로 파는 곳도 있다. 이들 음식점은 한국 속의 중국을 보러 온 관광객들이 한 번쯤은 거쳐 가는 길목에 자리한 데다가 이미 유명세를 많이 타서 언제나 호기심 어린 여행자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떠들썩한 골목을 조금 벗어나면 자유공원 아래 화교들을 위한 사원인 ‘의선당義善堂’이 있다. ‘의를 지키고 착하게 살자’는 뜻을 담은 이 사원은 1893년 산둥성에서 건너온 중국인들이 처음 세웠다. 1970년대 화교사회가 위축되면서 폐쇄되었다가 2005년 화교들의 모금과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가 보자. 그리 넓지는 않지만 중국의 사원을 축소해 놓은 듯, 바깥 거리보다 한층 더 중국다운 분위기가 난다.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사용하는 일본18은행.

건축물을 통해 그려 보는 근대의 풍경
의선당 앞에서 자유공원으로 걸음을 옮긴다. 자유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공원으로, 처음에는 ‘각국공원’이라고 불렀다. 바로 이 공원을 중심으로 청나라와 일본뿐 아니라 러시아와 미국 등 다양한 나라의 조계지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유공원 아래에는 당시 외국인들의 교류와 사교의 장이었던 제물포 구락부가 남아 있고, 조금 더 아래에는 차이나타운에 이어 일본식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개항장 테마거리’로 불리는 이 거리는 실제 일본인들이 대거 거주하는 곳은 아니고, 현대에 지은 상가 건물의 한쪽 면에 일본식 지붕과 예스러운 벽면 모양을 덧씌워 옛날 일본 조계지 시절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하지만 이 거리 곳곳에는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을 비롯하여 일본 제18은행, 제58은행, 일본영사관 터에 지어진 인천부청사, 우선주식회사, 군회조점 등 일제 강점기에 들어선 서양식 근대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이 건물들은 말끔하게 단장하여 박물관이나 역사관, 인천 아트플랫폼 등으로 사용하고 있어 겉모습 뿐 아니라 내부까지 둘러볼 수 있다. 이 중,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 건물은 현재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당시 이 일대에 있던 근대건축물들이 작은 모형으로 재현되어 있어서 1백여 년 전 인천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백 년 전의 얼굴을 간직한 오래된 집들
개항장 테마거리를 벗어나도 길을 걷다 보면 서너 집 건너 한 집 꼴로 낡은 일본식 건물이 눈에 띈다. 1924년에 지은 옛 건물을 고쳐서 쓰고 있는 인천우체국을 지나 문화재로 지정된 홍예문을 향해 가는 길목에도, 홍예문에서 인천내동교회를 거쳐 신포시장을 향해 가는 길목에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백여 년 전의 얼굴을 간직한 오래된 집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천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신포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재래시장이지만 깔끔하게 단장하고 편의시설을 갖춰 얼핏 보면 근대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신포시장은 개항장 시절 중국 상인들이 일본인을 대상으로 채소를 팔던 ‘푸성귀전’에서 출발해 오늘에 이른 근대의 흔적이다. 시장통을 걸으며 시장을 이루고 있는 상가 건물 2층을 올려다보면 이 역시 오래된 건물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총 이동거리 5.5km, 총 이동 시간 1시간 30분

① 인천역 → ②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
인천역에서 건너편에 보이는 패루를 향해 길을 건너간다. 패루길에서 오른쪽으로 두 번째 나오는 골목으로 접어들면 북성동 주민센터 지나서 공사 중인 건물이 하나 보인다. 자장면의 발상지인 옛 공화춘 건물이다. 옛 공화춘 지나 차이나타운1길에서 2길로 접어들면 인천화교소학교가 보이고, 오래된 중국식 건축물 바로 옆에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이 있다.

②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 → ③ 의선당
계단을 올라가서 공자상 지나 왼쪽으로 가면 이내 삼국지 벽화 거리다. 벽화가 끝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차이나타운1길을 따라간다. 자리를 옮겨 영업 중인 현재의 공화춘을 지나 조금 ? 직진하면 왼쪽에 화교들의 사원인 의선당이 있다.

③ 의선당 → ④ 제물포 구락부
의선당 앞 계단을 올라가 오른쪽으로 가면 또 다른 패루가 나오고 왼쪽에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공원으로 올라가 한미수교1백 주년 기념탑을 지나면 오른쪽에 광장이 나온다. 광장을 가로질러 계단을 내려가면 계단 중간에 제물포 구락부 출입문이 있다.

④ 제물포 구락부 → ⑤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제물포 구락부에서 계단을 마저 내려오면 바로 맞은편에 인천시역사자료관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사업가 고노 다케노스케의 별장이 있던 자리다.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고 정원을 가로 질러 돌계단을 내려가면 아래쪽에 또 다른 출입문이 있다. 이 문으로 나가 왼쪽으로 가다가 인천제일교회 앞에서 오른쪽 길로 간다. 두 블록 가서 오른쪽 중구청 방향으로 꺾으면 이곳부터 개항장 테마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중구청 한 블록 아래 거리에 옛 일본 은행 건물 셋이 나란히 있는데, 그 중 가운데 길모퉁이에 있는 것이 일본 제18은행으로, 현재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쓰인다.

⑤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 ⑥ 인천 아트플랫폼
전시관에 들렀다가 개항장 테마거리를 돌아 한 블록 아래로 내려가면 인천 아트플랫폼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들을 개조해 작가들의 작업실, 전시장, 공연장 등으로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⑥ 인천 아트플랫폼 → ⑦ 인천 중동 우체국
인천 아트플랫폼을 등지고 왼쪽으로 대로를 따라곧장 가면 신포 사거리에 이른다. 길 건너편에 있는 인천 중동 우체국은 1924년에 완공된 옛 인천 우체국 건물이다.

⑦ 인천 중동 우체국 → ⑧ 홍예문
길 건너 우체국 건물을 살펴보고 일선해운주식회사 앞을 지나 국민은행이 있는 작은 사거리까지 가면 홍예문2길과 만난다. 오른쪽으로 이 길을 죽 따라가면 홍예문에 이른다.

⑧ 홍예문 → ⑨ 신포시장
홍예문을 통과하지 말고 오른쪽에 있는 홍예문 옆길로 올라간다. 끝까지 올라가 오른쪽으로 휘어진길을 따라가면 인천내동교회가 있다. 교회를 등지고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도중에 양쪽으로 갈라지는 길은 무시하고 그대로 직진하면 신포시장이다.

⑨ 신포시장 → ⑩ 동인천역
신포시장을 통과해 왼쪽으로 대로를 따라가면 동인천역이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인천역(급행열차를 타면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단, 인천역에는 급행열차가 서지 않으므로 동인천역에 내려 일반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버스
■ 인천역(차이나타운) 하차
2, 15, 23, 28, 45, 306, 720

돌아오는 길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버스
2, 4, 6-1A, 6-1B, 10, 12, 16, 17, 17-1, 21, 22,
23, 24, 29, 40, 41, 45, 62, 112, 306 외 다수

여행정보
■ 연중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어서 걷는 내내 편의시설은 걱정 없다.
■ 차이나타운에는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음식점이 많다. 중국 과자인 월병과 공갈빵 등도 맛볼 수 있다. 신포시장에는 일명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어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신포만두 본점이 바로 이 시장 안에 있고 닭강정은 신포시장의 명물이다.
■ 신포시장에서 지하도를 건너면 1937년에 완공한 답동성당이 있다. 여유가 있으면 찾아가 보자.


Tip
<화덕만두>
차이나타운의 명물 중 하나인 ‘십리향(十里香)’의 화덕만두. 단호박, 고구마, 고기로 맛을 낸 소를 찐빵처럼 두툼한 만두피로 감싸 뜨거운 화덕 내벽에 촘촘히 붙여 굽는다. 주인장이 중국에 갔다가 화덕에 굽는 만두를 보고는 한국에 와서 옹기화덕을 직접 제작했다고 한다.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만두를 기다리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한 사람당 2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다.

#걷기여행 #여행
1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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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병아리

2011.10.28

가까운데도 아직 못가봤네요..
아이들데리고 가도 좋을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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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전

2011.08.12

개인적으로 '인천'이란 도시와는 별다른 네트워크가 없었는데 여기 한번 가봐야겠군요. 화덕만두도 맛있을 것 같고 다만, 주말에는 한 사람당 2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네요. 더 사가면 주변사람들에게 주고싶은데요~워낙 수요가 많으니 원활한 공급에 차질이 있겠다 싶은 정도로 이해합니다. 역사속 건물들도 볼 수 있으니 한번 가보고 싶은 '입맛'당기는 곳으로 찍어두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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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

2011.06.17

아직 인천 차이나타운을 구경해 본 적이 없는데 이 글을 보니 그곳으로 가고 싶은 소망이 이네요. 화덕에 구워 먹는 만두라니 더욱 맛있어 보입니다. 인도 여행 중에 맛봤던 짜파티, 탄두리 치킨 등으로 화덕에 굽는 요리가 많던데 차이나타운에도 이런 음식이 있군요. 주말마다 휴업이라니 내년에는 아이들 데리고 인천 차이나타운에 놀러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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