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배경은 어렸을 때 살던 강원도 강릉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동네에 가서 직접 스케치를 했다.
서울에서는 어렸을 때 비를 맞으며 걷던 풍경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상상으로 그려 보려 했지만, 그때 그 느낌이 아니어서 무작정 강릉으로 갔다.
비가 오면, 그 계단 높은 길은 항상 하늘에 닿을 것처럼 너무나 높게 느껴졌다.
그곳에서 동네 아이들과 소꿉장난도 했고, 교회에서 여름 성경학교가 열리면
선생님이 과자를 나눠주기를 기다리며 기도를 했다.
'하나님… 빨리 과자를 먹게 해주세요… 아멘.'
계단 너머 뒷산에 돌이 많았고, 그 돌을 다듬어서 계단을 만든 것이었다.
그래서 교회 이름이 산돌교회였다….
그곳을 다시 찾은 건 5월 초쯤이었는데,
날씨는 더웠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그 계단에 올라서니 꼭 비가 내릴 것만 같았다.
한 아이가 고개를 떨구고 힘들게 계단을 오리는 뒷모습이 보였다.
어렸을 때, 계단을 오르다 비가 오면
신발주머니를 머리에 쓰고 가던 어린 내 모습을 닮은….
꼬마야, 너무 힘들어하지 마.
비가 단지 빗물인 것처럼 이 계단도 끝이 있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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