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교정하고 ‘꿈꾸는’ 교도관 장선숙
우리 교도관의 일이 홀로 우뚝하게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야 가능한 것처럼, 책 역시 동료들과 함께 경험하고,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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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이라는 직업의 의미와 보람, 고민을 진지하면서도 위트 있게 풀어낸 에세이 『왜 하필 교도관이야?』가 새로운 시선과 그림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6년 만에 교정의 날을 맞아 펴낸 개정판에서는 첫 책 이후 달라진 사정들과 등장인물들의 이후 변화, 그리고 목소리를 더 키우고 싶은 부분에 대해 추가하고 수정 보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 그리는 후배 교도관의 삽화를 더해 보다 생생하게 담장 안 하루하루를 전달해 준다.

 

 

첫 책 출간 후 저자님께는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요?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독자 중 일부는 후배 교도관이 되기도 했고, 든든한 응원군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독자들을 통해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끔 교정현장에서 지치고 힘들때도 보이지 않은 독자들을 생각하며 묵묵히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더 깊게 사유하고, 더 성숙한 어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후배 교도관들이 제 책을 보고 용기 내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개정판을 출간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 책을 출간할 때는 교정현장에 관련된 내용의 책이 거의 없었기에 ‘책을 써도 되는지?’부터 고민되고 망설이고 머뭇거렸습니다. 그 마음이 문장에 묻어있었기에 그동안 더 단단해진 생각들을 담아 좀 더 큰 목소리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약간의 오류도 발견되어 보완해서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습니다.

둘째는 교정의 변화를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여수용자, 정신질환 수용자, 마약류 수용자 증가로 교정현장에서 애쓰는 동료들의 모습과 중간처우제도 등 발전적인 교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셋째는 주인공들의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을 교화한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도관은 그 일을 하고 있고, 또 지속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다잡고 싶었습니다. 오랜 기간 주인공들을 지켜보며 때론 흐뭇한 미소를, 때론 깊은 한숨을 쉬던 그 마음도 함께 전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첫 책은 ‘혼자 잘난척’ 썼다면 개정판은 ‘동료들과 함께’ 라는 마음을 담아 교정현장을 떠나기전에 더 많은 후배들과 함께 나누고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개정판에서 그림을 추가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우선 수용생활과 수험생활에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는 글자보다 그림이 더 훨씬 더 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담장밖 사람들에겐 워낙 낯선 곳이라 그림으로 라포를 형성한 후 텍스트를 살펴본다면 자칫 간과할 수 있는 마음까지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담코코님 그림에는 신선한 감각과 수용자들에 대한 다정함, 깊은 통찰이 담겨 있어 글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한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새롭게 추가된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짧게나마 자작시 몇 편 추가했구요, 장기수형자들의 처우에 관련된 내용과 노역수에 대한 고충, 그리고 후배교도관들의 멘토링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최근 근황을 추가했습니다. 나름 성공적인 사회복귀자라 생각했던 이들의 재범으로 인한 회의감도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묵묵히 잘 살아가고 있는 사회복귀자들에 대한 마음도 담았습니다.

 

최근 상영되고 있는 독립영화 ‘만남의 집’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인연인지 궁금합니다.

2021년 8월 15일 오랫동안 여성교도관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으로부터 SNS를 통해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여자교도소 배경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그 옆을 지키고 있는 교도관의 무표정함 너머에 있는 ‘어떤 마음’을 담아내고 싶었는데 여교도관을 만나지 못해 취재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중 “왜 하필 교도관이야?”를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감독님의 장문의 메시지에 담긴 간절함과 제가 추구하는 마음이 하나가 되어 저는 물론 다양한 캐릭터의 후배들과 제 책 주인공들의 취재까지 이어졌고, 수시로 도움될 자료제공은 물론 다양한 교정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영화가 만들어졌고, 또 상영하게 되었습니다. 제 책을 통해 시작되었고, 깊은 마음으로 그 책을 읽어가며 만들어진 영화라 마치 제 영화인냥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개정판에는 차정윤감독의 추천사도 추가되었습니다. 

 

블로그 제목을 ‘아직도 꿈꾸는 교도관’이라고 하시던데 어떤 꿈을 꾸고 계시는지요?

최근 제가 맡고 있는 여수용팀에 젊은 마약류 수용자가 급증하고 있고, 음주운전과 정서적 허기로 인한 절도범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을 지켜보며 그동안 수용관리 중심에서 범죄의 원인이 된 ‘중독’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범죄의 예방만이 아니라 아주 작고 소중한 한사람의 삶을 물질이나 정서적 허기로부터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출소후 사회복귀과정에서 그들과 그들의 자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고 응원하기 위해 상담관련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35년간의 일경험에 전문 역량을 보탠다면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짬짬이 관련 자격증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우리 교도관의 일이 홀로 우뚝하게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야 가능한 것처럼, 책 역시 동료들과 함께 경험하고,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이 책을 통해 수용자는 교정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성찰할 수 있고, 후배들은 변화하고자 하는 수용자와 사회복귀자들의 멘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교도관은 일의 의미를 찾고, 수용자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하여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안전해지길 바랍니다. 담장밖에서는 보기 어려운 높고 어두운 담장안 세상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사실적이고 다정하게 바라보며 ‘교정’을 이해하고 응원해주길 소망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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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ja95

2025.11.04

어쩌면 일반 국민들에게 낯설 수 있는 교정이라는 분야를 대한민국에 널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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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왜 하필 교도관이야?

<장선숙> 저/<김지영> 그림

출판사 | 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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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