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에 답한 100인의 편지』 저자 ‘제임스 베일리’가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아무런 의미 없이 살아가던 청년이 9년간 모은 100통의 편지. 삶을 바라보는 100가지 시선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세요.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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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에 답한 100인의 편지』의 저자 제임스 베일리는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모든 것에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던 때, “왜 살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적어 무작정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넓은 세상 속 누군가는 자신을 도와줄 답을 갖고 있으리라 믿으며, 여러 분야의 유명인사에게 ‘인생의 의미’를 물었죠. 수많은 거절과 오랜 기다림 끝에 9년간 100통의 답장을 모아 이 책을 펴냈습니다.  



 

먼저  ‘편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완전히 길을 잃은 느낌이었습니다. 첫 직장은 호텔이었는데,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라는 걸 금세 깨달아 몇 달 만에 그만두었어요. 그 즈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실연도 겪었어요. 몇 달간 카라반에서 갇혀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목적을 찾으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1930년 대에 한 미국 철학자가 여러 사상가들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인생의 의미는 무엇입니까?”라는 편지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접했어요.  그 이야기에 단번에 끌려 제 상황에 맞게 재현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누군가의 답변이 제 삶의 목적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길 간절히 바라면서요.

 

 세계 어디에서나   만에 연락을 주고받을  있는 시대에굳이 '편지'라는 매개를 활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책에서는 ‘우편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과정이 색다르고 즐거우며어쩌면 마법 같다’고 표현하셨어요

어릴 적부터 편지를 무척 좋아했어요. 문 앞에 우편물이 도착해 있으면 설레던 감정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 기대감과 흥분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어요. 그것만으로 살아 있음을 느꼈죠.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쓰고 답장을 기다리는 일에는 무언가 특별한 감정이 있습니다. 일상의 속도를 늦추게 하고, 말을 더 신중히 고르게 만들고, 상대방에게 온전한 관심을 기울이게 하죠. 스마트폰 알림음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자로서 조금은 계산적으로, 손편지가 이메일보다 더 눈에 띌 거라 생각했어요. 가득 차 있는 메일함과 달리 손글씨가 적힌 봉투는 희소하고 특별하게 느껴지잖아요. 물론 우편을 보내는 일에는 비용과 시간 등 나름의 어려움이 따르지만, 그래도 이 방식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지금 제게는 원본 편지로 가득 찬 박스가 있는데 아주 귀한 보물로 여기고 있습니다.

 

9년간 편지 프로젝트를 이어오면서 즐거운 순간도 많았겠지만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같습니다오랜 시간 동안 계속할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이 프로젝트가 9년이나 걸릴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어요. 대량의 편지를 보냈는데 아무 답장도 오지 않는 시간이 길어 낙담이 컸죠. 하지만 기다림 끝에 하나둘 도착한 편지 속 내용들이 생각보다 더 사려 깊고 지혜로워서, 오래 지속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어요. 이 편지들이 제게 큰 도움이 되었듯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그렇게 책으로 엮게 되었죠. 출간 이후 책에 실린 편지들이 삶에 위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지난 시간들이 모두 가치 있게 느껴집니다. 

 

 책에는 철학자환경운동가모험가정치인팝스타극작가대통령재소자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보낸 답장이 실려 있습니다이를 신경 쓰신 건가요나아가 하나의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요유독 마음에 와닿았던 편지가 궁금합니다

책에 최대한 다양한 연령, 배경, 신념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했어요. 우리는 보통 사람을 그들의 직업으로 정의하죠.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도, 검색할 때도, 심지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을 때도 말이에요. 저도 어떤 인물은 그들의 직업 때문에 접촉했지만, 정작 그들이 보낸 편지에는 직업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어요. 대신 가족, 우정, 자연, 일상의 기쁨 같은 주제들이 중심이었죠. 제가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결국 누구도 직업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특히 작가 힐러리 맨텔의 편지가 오래도록 제 마음에 남아 있어요. 그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연금술에 비유했는데요, 비록 철을 금으로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그 시도 자체가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했어요.  연금술사는 수년간의 노력을 거쳐 인내, 통찰, 희망 같은 ‘영적인 금’을 얻게 된다고요. 인생의 의미는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의미겠죠. 이 편지를 보낸 이후에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마음을 더 울립니다. 그의 생생한 목소리가 책에 담겨 있다는 사실이 무척 감사해요. 

 

프롤로그에 이런 글을 쓰셨죠‘여전히 나만의 최종적인 답은  모르겠다어쩌면 앞으로도  찾을지 모른다분명한   삶을 이해하려 노력해온 시간들이 남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프로젝트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찾은 작가님만의 '인생의 의미' 있으신가요

제가 얻은 큰 깨달음 중 하나는 ‘인생의 의미에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그 자체가 핵심일지도요. 인생의 의미는 우리가 성장하면서 끊임없이 변합니다. 20대 초반에 중요했던 것이 지금은 다르게 느껴지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입니다. 어떤 편지들은 ‘우리는 인생 동안 수많은 작은 삶을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그 생각에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제게 큰 변화를 준 건 생존자들의 편지였습니다. 전쟁, 질병, 개인적인 비극을 겪고도 여전히 삶 속에서 희망과 유머,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저를 많이 바꿔 놓았어요. 그분들의 말 덕분에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찰나의 순간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책의 한국어판을 펴낸 북스톤 출판사에서도 '100인의 편지 프로젝트' 진행했습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일하는 사람 100'에게 인생의 의미를 물은  답변을 엮어  장의 편지로 만들어  사이에 넣어두었는데요이를 어떻게 보셨나요?

한국 버전 너무 멋졌어요! 이 프로젝트를 이렇게 재해석해주셨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습니다. 책 작업을 하며 늘 아쉬웠던 게  여러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는 것이었어요. 언어 장벽 때문에 한계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한국어판이 하나의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고 독자들과 연결되는 모습을 보니 뭉클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대륙에 살아도 결국 사랑, 연결, 희망 등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점은 비슷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처럼 분열된 세상에서 그런 공통점을 확인하는 일은 매우 강력한 힘이죠.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분들께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한국의 독자 여러분, 이 책을 여러분의 삶 속에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편지들이 책장 어딘가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만으로 깊이 감동받았습니다. 독자분들이 독서 모임과 책 후기를 남겨주실 때마다 놀랍고 뭉클합니다. 이 책은 카라반 안에서 외로움에 떨던 한 사람의 개인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구 반대편에 사는 분들이 같은 고민에 대해 자신만의 편지를 쓰고 있다는 게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셔도 좋지만, 위로가 필요한 어느 날 몇 편만 골라 읽어도 괜찮습니다. 그 속에서 아주 작게라도 마음에 와닿는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시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삶의 정답’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 우리가 길을 찾아가는 동안 서로 덜 외롭도록 도와주는 목소리와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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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에 답한 100인의 편지

<제임스 베일리> 저/<정아영> 역

출판사 |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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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