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로소이다』는 문화재와 경전, 신화와 민담을 넘나들며 야차, 아수라, 가루다 등 미처 몰랐던 우리 문화 속 위대한 존재들의 도상을 분석하는 책이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문화재는 더 이상 박제된 작품이 아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사찰의 벽화와 박물관의 조각들, 익숙하지만 이해하지 못했던 민화 속 존재들을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야를 제공한다. 사찰 마당을 지키는 금강역사의 당당한 자세나 석탑 기단에 새겨진 야차의 표정, 민화 속의 기이한 형상들이 생생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신적 존재의 의미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을 넘어 각 존재가 어떤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태어났고, 어떻게 인간의 마음과 믿음을 반영하며 변화해왔는지를 이야기처럼 풀어내어 독자에게 전통 회화와 문화재를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준다.
『나는 신이로소이다』 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책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으셨나요? 간단한 자기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나는 신이로소이다』를 출간한 김용덕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문화유산 연구자로,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전통예술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문화유산 칼럼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술은 곧 역사를 표방하는 매개체’를 모토로 삼아 일반인들이 문화유산을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는 강의와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나는 신이로소이다』는 동양과 우리 전통문화에 등장하는 여러 신적 존재에 관한 이미지와 유래, 상징 등을 소개하는 인문 예술 종합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책은 괴물이라 불렸던 신적 존재들을 다루고 있는데 각 존재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셨나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동양과 우리 전통문화 곳곳에 표현된 존재들이죠? 또한 그리스와 북유럽 신화처럼 신은 인간의 모습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인간과 다소 거리가 먼 이미지, 예를 들어 반인반조인 가루다(迦樓羅), 수많은 신체 기관을 가진 아수라(阿修羅)처럼 이형적인 형태의 신들로 선정했습니다. 사실은 이들이 괴물이 아니라 우리 곁을 지켜주는 위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였죠.
이 책을 작업하시면서 직접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작품이 있을까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문화유산 속 다양한 신들을 만나고, 또 느끼면서 사진 촬영에 임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도 어려웠던 작업이 바로 석탑 같은 석조미술 촬영이었던 것 같아요. 햇빛이 너무 강하면 빛이 반사되고, 너무 어두우면 문양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새벽녘부터 현장에 도착한 뒤 가장 이상적인 빛과 그늘을 만나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재빨리 뛰어가서 사진을 찍었답니다. 물론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일이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네요.
책을 쓰면서 이 작품만큼은 꼭 넣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작품을 싣기 위해 가장 애썼던 사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우리 설화에는 여러 신이 등장하고, 그 이야기가 서린 장소가 현재까지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제 고향인 울산은 처용(處容)이라는 신이 처음 출몰한 지역입니다. 이에 바닷가부터 절터, 숲속에 이르기까지 처용과 관련된 장소를 모두 책에 담기 위해 일주일에 서너 번은 찾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자란 고향이었기에 처용이란 존재에 더욱 애착이 갔던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독자에게 “이제 전통 회화를 이렇게 보셨으면 좋겠다” 하고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단순히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관점보다는 작품 내면에 담긴 스토리와 의미를 되짚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작은 문양 하나에도 그들만의 이야기와 사연이 담겨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미술도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합니다.
“도상 하나에도 맥락이 있다”는 말처럼 도상 하나를 잘못 해석하면 문화적 맥락이 왜곡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중문화나 관광지에서 도상이 오해된 사례를 본 적 있으신가요?
가장 유명한 사례로 서울 광화문의 해치상(獬豸像)이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의 마스코트이기도 한 해치는 본래 뿔이 하나 달린 양인데, 경복궁 중건 때 사자의 모습을 지니게 되죠. 오로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겉모습이 비슷하다고 하여 해치상을 사자라고 하기도, 사찰이나 왕릉의 사자상을 해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겉모습이 도상의 전부라는 오해가 이와 같은 오해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물론 대중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저 같은 연구자들이 필요한 거죠.
앞으로 신화나 전통 미술 관련 활동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최근 넷플릭스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문화 속 존재들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제 생각이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 신과 동물, 요괴 등 우리 문화 속 환상 속 존재를 알리는 종합 백과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번역본으로도 출간되어 다양한 국가에 소개되었으면 좋겠네요. 이와 함께 대중들이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강의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기획할 예정입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나는 신이로소이다
출판사 | 미술문화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