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배프! 베프!』로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받았던 지안 작가가 첫 저학년 장편동화 『김꼬똥, 나야 김단우야』로 돌아왔다. 강아지와 함께하면서 겪게 되는 좋아하는 마음속 다양한 감정의 결을 따뜻한 시선과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보여 준다.
『김꼬똥, 나야 김단우야』는 어린이의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본 점에서는 전작들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밝고 경쾌한 이야기로 읽히는데 이 책을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강아지와 함께 놀이터를 지나가는데 남자아이들이 뛰어왔어요. 아이들에게 강아지가 겁이 많다고 알려 줬더니, 작은 목소리로 인사하고 차례대로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와, 나한테 웃었어.”, “아니야, 나한테 웃었어.”, “아니야, 나를 더 좋아해.” 우리 강아지는 제가 등을 살짝 잡고 있어서 꼼짝없이 가만히 있었거든요. 아이들은 다시 놀이터로 뛰어가며, “나를 더 좋아한다.”, “아니야, 나를 더 좋아해.”, “우리도 강아지 키웠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때 문득 생각했어요. 저 아이들이 강아지를 키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 강아지와는 다르게 누구나 마음껏 좋아할 수 있는 강아지가 나타난다면 어떨까? 우리 강아지와 반대의 성격인 강아지니까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겠어요?
나우는 난생처음 강아지가 생기고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맞이한 반려동물은 누구나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기억일 것 같아요. 작가님도 처음으로 강아지가 생긴 날의 기억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하얀 강아지가 마루 앞 기둥에 묶여 있었어요. 저를 보자마자 마구 짖어 댔어요. 저는 뒷문으로 들어가 후다닥 마루 위로 올라갔어요. 엄마가 차려놓은 밥을 먹는데, 강아지가 계속 저를 쳐다보는 거예요. ‘강아지도 배가 고프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아무에게도 양보하지 않는 제 꽃무늬 숟가락에 밥을 뜨고 반찬을 올려 강아지에게 주었어요. 아버지 숟가락으로 나 한 입, 내 숟가락으로 강아지 한 입, 함께 밥을 먹었죠. 저는 그날 이후 집에 가끔 엄마가 없어도 속상하거나 무섭지 않았어요. 하얀 쭈리가 집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친구들도 쭈리를 보기 위해 우리 집에 놀러 왔으니까요.
이 책에는 강아지 동생 꼬똥이 처음 생기면서 나우가 겪는 다양한 감정이 잘 담겨 있어요. 어린이의 마음을 잘 알기 위해 하는 작가님만의 노력이나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는 어른에게도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어린이의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주 어린이의 마음을 잊기도 해요. 그래서 어린이의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동화책도 많이 읽고, 만나거나 스쳐 지나가는 어린이의 말을 잘 들으려고 하는 편이고요. 다행스럽게도 하루에 두세 번은 꼭 산책하는 강아지 덕분에 어린이들이 저를 경계하지 않고,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요. 어린이들은 저에게 강아지에 대해서만 물어보는데, 저는 그때 살짝살짝 어린이에 대해서 물어봐요. 몇 학년인지, 뭘 좋아하는지, 그리고 어린이들끼리 어떻게 대화하는지. 어린이들의 답을 새겨듣고 혼자 속으로 웃어요. 그때 들은 어린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살아 있는 대화와 장면으로 기억되어 작품 속에 대화나 행동으로 살아나는 것 같아요.
처음에 나우는 단우를 싫어하지만 나중에는 단우가 왜 그렇게 꼬똥을 좋아하는지 이해하면서 먼저 단우에게 손을 내밀어요. 나우와 단우는 앞으로 어떤 친구가 될까요?
꼬똥 때문에 나우와 단우가 처음에는 티격태격했지만, 꼬똥 덕분에 서로를 조금 알게 된 것 같아요. 더군다나 이제 꼬똥 친구인 꽃송까지 왔으니, 아마도 조금 더 자주 만나지 않을까요? 그리고 꼬똥과 꽃송도 가족이면서 친구이니, 나우와 단우는 여러 가지 일과 사건을 함께 겪게 될 것 같아요.
이 책에 나오는 꼬똥은 ‘아무나 심하게 좋아하는’ 강아지인데 반면에 작가님의 강아지는 ‘아무도 심하게 좋아하지 않는’ 강아지입니다. 지금 함께 사는 반려견 소개와 함께 반려견이 작가님께 어떤 존재인지 궁금합니다.
제 강아지는 큰 개들에게 공격당했는데 그 뒤에 먹지를 못해 입양했어요. 그런데 우리 집에 와서도 떨고 토하고 제 다리 위에서 잠을 자면서도 저에게 곁을 주지 않았어요. 4년 정도 되니까 저와 가족들, 오빠 강아지에게 의지하고 마음도 열었어요. 하지만 외부인들에게는 여전히 마음을 열지 못해요. 저는 그런 강아지의 성격을 받아들였고, 굳이 다른 사람에게 꼬리를 흔들고 반기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6개월 때 우리 집에 온 보나는 이제 열일곱 살이에요. 17년이라는 세월을 저와 한 공간에서 시간과 감정을 공유하며 살아 온 만큼 인생의 큰일도 함께 겪어 냈어요. 제 오빠 강아지와 제 어머니의 하늘나라 여행을 저와 함께 배웅했으니까요. 겁 많고 아픈 강아지를 돌보는 건 각오한 것보다 몇 배 더 힘들었고, 힘든 것보다 몇십 배 더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저와 가족은 최대한 보나와 함께 있으려고 하고,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눈빛으로 건강 상태를 살피며 살고 있어요.
이 책에는 강아지의 언어와 행동이 잘 담겨 있는데요. 강아지를 처음 키우는 어린이 독자에게 강아지를 이해하기 위한 노하우를 알려 주시면 좋겠어요.
강아지와 함께 사는 건 즐거움도 많아지지만 해야 할 일도 많아지는 거예요. 그리고 강아지들도 우리처럼 다 성격이 다르고 기호도 달라요. 각종 매체에 재주 많은 강아지 영상이 많이 나와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죠. 하지만 모든 강아지가 재주가 있는 건 아니고 훈련하는 걸 싫어하는 강아지도 많아요. 생활하면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자주 말해 주면 차츰 말도 알아듣고 의사 표현도 하게 돼요. 충분히 가족과 상의한 후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했다면, 강아지도 우리처럼 친절하게 말해 주기를, 강요하지 않기를, 기다려 주기를, 늘 함께 있어 주기를 바란다는 걸 기억하세요. 어린이 여러분은 분명 강아지에게 좋은 가족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책을 덮길 원하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데 여러 가지 이유로 키우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면, 귀여운 꼬똥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랬으면 좋겠어요. 또 강아지를 입양한 나우와 단우네 가족의 용기에 손뼉을 쳐 주기를 바라고요. 마지막으로 ‘와, 꼬똥 진짜로 만나고 싶다’라고 생각하길 기대해 봅니다. 어디선가 여러분의 가족이 되기를 발가락 꼽아 기다리는 강아지가 있을지도 몰라요.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김꼬똥, 나야 김단우야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