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 명 넘는 독자에게 미술의 매력을 일깨워준 조원재 작가가, 이번 3탄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19세기 파리를 수놓았던 마네, 모네, 드가, 세잔, 반 고흐 등 근대 미술가들의 익숙한 풍경 너머로, 20세기 미국을 중심으로 펼쳐진 현대미술의 전위적이고 파격적인 작품 세계를 안내한다. 익숙함을 넘어서는 낯선 충격, 그리고 혁신의 미학. 그 신선한 지적 자극과 미적 쾌감 속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미술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드디어 『방구석 미술관』이 출간되었네요. 축하드립니다. 이번 책을 집필하시면서, 전작과는 달리 새롭게 가지신 마음가짐이 있으셨을까요?
(새로운 마음가짐이라기보다는) 점점 더 강화되는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독자를 위해 예술에 대한 깊이를 더해 가자는 마음가짐. 다시 말해,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독자가 미술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방구석 미술관』을 읽고, 또 미술 작품을 직접 만나 감각하고 즐기며 독자는 미적으로나 지적으로나 성장해 갑니다. 미술, 그러니까 예술에 대한 더 깊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내면에 품게 되며 예술의 바닷속으로 조금 더 깊이 헤엄쳐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점점 더 커지게 되죠. (제가 20년간 그렇게 심화해 왔듯이 말이죠.) 그렇게 성장해 가는 독자와 함께 『방구석 미술관』 역시 미적, 지적으로 성장해 가며 ‘독자와 함께 성장하며 함께 삶을 살아가는’ 시리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음가짐은 2017년 『방구석 미술관』 1편을 쓸 때부터 품고 있던 글쓴이의 이상입니다. 그리고 2편, 3편을 거듭하며 예술에 대한 미적, 지적 깊이를 더해 가고자 노력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 깊이를 간결한 언어로 일관되게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마 독자께서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깊이감을 더해 가는 『방구석 미술관』을 읽으며 전편과는 또 다른(혹은 전혀 다른) 새로움을 느끼게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1편보다 2편이 더 좋았다’, ‘2편보다 3편이 더 좋았다’라는 독자의 평을 접할 때면, 저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마음가짐을 독자가 책을 통해 성공적으로 전달 받았다는 사실에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독자들이 꼽는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의 매력은 예술의 문외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가님의 쉬운 스토리텔링인데요. 이러한 스토리텔링 형식을 고수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으신가요?
미술가의 삶과 예술을 스토리텔링 하는 형식 속에 예술의 본질에 대한 것을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담아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미술 작품을 창작하는 미술가의 예술에 대한 철학, (창작하는 작품을 넘어) 자기 삶 자체를 예술로 보는 미술가의 삶에 대한 태도, 세계 속의 한 인간으로서 미술가가 보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관점, 이런 내용의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예술의 실체 등등. 이런 지점들을 미술가의 삶과 예술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중에 적재적소에 담아내려 고민을 거듭합니다. 제가 독자분들께 항상 ‘미적, 지적으로 즐겁고 의미 있는 독서가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의 즐거움 속에 예술의 실체와 만나는 의미 있는 독서가 되시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전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진정 미술을 즐기기 위해선 단순히 미술가의 생애에 대한 지식과 작품에 대한 정보를 머리로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궁극적으로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 더 나아가 작품을 직접 만나 나누는 대화 속에서 우연히 불현듯 찾아오는 (작품이 불시에 섬광처럼 전달하는) 미에 대한 강렬한 체험이 누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보는 관찰자 스스로의 힘으로 즐겨야 하는 그 과정에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가 작은 지렛대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를 집필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화가와 에피소드 딱 1개만 뽑자면?
질문을 읽자마자 김환기가 떠오릅니다. 제가 추상회화 화가 중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조선미의 정수를 회화에 담아내겠다는 일념으로 평생 탐구를 거듭한 김환기는 결국 말년에 백자 달항아리가 품고 있는 미의 정수를 고스란히 자신의 회화에 응축해 담아내는 일에 성공합니다. 점화가 그것이죠. 결국 김환기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아닌 달항아리를 빚던 조선의 도공이 되어 평면 코튼에 끝없는 점을 찍으며 회화를 빚는 행위자가 됩니다. 그가 빚은 점화에서 나오는 미는 결국 달항아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와 일맥상통하죠. 제가 점화를 보며 느끼는 관점입니다. 그 미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독자분들께서 직접 작품을 보며, 스스로의 힘으로 발견하며 느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을 알고 보면 재미없듯이 작품을 스스로의 힘으로 감각하고 생각하고 느껴야 합니다. 예술을 즐기는 순간은 오롯이 주체자가 되는 순간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김환기의 점화를 보며 또 다른 무언가를 느끼며 즐기실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자기만의 독창적인 회화 세계(점화)를 창조하기 위해 중년에 접어든 김환기는 그동안 한국에서 쌓아 온 커리어와 명성을 내려놓고, 유일한 재산인 집까지 팔아 치우며 파리와 뉴욕으로 향해 도전과 모험을 이어 갑니다. 자신의 꿈과 이상을 위해 모든 성심을 다하는 그의 삶의 여정은 그야말로 예술이며 인간이 한번뿐인 삶에서 행위할 수 있는 궁극의 미를 보여줍니다.
이번 책 『방구석 미술관』3편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현대미술 거장 중 작가님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도 알고 싶습니다.
자코메티의 삶을 탐구하며(자코메티와 대화하며) 동질감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그의 삶에서 시종일관 드러나는 ‘회의하는 자세’는 제가 삶에서 항상 중시해 온 자세이기에 동지애(?)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회의란 철학 용어로 국어사전에 반듯하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자명한 일이나 전통적인 권위를 긍정하지 아니하고, 부정적 태도로 의심하여 보는 일.’ 우리는 주체적 삶을 살기를 원하는데요. 저는 그 출발점이 ‘회의하는 자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사회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아무런 회의 없이 순응하며 따르는 사고와 행위 속에서 주체적 존재와 삶이 탄생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자문하고, 자신에게 옳은 해답을 스스로 정의해 그 정의에 따라 행위했을 때 우리는 주체적 존재가 되어 주체적 삶을 사는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삶이 제시하는 중요한 문제와 단계마다 회의하는 자세로 저만의 해답을 찾아 행위하고자 했던 저에게 회의하는 인간, 자코메티는 영혼의 친구를 발견했을 때 느끼는 기쁨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예술가들은 이런 회의하는 정신을 무기로 예술을 창조하고 또 삶을 예술로 창조해 갑니다. 제가 예술가를 깊이 탐구하며 그들과 대화 나누기를 즐기는 이유는 바로 이런 과정에 있습니다.
책에서 “독자가 단순히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 관련 지식을 접하는 것을 넘어, ‘예술이 무엇인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몸으로 체감하는 것을 돕기 위해 사색을 거듭하며 글을 써나갔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어떠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미시적으로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이해하기 위해선 우리가 접하는 미술가의 작품이 미술가의 관점에서 진정 무엇인지 제대로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해당 미술가의 생애와 작품 관련 지식과 정보를 아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지만, 이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방구석 미술관』에서는 (서양 현대미술의 태동과 진화의 맥을 짚을 수 있는 핵심 미술가 6명인) 몬드리안, 달리, 자코메티, 폴록, 로스코, 워홀의 관점에서 그들의 예술이 무엇인지 제대로 깊이 이해하는 것을 돕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번 책을 읽다 보면 각 예술가의 독창적인 예술관이 명확히 이해될 것이고, 독자 스스로 조금 더 깊이 사색하는 놀이를 해 본다면 저마다의 예술가들이 지닌 예술관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하는 미적, 지적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 전체를 읽으며 각 예술가가 창안한 예술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대조해 보는 탐구의 시간을 쌓아 나가다 보면, 궁극적으로 예술이 품고 있는 무한한 다채로움을 깨닫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 예술이 무한하다는 진실은 인간의 개성 역시 무한함을 체감하게 하는 강렬한 힘이 될 것입니다.
거시적으로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몸으로 체감하기 위해선 우리의 존재와 삶 역시 예술의 대상이며 우리가 마음먹는다면 우리의 존재와 삶을 예술로 창작하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체감이 필요합니다. 예술은 분명 인간의 삶에서 나왔기 때문에 인간의 정수를 쏙 빼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방구석 미술관』 1편, 2편, 3편을 거듭하며 강화되고 있는데요. 특히, 3편에는 이 내용의 순도를 높여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예술을 즐기며 10여 년간 사색하며 탐구해 온 주제(예술은 무엇인지, 우리의 일상을 예술로 승화하는 길, 우리의 일을 예술로 승화하는 길, 거시적으로 우리의 삶 전체를 예술로 승화하는 길)를 글을 쓰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 결과물을 2023년 산문집 『삶은 예술로 빛난다』라는 이름으로 출간했습니다. 이 주제를 한 권의 산문집으로 정리하고 난 후 『방구석 미술관』 3편에 대한 집필에 착수했습니다. 3편을 제가 원하는 수준으로 써 내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이 필요했으며 이것이 5년 만에 『방구석 미술관』 3편이 출간된 이유입니다. 더불어, 5년간 저자의 이런 과정이 있었던 만큼 『방구석 미술관』 3편과 『삶은 예술로 빛난다』를 함께 읽는다면, 예술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몸으로 체감하며 예술이 독자의 삶 속 깊은 곳에 스며드는 과정을 돕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부디 저자의 의지와 노력만큼 그런 힘을 가진 책이길 소망합니다.
아직 책에 담지 못했지만, 꼭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화가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아직 책에 담지 못했다는 것은 앞으로 책에 담게 될 내용이라는 것인데요. 앞으로 담게 될 내용을 비밀에 부치는 것이 독자분들께 더 호기심 넘치는 즐거운 기다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방구석 미술관』 4편에는 어떤 멋진 예술가들이 저자 그리고 독자와 함께하게 될까요?
앞으로의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는 어떻게 될까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어떤 의미로 남기를 바라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관객 없는 미술 작품은 의미가 없듯 독자 없는 책 역시 의미가 없습니다. 독자분들께서 책을 아끼고 기다려 주신다면 『방구석 미술관』은 계속될 것입니다. 저는 2017년부터 9년간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마라톤을 이어 가는 중입니다. 글쓴이로서 『방구석 미술관』을 써내는 행위는 정신적으로 큰 인내가 필요한 고된 행위입니다. 그럼에도 몬드리안이 자기 생에 기념비를 만들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끝내 신조형주의 회화를 완성한 것처럼 저 역시 제 생에 기념비를 저답게 만들겠다는 의지로 『방구석 미술관』을 써 나가고 있습니다. 『방구석 미술관』을 즐겁고 의미 있게 읽는 과정에서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예술의 정수를 글에 담아내는 도전과 모험을 감행 중인 글쓴이의 예술 행위를 함께 읽어 주신다면 기쁘고 또 감사하겠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