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SF와 미스터리의 공통점은?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지금의 문제점들이 해결된다고 인간에게 좋은 세상이 올 거라고는 믿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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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가리지 않고 200여 편의 소설을 선보여 온 정명섭 작가가 3인 3색의 개성을 지닌 작가들과 함께 SF 미스터리라는 야심찬 장르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예스24 크레마클럽 오리지널로 공개된 『화성의 폐허』는 근미래 도시, 인공기술로 탄생한 아이들, 화성에 존재하는 미로가 선사하는 SF의 세계에서 우리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과거 SF 작가들의 단편을 실은 『SF 미스터리 엔솔로지』에 개재되었던 3편의 소설과 새롭게 추가된 1편의 소설을 합한 총 4편의 소설이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의 사회, 또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그 안에 펼쳐지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기회를 제공한다.

(왼쪽부터) 정명섭, 설재인, 장아미, 김이환 작가


 

SF 미스터리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무엇인가?

정명섭 작가 : 미래에 벌어질 기이한 일을 담는 이야기라고 믿습니다. 사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SF와 미스터리는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설재인 작가 : 가장 원초적인 이야기’. 눈앞에 잘 보이지 않거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 환상을 상상하는 것(SF), 그리고 비밀을 숨긴 채 청자가 자신의 입만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미스터리). 이 두 가지가, ‘이야기꾼’이라는 개념이 생겨났을 때부터 가장 유효했던 그의 무기이자 즐거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므로.

 

장아미 작가 :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가정을 따라가며 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

 

김이환 작가 : 작가마다 생각하는 정의는 물론 다를 것 같아요. 저에게 있어서 sf는 어떤 아이디어가 주어지고, 그 아이디어가 확장된 이후를 다룬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먼 우주로 진출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면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이 인류보다도 똑똑해지면 어떻게 될까, 이런 아이디어를 만들고 그 이후에 일어날 일을 다룬다고 생각합니다. 미스터리는 저에겐 사건이 밝혀져 나가는 과정입니다. 살인 사건처럼 수습하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밝혀내면서 사건을 수습하고 인물들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애쓰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SF 미스터리가 일반 미스터리와 비교했을 때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정명섭 작가 :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일 겁니다. 수사 기법이라든지, 수사의 주체,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그것부터 예측하는 게 쉽지 않죠. 하지만 범죄가 발생하고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미래 모두 마찬가지일 겁니다.

 

설재인 작가 : 공통점이야 페이지를 넘기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비밀이 숨어있다는 것. 차이점은, SF이므로 더 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 이것은 특히 작가에게 대단히 유리하며, 또한 쓰기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장아미 작가 :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겠으나 주요한 소재나 배경으로 등장하는 시공간 등이 차이점일 수 있겠다.

 

김이환 작가 : 저에게 SF 미스터리를 sf에서 많이 쓰이는 소재나 도구를 가져와서 새로운 색을 입히는 작업으로 생각했습니다. 각 장르의 원형은 남아 있지만 색을 다르게 입히는 작업으로 상상하고 단편을 썼습니다. 화성의 폐허에는 SF에 미스터리의 색을 입히기도 했고 미스터리에 SF의 색을 입히기도 했습니다.

 

 

「헤븐」을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정명섭 작가 : 천국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항상 비극을 초래하죠.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지금의 문제점들이 해결된다고 인간에게 좋은 세상이 올 거라고는 믿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제잇은 실수한다」를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설재인 작가 :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과연 그 구분이라는 게 타당한지, 애당초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아주 작은 속삭임」을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장아미 작가 : 어떤 이야기는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번 단편 역시 수년 전에 꾼 꿈에서 단서를 얻었다. 멀리서 들리는 희미한 목소리가 한 인물을 여정으로 이끄는 과정을, 그 목소리가 아주 거대한 합창으로 울리는 순간을 함께 지켜보고 싶었다.

 

「화성의 폐허」를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김이환 작가 : 레이 브레드버리의 화성 연대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 작품의 오마주이자 저 나름대로 색깔을 입혀본 조금 더 어둡고 혼란스러운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인류가 화성이라는 미지의 공간에 도착하고, 이후 여러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들은 수습이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하고, 전혀 예측 못 한 이야기로 흘러가기도 하고요. 다양한 사건을 포함하고 싶어서 짧은 단편 네 개가 중편으로 묶인 연작소설 형태로 썼습니다. 

 

이번 엔솔로지를 통해 기대되는 SF 엔솔로지의 미래는 어떨 거라 예상되는가?

정명섭 작가 : 앤솔로지는 꽃을 모은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출판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 희망과 꿈을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러 작가의 단편을 모은 앤솔로지는 이전에도 존재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입니다. 좋은 기획과 작품이라면 어떤 상황에 상관없이 사랑을 받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화성의 폐허>가 그런 작품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설재인 작가 : 이렇게 거창한 질문이라니…… 나는 내가 무언가 큰 족적을 남기고 어느 판을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대단한 작가가 될 거라는 욕심은 고이 접어 하늘로 달려버린 지 오래인 생계형 원고 노동자다. 하지만 훌륭한 세 분 작가님들의 상에 은근슬쩍 숟가락을 얹게 되었으므로 부디 많은 사랑을 받아, 다른 작가님들도 참여하는 SF 미스터리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장아미 작가 : SF는 지금 이 순간, 나아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반영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현 시대의 문제의식을 다양한 시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쓰이고 또 읽힐 것이라고 짐작한다.

 

김이환 작가 : 앤솔로지라는 장르가 장르 소설 분야에 꽤 신선한 바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장르 소설과 독자가 만나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단편을 쓰고 싶은데 지면을 찾기 어려운 장르 소설가와, 장르 단편을 접하고 싶은데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고민인 독자를, ‘앤솔로지’라는 형식으로 잘 연결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작가와 독자를 연결하는 좋은 통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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