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1월도 벌써 지나가고 있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다양한 목표와 계획들을 세우고는 한다. 만약 이 결심들이 잠시 흐트러졌거나 아직 새해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다가오는 구정은 다시금 주어진 새해다. 우리가 미루었던 계획들이나 소홀히 했던 계획들을 다시금 정비하고 마음을 새롭게 기회를 준다. 설날을 맞아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할 음악을 들어보자.
밝고 즐거운 새해맞이 음악들
새해가 되면 열리는 음악회가 있다. 바로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로, 1930년부터 8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계속되어 온 이 새해맞이 콘서트는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래식 음악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라면 꼭 한번 참석하고 싶은 공연 중 하나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이 공연은 매해 새해 1월 1일 빈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에서 열린다. 티켓은 무려 일 년 전에 판매가 시작되지만, 순식간에 매진되는 가장 오래된 스테디셀러 공연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고 이 공연은 매년 전세계로 생중계되며, DVD로도 발매된다. 한국에서도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에서 상영된다.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프로그램은 주로 ‘슈트라우스 가문’의 친근한 왈츠와 폴카 등으로 주로 구성된다. 특히 요한 슈트라우스 1세와 2세의 음악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올해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한 그의 음악들로 대부분 구성되었다. ‘왈츠의 왕’이라고 불리는 슈트라우스 2세(1825~1899)의 유명한 왈츠 곡들은 우리의 귀에도 매우 친숙한 유명한 곡들이 많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유머가 넘치는 재밌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나 폴카 음악들은 경쾌하고 활기찬 멜로디와 그 안에 담긴 해학과 재치는 새해를 맞아 마음을 북돋아 주기 충분하다. 그 중 오페레타 ‘박쥐’ 서곡은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에피소드, 피겨선수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등에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었다. 빈 필 신년음악회에서도 당연히 자주 연주되고 있으며, 여러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으로 사랑받는 곡이다. 더 유명한 곡으로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이 있는데 발표된 당시부터 지금까지 가장 인기있는 왈츠곡으로, 빈 필 신년음악회에서 거의 매년 연주되는 곡이다. 광고, 영화 등 여러 대중메체에서도 자주 쓰였지만 특히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사용된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기며,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감상을 자아낸다. 본디 합창곡으로 작곡되어 공연장에서는 합창 버전으로도 자주 연주되는데, 빈 소년합창단이 노래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은 소년합창단의 청아하고 맑은 소리로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주는 듯, 이 음악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 외에도 유쾌하고 명랑한 분위기의 ‘트리치-트라치 폴카 Op.214’, 이름그대로 천천히 연주되다가 점점 빠르게 연주되며 고조되는 분위기가 흥미로운 ‘가속도(Accelerations Waltz, Op. 234 도 들어보자.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미소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왈츠를 실컷 들었다면, 피아노 협주곡도 한 곡 추천하고 싶다. 슈트라우스 2세에 이어, 올해로 탄생 15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또한 새해와 어울리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재즈적인 요소가 드러나는 곡으로, 라벨은 이 작품은 밝고 화려한 곡으로 심오하고 복잡한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는데, 새해를 맞아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이다.
또한 라벨의 감각적이고 색채감 넘치는 음악들은 우리에게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딱이다. 라벨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을 발매했으니 함께 들어봐도 좋다.
음악이 새해에 우리의 마음과 일상에 새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작은 힘이 되길 기대하며, 풍성하고 활기찬 설날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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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 (Ravel: The Complete Solo Piano Works)
출판사 | Univer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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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공연 기획사 '크레디아'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 클래식 공연 기획자들이 직접 무대 비하인드 스토리와 음악, 예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