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만 잘 했을 뿐인데, 꽤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
인사란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소통하는 창구이자, 상황에 따른 적절한 말과 행동, 태도나 마음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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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에게 인사란 첫인상과 마찬가지다. 사람의 됨됨이가 묻어나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요소다. 그저 “안녕하세요.”만 주고받는 것이 인사가 아니라, 상대방의 안부를 물으며 대화의 물꼬를 트는 인간관계의 시작이다. 인사말은 더 중요하다. 살면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소통하는 모든 상황에 필요한 말과 행동, 태도와 마음가짐을 아우른다. 이것은 ‘어른의 인사말’이자 사회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기다. 

 

이십대 신입시절, 부장님의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선배들 따라 장례식장에 간 적이 있었다. 입 꾹 다물고 어깨너머로 선배들이 하는 대로 뭘 따라서 하고 나왔는데, 내가 방금 뭘 한 건지, 나는 하나도 모르는 것들을 선배들은 어떻게 다 알아서 하는지 어리둥절했다. 어른들은 그 모든 걸 그냥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어른들이라면 알고 있을 법한 예절을 가르쳐주는 책이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해오다, 이 책의 작가님을 만났다. 내가 저질러온 '사고'와, 이제서야 내 눈에 보이는 후배들의 실수가 몇 가지 반영이 되긴 했지만, 작가님의 넓은 지식과 경험담, 그리고 새로 수집한 수많은 최신 사례들이 이 책의 기본이 됐다.

 

'뭘 몰라서' 쭈뼛대던 상황들, 한참 지나도 계속 떠오르는 장면들, 그래서 혼자서 위축되고 자책하던 시간들. 나도 부끄러워 묻지 못했고, 선배들도 조심스러워 손내밀지 못했던 어떤 시절. 그때 누가 이 책처럼 친절히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_『어른의 인사말』 기획자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린다.

몇몇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20년 정도 기자 생활을 했다. 원래 글 쓰는 걸 좋아해서 한동안 소설을 썼고, 2016년 문예지 「내일을 여는 작가」에서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직장생활과 병행하느라 작품활동을 못 하고 있었고, 언젠가 책을 쓰게 되면 소설집이 될 줄 알았는데, 인생이 참...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라, 자기계발서를 출간하게 됐다.(웃음)

나름대로는 긴 시간 동안 직장생활을 해오기도 했고, 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많은 사람을 만나서 질문하고, 대화하고 또 상대방의 대화를 이끌어 내는 일인 만큼 그런 경험이 『어른의 인사말』을 쓰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어른의 인사말』이 어떤 책인지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

인사란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소통하는 창구이자, 상황에 따른 적절한 말과 행동, 태도나 마음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간 사회생활을 해보니 늘 중요한 것은 관계였고, 이 관계를 원활하게 풀어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스킬이 인사말이었다. 인사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누군가의 호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업무 관계에서 신뢰를 줄 수도 있고,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학교나 직장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어른의 인사말』 같은 책이 한 권쯤 있으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 연차가 적은 직장인 분들,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게 되었다.

 

확실히 이 책은 신입 사원이 보면 꽤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 보시기에 일 잘하는 신입과 일 못하는 신입의 특징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

신입 사원은 당연히 업무가 서툴고 사람을 대하는 것도 어색할 수밖에 없다. 신입사원 입장에서 바로 업무 성과를 낸다거나, 일 자체를 능숙하게 잘하기는 쉽지 않고, 아마 상사나 선배들도 신입사원들에게 업무의 능숙함 같은 걸 기대하지는 않을 거다. 그런 점에서 신입 사원이 일을 잘한다는 건 업무 스킬보다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일을 대하는 자세 같은 데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 기본적으로 전화를 받거나 이메일을 보낼 때도 형식적인 부분을 잘 맞춘다거나, 상황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는 정도만 되어도 일을 잘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에 카톡을 비롯한 채팅이나 이메일을 많이 쓴다고 해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전화를 걸거나 받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콜 포비아'인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전화를 걸고 받기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간단한 팁을 준다면 어떤 게 있을까?

이런저런 뉴스나 주위 얘기를 들어보면 콜 포비아가 굉장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전화는 직장생활에서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매우 중요한 업무 수단이고 그래서 준비 없이 부딪히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우선 말이라는 게 어떤 정해진 법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회생활에서는 분명 정형화된 문구, 정형화된 인사말이 있다. 이런 것들을 영어 문장 외우듯이 외워서 나름대로 체화하면 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친구들과 일부러라도 카톡보다 전화 통화를 하는 등의 연습을 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팁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전화에 너무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화라는 게 유선을 통해서 주고받을 뿐이지 결국은 사람을 앞에 놓고 하는 대화와 같다. 대화가 끊어지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화를 내지는 않는다. 전화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사람과 하는 대화일 뿐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대화를 자꾸 이어 나가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에는 뭐가 있을까? 스몰토크가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사실 친한 사이에서야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겠지만 모르는 사람과 계속 대화를 주고받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국 질문이다. 내가 평생을 해온 게 사람을 만나서 질문하는 일이었는데(웃음) 대화의 시작도, 잘 이어가는 것도 결국엔 좋은 질문에 달려있었다. 물론 모두가 기자처럼 질문할 필요는 없다. 다만 대화를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면, 가급적 단답형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은 피하라는 팁을 드리고 싶다.

예를 들어 '잘 지내셨어요?' 라고 물어보면 상대방이 당연히 '네. 잘 지냈어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질문 뒤에 살을 붙여야 한다. 이를테면 '잘 지내셨어요? 이번 여름에 굉장히 더웠는데 휴가는 어디로 다녀오셨어요?' 같은 식이다. 이렇게 물어보면 상대방이 좀 더 구체적인 답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 답변에서 또 물어볼 수 있는 질문거리가 생긴다.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어땠어요?'라거나, 맛집을 추천받는다거나,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물어보면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그 외에도 다른 상황을 가정하는 질문, 비교를 통한 질문 등 질문에 관한 다양한 스킬이 있으니 이런 부분들을 찾아보거나 참고하시면 좋겠다.

 

자칫 후배에게 조언을 했다가 '꼰대'같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말을 아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소통의 단절로 인해 사내 갈등이 점점 더 깊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후배의 태도에는 어떤 식으로 조언을 해주면 좋을까?

언젠가부터 분위기가 그렇게 됐더라. 애정 어린 마음으로 한 조언이 잔소리가 되고, 꼰대 같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 이야기하는 선배의 마음도 좋지는 않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함께 일을 해야만 하는 관계라면 불만이나 문제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든 적절한 방법을 찾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상대에게 직설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에둘러서,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는 말을 붙이면 어떨까 싶다. 이른바 쿠션 화법을 사용하길 권하고 싶다. 너무 쿡 찌르면 아프니까(웃음) 일종의 쿠션을 넣으라는 것이다. 얼마 전에 출판사 SNS를 통해 책을 읽은 독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한 적이 있었다. 어떤 분께서 '사수가 자꾸 실수를 하는데 사람들이 내(질문자 본인) 실수로 오해해서 답답하다. 그래도 윗사람인데 덜 기분 나쁘게 알려드릴 방법이 없겠냐?'는 질문을 하셨다. 그때 내가 쿠션 화법을 이야기하면서 들었던 예시로 '챙길 게 너무 많으셔서 놓치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다. 나도 꼼꼼하게 더 챙겨보겠다'라는 식으로 말씀드리면 어떻겠냐고 한 적이 있었다.

결국엔 화법의 문제인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최대한 완곡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면 좋겠다.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되도록 안 하는 게 좋다.(웃음)

 

마지막으로 『어른의 인사말』 독자들에게 한마디.

이 책을 쓰게 된 모티브가 있다. 고등학교 때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난생 처음 손님으로 장례식장을 가게 됐다. 당연히 문상 예절을 잘 모르니까 어른들이 문상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치껏 따라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색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던 경험이었다. 생각해보면 이런 것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분명 필요한데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고, 누구도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는다. 책을 통해 이런 것들을 알려주면 험난한 사회생활에 있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한편으로 '이런 것까지 책을 보고 공부를 해야할까?', '꼰대처럼 가르치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 고민한 지점도 있었는데, 그래도 책을 읽으신 분들께서 '실제로 이런 부분들이 궁금했었는데 체계적으로 정리해주니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힘을 얻고 있다.

사실 직장생활이나 사람과의 관계가 책을 읽었다고 좋아지거나, 복잡한 문제가 해결되거나, 갑자기 처세를 잘하는 사람이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작은 힌트, 방향성 정도라도 얻을 수 있다면 책을 쓴 저자로서 무척 보람된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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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인사말

<이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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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