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지금 이대로 가장 멋져요!”
독자들이 옛이야기라는 익숙한 틀에서 그림책을 읽으며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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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해리스


통통 튀는 색감과 풍자적인 유머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그림책 작가 숀 해리스가 신작 『무지무지 작지만 아주아주 특별한 분홍 유니콘』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신작 『무지무지 작지만 아주아주 특별한 분홍 유니콘』은 옛이야기 형식을 차용하여 콤플렉스를 마주하는 색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상식을 유쾌하게 뒤집는 유머와 고정관념을 가뿐하게 뛰어넘는 남다른 시선이 신선하다. 그림책의 탄생 비화부터 숨겨진 설정, 그리고 절친한 친구 맥 바넷과의 어린 시절 이야기까지 인터뷰를 통해 숀 해리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유니콘 이야기가 탄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원래 말이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경마장에서 일하셨던 터라 저의 주변에는 항상 말이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말을 꽤 무서워했답니다. 그래서 무서운 말을 작고 귀여운 분홍색으로 그려서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어요. 더 본질적으로 이 책은 아버지와 저의 관계와 관련이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자동차 사고를 냈고 부끄럽게도 아버지에게 돈을 부탁드렸지만, 그 돈의 가치를 헤아리지 못한 경험이 있어요. 글을 쓰면서 당시의 일을 되돌아보고 깨달았어요. 이건 “아버지와의 관계를 탐구하려고 작은 말의 이야기를 써보자”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라요. 글을 쓰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있어요. 쓰고 나면 제게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를 느낄 수 있지요. 저는 이야기 짓기의 힘을 믿습니다. 

 

그림책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합니다. 옛이야기라고 독자에게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옛이야기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동화의 전형성을 비트는 지점에서 유머가 탄생해요. 왜 당신은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나요?

제가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때, 작가 이탈로 칼비노가 수집해서 다시 쓴 이탈리아 옛이야기 모음집을 가져갔어요. 이탈리아 여행에 아주 적합한 책이었습니다. 옛이야기가 지역별로 정리되어 있어서 차를 타고 다니면서 이곳저곳의 전설을 읽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은 저에게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어요. “옛날 옛적에”라는 구조만 익숙했을 뿐, 세부적인 내용은 완전히 엉뚱하고 놀랍게 느껴졌답니다. 『무지무지 작지만 아주아주 특별한 분홍 유니콘』도 비슷해요. 독자들이 옛이야기라는 익숙한 틀에서 그림책을 읽으며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전작인 『꽃을 보았니?』와 『무지무지 작지만 아주아주 특별한 분홍 유니콘』은 특히 생생한 색감이 돋보입니다. 특별히 밝은 컬러의 원색을 좋아하시나요?

네 맞아요! 저의 그림책 『꽃을 보았니?』와 『무지무지 작지만 아주아주 특별한 분홍 유니콘』 은 비슷한 점이 있지요. 어지러울 정도로 아름답고 강렬한 색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밝고 선명한 네온 색감이 책과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유니콘과 요정의 캐릭터가 독특하고 재미있어요. 유니콘과 요정의 외모와 성별을 상식과 어긋나게 설정한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유니콘은 남성인데 분홍색이고, 요정은 여성인데 심술궂은 남성처럼 보입니다.

저는 남성적, 여성적 특성을 모두 가진 캐릭터가 흥미로워요. 실제로 저는 남성이지만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거든요. 만약 제가 작은 유니콘이라면 네온 핑크색 유니콘이 되고 싶을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맥 바넷과 숀 해리스

 

『무지무지 작지만 아주아주 특별한 분홍 유니콘』의 독자는 누구인가요? 어린이인가요? 어른인가요? 특히 요정이 하는 대사가 시니컬해요. 이런 설정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유니콘이 차를 망가뜨렸는데, 유니콘이 차의 가격이 “삼억 원”이라고 해서 놀랐어요. 

제가 그림책을 내기 몇 년 전, 저의 친구 맥 바넷은 ‘그림책 선언문’을 썼어요. 그 책에 그림책 독자층에 대한 제 생각을 잘 보여주는 좋은 구절이 있습니다. "저희는 제일 먼저 어린이, 그다음에 어린이와 함께 읽는 성인, 그리고 어린이 책을 즐기는 성인을 위해 글을 씁니다." 저도 친구인 맥 바넷과 같은 생각입니다.

물론 그림책 속 요정은 꽤 거칠고 계산적입니다. 요정이 부서진 차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을 때, 유니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하지 못해요. 이 대목에서 어린이들이 공감해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어린이는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어른들이 앞으로의 경로와 할 일을 말해주는 동안 그저 한 발자국 물러나 있어야 합니다. 물건의 가격이 얼마인지, 어른들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 등은 이해하지 못한 채로요. 저는 유니콘으로 대변되는 어린이의 입장에서 본 세상을 그렸어요. 

 

유니콘은 본인이 작다는 것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요. 혹시 당신도 어릴 적 콤플렉스가 있었나요? 어떤 콤플렉스였나요?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저는 유니콘처럼 특별하게 작은 아이는 아니었어요. 물론 모든 어린이는 조그맣지만요. 하하. 대신에 저는 그 당시 제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지 못한다는 사실에 많이 불안해하고 좌절감을 느꼈어요. 성장하면서 많이 극복한 해요. 하지만 그림책 작가란 완벽한 어른이 될 필요는 없다고 봐요. 도리어 유리 조각 같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잊지 않고 붙잡고 있을 필요가 있죠. 

 

숀 해리스와 맥 바넷은 어린 시절 친구라고 알고 있어요. 두 사람의 어린 시절 모습은 어땠나요? 

맥과 저는 일곱 살 때 같은 축구팀에서 뛰면서 친구가 되었어요. 둘 다 축구를 잘하지는 못했지요. 30년 후에야 함께 첫 책을 냈지만, 항상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맥이 학교 임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저는 맥의 선거를 도왔습니다. 복도에 걸려 있는 맥의 선거 포스터를 모두 제가 만들었답니다. 종종 우리의 대화를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방송할 방법은 없었지만, 일종의 팟캐스팅을 발명한 거죠.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그 이유는요? 그리고 이번 작품 속 작가님이 뽑은 베스트 장면도 궁금합니다.

저는 요정을 제일 좋아해요. 왜냐하면 저와는 전혀 다르거든요! 요정은 매우 직설적이고 간단명료해요. 제가 딱 꿈꾸던 성격이랍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으라면 유니콘이 계속해서 질주하는 장면을 고를래요. 분필 파스텔이 찬찬히 번진 장면이 좋아요. 그 장면을 그릴 때 파스텔의 특징인 서서히 퍼지는 듯한 느낌을 활용하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덕분에 지저분한 먼지가 엄청나게 쌓였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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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무지 작지만 아주아주 특별한 분홍 유니콘

<숀 해리스> 글그림/<이숙희> 역

출판사 | 열린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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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