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 자라나서 열매를 맺는다. 그 열매가 어느 때에 맺히는지 불분명할 뿐 언젠가는 반드시 열린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매서운 추위 끝에 결국은 햇볕이 드는 것이다. 나무도 이파리를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준비한다. 몽실(꿈 몽 夢, 열매 실 實)은 보육시설에서 살다 퇴소한 청년들의 모임으로 열매를 꿈꾼다는 뜻을 담아 탄생했다. 어린 시절의 아픔과 고독을 딛고 일어나 저마다 단단한 삶을 꾸리고 있다.
몽실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친 8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러려고 겨울을 견뎠나 봐』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8인의 이야기를 엮은 책인데요.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보육 시설에서 퇴소 후 각자 삶을 살던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이 책은 지난 아픔을 겨울로 받아들이고 이제 봄을 바라보는 이야기입니다. 몽실이라는 공동체 활동을 통해 함께 변화하고, 마음의 상처를 회복한 경험을 여기 담았습니다. 아직 겨울을 견디고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시설을 떠나 각자의 삶을 살던 이들이 다시 모여 ‘몽실’이란 이름으로 카페를 차리고 책을 써 내려갔어요. 이렇게 모이게 된 까닭, 그리고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시설에서 퇴소 후 우연히 크리스마스 예배 때 모인 것이 계기였습니다. 함께하며 여러 프로그램을 성공리에 마치고 카페를 창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책입니다. 몽실이 이제 3년차인데요. 처음 몽실을 만든 마음가짐을 다잡고자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취지로 다 함께 글을 썼습니다. 지난날을 들여다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야만 또 누군가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책을 읽어보니 혼자면서도 씩씩하게 일어서는 몽실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한편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하면 무턱대고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기 마련인데요. 이러한 시선에 몽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보육시설에서 살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부모의 사랑은 모자랐지만, 또 다른 사랑을 받았습니다. 우리 잘못이 아닌 일로 안타까운 시선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행복해하며 당당히 살고 있습니다.
자립하여 생활하려면 기본적으로 습득해야 할 지식이 많은데요. 곁에서 알려줄 어른이 없어 힘겨웠던 적은 없었는지요? 공과금 납입이나 성인이 되자마자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을 책에다 써주셨는데요. 이 밖에도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요?
예, 말씀대로 자립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 같아요. 자연스레 보고 배울 수 있는 생활지식이 전무하니까 직접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 되는 게 있다는 것,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 식자재 등 누군가에게는 상식인 사실을 배우지 못한 경우가 많았어요. 옷감마다 빨래하는 법, 경제관념을 몰라 헤맸던 기억이 지금 답하는 이 순간에도 떠오릅니다. 제가 선택하고, 결과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두려움이 컸어요. 그러나 결국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지점이지요. 그건 부모가 있든 없든 난이도의 문제일 뿐 똑같이 부과되는 숙제라고 생각해요.
저자 중 다수가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라고 하셨어요. 이미 예쁜 가정을 꾸린 분들도 계시고요. 그렇다면 가정 안에서 내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고 싶으세요?
그간 꿈꿔 왔던, 혹은 받고 싶었던 사랑을 주는 부모가 되고 싶어요. 부모와 함께하고 싶었던 사소한 것들이 많아요. 아이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가고 싶고요. 운동회도 참여하고 싶어요. 가족사진도 찍고 싶고요. 목욕탕에서 서로 등도 밀어주고 싶어요. 외식도 하고요. 특별한 추억보다는 평범함을 공유하고 싶어요.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자립해야 하는 청년이 또 생긴다는 의미기도 하죠. 홀로서기를 앞둔 많은 독자분들이 이 책에 관심 가지리라 생각하는데요. 응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혼자라는 생각에 막막할 테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어요. 누구나 겪는 처음일 뿐이에요. 한 치의 실수와 실패도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걱정보다는 무엇이든 직접 경험해보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편이지 않겠어요? 앞으로 걸어갈 길을 응원합니다!
벌써 마지막 질문입니다. 자립을 앞두고 막막함과 두려움을 끌어안은 자립준비청년들이 ‘몽실커피’로 찾아가도 될까요?
네, 얼마든지요. 커피 한잔 마시며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걱정과 고민이 있다면 이곳에다 풀어놓으세요. 저희 프로그램에 함께하고 싶다면 그러셔도 됩니다. 혼자서는 막막하지만 이곳은 ‘혼자’들이 함께하는 곳입니다. 함께 나아가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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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