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원 돌콩의 매대]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전하는 책
예스24 오프라인 매장 박겨울 매니저가 직접 꾸린 매대. 전쟁으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박겨울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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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한잘라』

나지 알 알리 글그림/조 사코 해제/강주헌 역 | 시대의창


표지의 하단에 보이는 작은 아이의 뒷모습이 바로 책 제목의 한잘라. 저자 나지 알 알리의 만평 속 주인공인 한잘라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력뿐만 아니라 아랍 세계에 대한 비판까지 전한다. 10대에 겪은 나크바와 디아스포라를 관통하는 그의 생각은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되는 만평을 통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다. 배경지식이 없으면 사실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폭력과 아랍 연맹의 태도들은 우리나라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며, 어떤 폭력의 생산의 보편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외면 당해본 역사가 있는 동쪽의 작은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아시아 저 끝의 팔레스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될 계기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이다.



『필리스트』

원혜진 저 | 만만한책방


필리스트라는 팔레스타인의 신화 속 새의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책은, 팔레스타인의 한 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스라엘의 폭력을 고발한다. 이스라엘은 정착촌이라는 이름의 ‘점령촌’을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을 정복해 나가면서 그 크기를 더 키워나가고 있고 이는 명백히 강압과 폭력이다. 책에서는 무고한 팔레스타인 국민 개개인의 집을 테러하기도 하고, 어린이조차 자신들의 위협하는 존재로 바라보고 폭력을 행사하는 이스라엘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매년 5~700명의 어린이를 ‘테러’혐의로 체포하여 납치 구금하고 있는데, 국제사회의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루 빨리 필리스트가 팔레스타인 땅에 돌아오길 바란다.



『팔레스타인』

조 사코 저/함규진 역 | 글논그림밭(글숲그림나무)


미국인 저자 조 사코의 미국인 눈으로 바라본 팔레스타인에 대한 편견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서구, 특히 미국의 눈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바라보았는지 깨닫게 해주는 책. 저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해 겪은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내며 자신의 편견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새로이 깨달은 점을 우리에게 전한다. 그가 전해 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수용소에 대한 증언과 팔레스타인 내의 정치적 분쟁 또한 눈여겨보게 된다. 만화 속의 조 사코는 피해국인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지겨워하면서도 이스라엘인들의 말에는 팔레스타인의 편을 들게 된다. 자신이 실제로 보고 들으며 이제는 외면할 수 없는 일이 된 것이다. 그간 한국에서 보도되어 왔던 많은 뉴스들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색안경을 씌우는 역할을 했다. 이제 색안경을 벗고 현실을 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질베르 아슈카르 저/팔레스타인 평화 연대 역 | 리시올


“이는 극도로 긴급한 사안이다. 분명히 말해 두건대 임박한 대재앙은 중동에 국한되지 않고 서양 나라들로도 퍼져 나갈 것이다. 물론 수십 년간 그래 왔다. 하지만 이번 비극의 규모는 한층 클 것이다.”

1948년 나크바(대재앙)이후 고통받아 온 팔레스타인에게 2차 나크바가 덮쳤다. 70년 이상 고통받아 온 이들에게 더 강력하고 많은 무기로 자행되는 이스라엘의 폭력은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1차 나크바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냈다. SNS에서 조금씩 퍼져 나간 실상은 가히 충격적이었고, 학살된 팔레스타인인들 중 어린이는 40퍼센트나 된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빼곡하다. ‘이-팔 분쟁’이라는 이름으로 저 멀리서 일어나는 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강탈국가 이스라엘』

존 로즈 저/이정구 역 | 책갈피


이스라엘이 왜 팔레스타인 땅에 집착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시온주의의 발단과 이스라엘의 건국 등에 대한 역사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와 유대 민족의 관계까지 알 수 있으며 그들이 팔레스타인에 행사한 폭력에 대한 역사도 알 수 있다. 그들은 무엇을 강탈당했으며 그것을 빌미로 무엇을 강탈했는가. 서구 사회의 제국주의적 태도에 대한 환멸감을 읽는 내내 느꼈는데, 이는 현재도 진행 중이며 트럼프의 집권 당시의 발언 등도 담고 있다. 미국의 친이스라엘적 태도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사소한 일』

아다니아 쉬블리 저/전승희 역 | 강


이 소설은 1949년의 이스라엘 군인들의 팔레스타인 소녀 집단 강간과 살해를 소재로 이스라엘 군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1부와 팔레스타인인 여성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내내 내 입에 모래가 씹히는 듯했다. 덥고 건조하고 흐르는 땀을 닦다 결국에는 구역질이 나는 상황에 닿아서는 눈물이 났다. 2부에서는 1부의 ‘사소한 일’(이런 일들이 나크바 이후 너무나도 많았을 것이기에)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특정 지역으로 가기 위해 신분증을 빌리고 계속되는 검문에 지친 팔레스타인인 여성의 여정은 자신의 고향 땅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과 관련된 그의 수상을 위한 시상식이 취소되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국제 사회의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의 압박을 여실히 보여준다.



『집단학살 일기』

아테프 아부 사이프 저/백소하 역/팔레스타인 평화 연대 감수 | 두번째테제


지난 2023년 10월 이후 가자에서 쓴 일기를 묶어 출간하였다. 폭력은 이제 더 이상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졌다. 폭격에 휘말려 학살의 한복판에 서게 된 저자의 일기는 가자의 주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에 낱낱이 고한다. 매일 같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해야만 하는, 내일의 먹거리를 생각해야 하는 상황. 때때로 글은 사진과 영상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진다. 그의 일기가 전 세계인에게 경종이 되길 바란다. 국가 단위의 폭력은, 그리고 절대 동등하지 않은 힘을 가진 국가에 대한 전쟁 선포가 어떻게 피해 국가의 국민들을 억압하는지 확인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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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겨울

예스24 오프라인 매장 강서NC점의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