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반려인간이 된다면?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은 인간이 과연 영원히 주인일 수 있을지, 인간이 아닌 인공 지능 로봇이 친구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인간의 삶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일이 과연 정당한 일인지 물으며, 우리 인간의 위치와 모습에 대해 질문하는 SF 동화집이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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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 본문 중

내가 만약 고양이 주인이 키우는 '반려 인간'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 둘도 없는 친구가 어느 날부턴가 감정 없는 인공 지능 로봇처럼 변해 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멸종 위기에 처한 인류의 수를 늘리기 위해 나의 심해어 친구를 인간화 실험에 이용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은 인간이 과연 영원히 주인일 수 있을지, 인간이 아닌 인공 지능 로봇이 친구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인간의 삶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일이 과연 정당한 일인지 물으며, 우리 인간의 위치와 모습에 대해 질문하는 SF 동화집이다. 반려동물, 동물권, 인공지능, 과학 기술 등 요즘 우리 사회의 뜨거운 키워드를 다룬 세 편의 기묘하고도 흥미로운 SF 동화를 읽으며, 지금 우리 사회가 우리에게 던지는 다양한 물음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은 작가님의 첫 번째 창작 동화집입니다. 작가님이 집필하신 SF 단편 「뒤바뀐 자리」를 키다리 출판사 편집부에서 검토하고 SF 단편집을 제안드렸는데요. 그럴 만큼 이야기가 흥미롭고, 품고 있는 메시지도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SF 장르를 쓰시면서 기존의 글쓰기와 특별히 달랐던 부분이 있었는지, SF 장르로 어린이 독자들을 만나시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SF라는 장르를 동경해 왔습니다. 제가 이과형과는 거리가 많이 멀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기존 SF 작품들을 보면서 '와,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하고 감탄만 했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그런 작품을 써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 욕심을 나름의 노력으로 승화한 게 이번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한 편의 단편으로 출발한 작품이 SF 단편 동화집이 되기까지는 출판사의 도움이 정말 컸습니다. 편집자님께서 응원의 말씀도 해 주시고 개인 사정도 잘 이해해 주셔서, 제 안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담아낸 단편집인 만큼, 어린이 독자분들도 재밌게 읽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에는 저마다 다른 세 편의 동화가 실려 있지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간이 모두 우리의 예상을 깨는 자리나 입장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려동물로 등장하기도 하고, 행성을 잃은 우주 난민 또는 멸종 위기종의 처지가 되거나, 스스로 심해어의 삶을 택하기도 하지요. 어떻게 이렇게 기묘하고도 흥미로운 발상을 하시게 되었는지요?

사실 처음부터 '이런 콘셉트의 이야기들로 구성해야지'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작품에 대한 발상을 이어 나간 것은 아닙니다. 쓰다 보니 세 편의 톤이 어느 정도 통일되었고, 말씀해 주신 것처럼 기묘한 느낌이 나더라고요. 평소 생각해 오던 것을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한 게 그렇게 반영된 것 같아요.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일상에서 종종 하던 생각의 조각들을 모으다 보니 어느새 기묘한 발상을 하게 됐다고 할 수 있겠네요.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에는 인간이 과연 지구의 주인으로 불릴 자격이 있는지, 합리적인 것이나 과학 기술의 발전이 무조건 옳고 좋은 것인지 등과 같은 오늘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질문들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평소에 인간의 위치에 대한 고민을 하시는지, 일상 속에서 그런 문제의식을 느끼시는 순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길거리 고양이로 살아가는 품종묘나, 오랫동안 묶여 있던 것처럼 보이는 개를 만날 때마다 동물권에 대해 생각하고는 합니다. 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합리적인 것과 지나치게 계산적인 것은 어떤 기준으로 구별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순간이 많았어요.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저를 돌아볼 때면 과학 기술의 발전이 마냥 좋기만 한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요. 이런 문제의식은 저만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 너무나 뜨거운 사회 이슈들이니까요. 이번 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함께 더 고민해 보면 좋겠어요.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에는 인간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고양이 '안지'와 안지의 반려 인간 '참치', 애틋한 우정을 보여 주는 '날'과 '어니', 인간화 실험으로 신비로운 인어의 몸이 된 심해어 '얀'과 실험의 부당함에 맞서 용기를 내는 '유리'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합니다. 작품 속에서 가장 애착이 가시는 등장 인물이 있을까요?

진심으로 전부 다 애착이 가는데, 굳이 꼽자면 「바다 저편으로」의 주인공 '유리'요. 인간인 '유리'는 실험에 이용되는 심해어 친구 얀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심해어가 되는 선택을 하는데, 저는 과감한 도전을 하는 친구들을 유달리 좋아하거든요.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 본문 중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에는 고양이들이 행성민으로 있는 미요 행성, 나무 외계인들이 사는 I-Eupora-08 행성, 안드로이드들이 사는 TH-5 행성, 우주 난민 수용소 행성 등 여러 흥미로운 행성이 등장합니다. 만약 행성을 선택하여 한 달 살기를 해 볼 수 있다면, 어디서 살아 보고 싶으신가요?

약간 밸런스 게임 같은데요. 고르라 하면 I-Eupora-08 행성이요. 나무 외계인들과 평화롭게 지내 보고 싶거든요. 다들 말이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심심할 수 있겠다는 게 걱정되긴 하지만요. 우주 난민 수용소 행성은 맛없는 죽을 먹는 게 고역일 것 같고, 미요 행성은 털이 너무 많이 날릴 것 같아요. 물론 그럼에도 고양이는 사랑이긴 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고전 동화 「인어 공주」가 「바다 저편으로」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셨는데, 인어 공주의 어떤 면이 어린 시절 작가님을 집중하게 했는지, 성인이 되어서도 그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인어 공주 외에 작가님이 어린 시절 인상 깊게 읽었던 작품이나, 동화 작가가 되는 데 크게 영향을 준 작품을 소개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깊은 바닷속에 사는 생물이 인간과 닮아 있다는 상상력 자체가 너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그런 생물이 인간과 교류하고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좋았고요. 바닷속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좋았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 신선하게 느껴져서, 「인어 공주」가 「바다 저편으로」의 모티브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인어 공주」 외에 재밌게 본 작품이라면, 초등학생 때는 「노빈손」 시리즈를 좋아했어요. 「고양이 학교」 시리즈도 좋아했고요! 「고양이 학교」도 이번 책의 「뒤바뀐 자리」를 쓸 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줬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기분이 울적할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모네의 정원에서』를 여러 번 봤어요. 이런 독서 경험들이 전부 동화 작가가 되는 밑바탕을 마련해 주지 않았을까 싶네요.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작가님에게도, 독자들에게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계시는지, 계획이 궁금합니다.

다음에 출간될 작품은 악플에 관해서 쓴 단편인데, 사이버 범죄를 다룬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과 함께 앤솔러지 형식으로 올가을 키다리 출판사에서 나올 예정이에요. 이 단편은 약간 공포물이라서,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더 재미있게 읽지 않을까 싶네요. 기대 많이 해 주시면 좋겠어요. 더 준비 중인 작품은 구체적이지는 않은데, '노인과 청소년 사이를 다룬 작품이면 좋겠다'는 식으로, 정말 구상만 해 두고 있습니다.



*전여울

어린이 마음에 가닿는 작품을 쓰고 싶어 노력하고 있다. 대산대학문학상 동화 부문에서 수상한 뒤 『사진 속 그 애』, 『윤초옥 실종 사건』, 『레벨업 5학년』(공저)을 썼다.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
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
전여울 글 | sujan 그림
키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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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