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본 TV] 서로를 기억하는 일 <캐나다 체크인> - 마지막 회
우리가 서로를 기억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건 왜 중요할까. 생각 끝에 아이들의 이름을 적었다. 산, 공손, 눈썹, 미소, 레오, 링고, 유나, 피트, 메이, 리사, 감자, 시리
글ㆍ사진 그냥(팟캐스터, 작가)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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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체크인>은 이효리의 사적인 여정을 기록한다. 그리운 이들을 만나기 위해 찾은 캐나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들을 담았다. '그들'을 만나기 위해 이효리와 친구 고인숙은 15000km의 길을 달려갔다. 기대와 설렘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길이었다. 그토록 두 사람이 보고 싶어 했던 '그들'은 몇 해 전 캐나다로 입양 간 강아지들이었다. 

이효리와 고인숙은 유기견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만나 친구가 되었고, 도움이 필요한 강아지들을 함께 돌보고 구조하고 입양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서울체크인>에도 담겼는데, 당시 방송에서 이효리는 '강아지들 만나러 캐나다로 여행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역시나 (빈말을 하는 법이 없는) 이효리는 실제로 떠날 준비를 했고, 자신들의 여정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김태호 PD에게 촬영을 제안했다. 그렇게 <캐나다 체크인>이 탄생했다.

지난 17일 방영된 1화에서는 출국 준비를 하는 이효리와 고인숙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캐나다로 입양가는 강아지들의 이동을 돕기로 했고, 제주도에서 함께 출발할 '감자', '시리'와 한국에서의 마지막 산책을 했다. 그리고 출국 당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두 사람은 또 다른 강아지들을 만나게 되는데... 감자와 시리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로 가야 하는 '유나', '피트', '메이', '리사'였다. 두 사람은 여섯 강아지와 함께 이동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이미 결정한 상황. 항공기당 탑승 가능한 반려동물의 수가 제한되어 있고, 그 규정이 항공사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각자 탑승 준비를 하면서 자신과 같이 이동할 강아지들을 만났다. 강아지들 곁에는 구조자와 임시 보호자가 있었다. 아이들이 새 삶을 살기를 바라면서 곁을 지켰고, 이제는 그 마음을 담아서 떠나보내는 사람들. 그들은 아이가 가족을 찾아 다행이라며 웃었고,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몰라서 눈물지었다. 이효리에게도 고인숙에게도 낯설지 않은 감정이었다. 두 사람도 자신이 구조(임시 보호)한 강아지들을 해외로 입양 보낼 때 많이도 울었다고. 구조자와 임시 보호자에게 인천 공항 탑승 게이트 앞은 '통곡의 기둥'이라 불린다며, 그들은 서로를 다독였다. 

캐나다에 도착한 이효리와 고인숙은 여섯 아이들이 새 가족과 만나도록 도왔다. 그리고 자신들을 캐나다로 이끈 주인공들, 늘 그립고 그리웠던 강아지들을 찾아 나섰다. '산', '공손', '눈썹', '미소', '레오, '링고'. 아이들을 만난 두 사람은 물었다. 

"Remember me?"

과연 아이들은 두 사람을 알아봤을까?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을까? 

(이어지는 이야기는 tvN과 티빙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란다)

<캐나다 체크인>의 방영을 앞두고 김태호 PD는 말했다.

"<캐나다 체크인>은 '이효리의 가장 사적인 기록'입니다."

최대한 제작진의 개입을 배제하고 이효리의 여정을 묵묵히 지켜봤다는 이야기였다. 그의 말처럼 <캐나다 체크인>은 '대중 앞에 서지 않을 때' 이효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를 기쁘게 하는 존재들과 그가 슬픔을 느끼는 순간들이 꾸밈없이 담겼다. '내밀한 모습이 담긴 개인적인 여정의 기록'이 맞다. 하지만 이 여정을 통해 드러나는 이야기는 사적인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 강아지들은 왜, 멀리 캐나다까지 가야 했을까. 왜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 놓였을까. 그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누가 그들을 떠돌게 했을까. 이효리와 고인숙이 개인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사담을 나눌 때, 우리는 결코 사적일 수 없는 이야기를 듣는다. 

너는 나를 기억할까. 두 사람은 궁금해 했고 내심 떨리는 마음으로 강아지들에게 물었다. 그들을 지켜보며, 같이 가슴 떨려 하면서, 기억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가 서로를 기억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건 왜 중요할까. 생각 끝에 아이들의 이름을 적었다. 

산, 공손, 눈썹, 미소, 레오, 링고, 유나, 피트, 메이, 리사, 감자, 시리

기억이 있는 한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어떤 존재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청 포인트

# 강아지도 좋고, 여행도 좋고, 캐나다도 좋고, 이효리도 좋다면? 

# <캐나다 체크인>을 보면 됩니다!

# 캐나다는 아름답고, 강아지는 사랑스럽고, 언니들 입담은 즐겁지만...

# 손수건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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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팟캐스터, 작가)

<채널예스>에서 작가를 인터뷰하고, 팟캐스트 <책읽아웃> ‘황정은의 야심한책 - 삼자대책’ 코너에서 책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