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는 원래 잘 읽고 잘 쓰는 일이 중요했지만, 대면과 비대면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의 문해력 역량은 더더욱 필요하다. 왜 그럴까? 장재웅, 장효상 저자는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를 통해 이에 대한 대답과 함께, 어떤 노력으로 '비즈니즈 문해력'을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실용적인 방법을 전하고 있다.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를 집필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해주세요.
장재웅 : 코로나19 이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났습니다. 당시 급작스러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재택근무가 이뤄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직원들이 과연 제대로 일하는지, 업무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중간 관리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 역시 업무 진행을 위해 동료들과 메신저와 이메일 등을 활용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 리더에게 PPT가 아닌 문서로 어떻게 보고할지 고민이 많아졌죠.
화상 회의를 자주 하면서 거기서 논의된 내용을 회의록으로 정리할 필요성도 커졌습니다. 회사에서 맥락을 잘 이해하고 회의 내용을 요약하는 능력도 중요해졌습니다. 저도 기자로서 취재하다가 다양한 기업에서 과거보다 글쓰기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분위기를 체감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마주하다 보니 해결할 방향을 생각했었고, 책까지 쓰게 됐습니다. 이런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시는 국내기업 교육 담당자분들도 있어서 앞으로는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를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해볼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장효상 : 저희의 전작인 『네이키드 애자일』에서는 조직 문화와 조직 차원에서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에 대해 다뤘습니다. 이후에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하면서 조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차원에서의 변화, 특히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중 가장 시급하게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바로 텍스트 커뮤니케이션, 즉 비즈니스 문해력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대면과 비대면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워크 환경에서는 구술을 중심으로 하는 대면 커뮤니케이션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더욱 글로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이 뜨는 거죠. 그런데 중요도가 높고, 현업에서의 니즈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이슈를 다룬 콘텐츠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다른 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저도 고민하다가 장재웅 저자와 함께 이번 책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책을 집필하면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장효상 :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는 개인 차원에서 일하는 방식과 업무 스킬을 실용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또한,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에 더 중요해진 문해력과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번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화상 회의를 위해서 무엇을 준비할지, 메신저와 이메일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보고서는 비대면 환경에서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또 리더들은 부하 직원에게 어떻게 피드백을 하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등 실제 업무에서 발생하는 사례를 기반으로 한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일을 수월하게 하는 비즈니스 문해력의 역량을 높이는 실질적인 가이드를 독자들에게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장재웅 :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가 다른 보고서 작성, 글쓰기 책과 차별화된 점은, 코로나19 이후의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했다는 것입니다. 가령 이런 겁니다. 최근 다수의 기업에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사내의 커뮤니케이션 규칙을 정하고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실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은 꼭 비대면 근무가 아니더라도 근무 중에 응당 지켰어야 할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오히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도 즉시성에 집착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짜 일(Fake work)을 하는 데 불필요한 시간을 많이 허비했죠. 끊임없이 울리는 메신저와 알림, 이유도 모르고 참석하는 회의, 틈만 나면 진행 상황을 물어보는 상사, 자동화되지 못해 수시로 치고 들어오는 잡무. 이런 게 바로 대표적인 가짜 일입니다.
이 가짜 일이 늘어나는 게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특징입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해야 하므로 중요한 일보다 급한 일이 우선시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는 각종 알림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멀티태스킹을 할 것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을 만들다 방금 온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신을 보낸 후 또다시 울리는 메신저에 답을 하는 것처럼 한 가지 업무에서 다른 업무로 주의를 전환하는 행동은 집중을 방해하고, 일의 초점을 흐리게 됩니다. 코로나19 이후로 극명하게 드러난 가짜 일의 단점이죠.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는 코로나19 이후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살피며 앞으로의 조직문화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알려줍니다. 이번 책은 단순히 어떻게 하면 이메일을 잘 쓰고 보고를 잘하는지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변화하는 일하는 방식의 방향성에 맞춰 조직 내에서 일잘러가 되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실질적인 스킬과 마인드셋 등을 고민한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현대인들은 대면과 비대면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워크에 익숙해진 듯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왜 비즈니스 문해력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장효상 : 최근 '현대판 문맹'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글을 읽어도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말이겠죠. '심심한 사과', '사흘 연휴', '금일' 등 단어의 뜻을 두고 인터넷에서 벌어졌던 논쟁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해력 부족 이슈가 업무 현장에서 발생하면서 의사소통의 이슈, 업무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메일이나 메신저, 보고서 등 회사에서 필요한 문해력 역량이 떨어져도 바로 구술로 업무를 지시하고 보고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모두가 한 공간에 모여서 일했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의 사무실은 과거처럼 모두가 모여서 업무를 하는 공간이 될 가능성이 작습니다. 사무실의 성격이 변하고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거기에 맞춰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바뀌겠죠. 그리고 비즈니스 문해력은 새로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에 꼭 필요한 역량이 될 것입니다.
기업들도 정말 읽고 쓰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될까요?
장재웅 :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코로나19 시기에 영상·음성 콘텐츠가 넘쳐나지만 비대면 사회로 접어들수록 오히려 글쓰기가 번창하고 있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에 기업 현장을 살펴보면 화상이나 음성을 통한 회의를 문서로 기록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PPT를 활용한 대면 보고 대신 이메일 서면 보고해야 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의 리더들 역시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고 회사의 공문을 통해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직장인들은 메신저나 이메일로 문서를 주고받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들은 상사에게 보고를 위해서 문서를 작성하고, 각종 업무 기획안, 기안서를 작성하는 게 일이죠. 이건 모두 글로 써야 하는 일이고, 코로나19 이전에도 해왔던 일이죠. 사실 회사에서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70%가 모두 글입니다. 비즈니스는 잘 쓰고 잘 읽는 일의 연속입니다.
그럼 우리가 비즈니스 문해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장효상 : 우선 가장 먼저 변화된 환경에서 왜 비즈니스 문해력이 중요한지,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변화의 방향과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하는 게 우선이죠. 그리고 개인차원의 노력과 동시에 조직에서 어떠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지도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에서 언급한 하이브리드 워크 환경에서의 커뮤니케이션 가이드, 그리고 글로벌 기업의 원칙 등이 참고해볼 만한 사례일 겁니다. 그다음으로는 실질적인 방법인 메신저 커뮤니케이션 방법, 이메일 작성 원칙, 내러티브와 맥락을 담는 보고서 작성법과 논리적 사고를 키우는 법과 같은 스킬에 대한 학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와 잘 어울리는 독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장재웅: 조직에 속해서 일하는 모든 직장인. 특히 조직에서 일을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비즈니스 문해력을 키워드립니다』를 통해 조직 내에서 어떻게 '진짜 일'에 몰입할 수 있고 어떻게 일잘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독자를 조금 더 세분화해서 보면 코로나19 전후로 회사에 입사해 과거 같으면 당연히 받아야 했을 사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교육받지 못한 신입 사원이나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이 필요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가장 잘 어울릴 듯합니다. 또한, 책 후반부에는 부하 직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구체적인 방법들에 관한 내용도 담았기 때문에 리더분들께도 일독을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장효상 : 이 책을 준비하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지금쯤 팬데믹이 끝나고, 어느 정도 정상화가 될 거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19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변화된 환경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 특히 그 과정에서 그 중요성이 높아진 비즈니스 문해력 역량 증대는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단순히 스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달라진 환경과 개개인의 일하는 방식이 바꿔 놓을 미래를 대비하는 데 자그마한 보탬이 되셨으면 합니다.
*장재웅 동아비즈니스리뷰 기자. 16년 차 직장인이자 기자, 작가, 강연자. <동아비즈니스리뷰>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장효상 Learning Crew 공동대표. 복수의 기업에서 HR, 영업, 전략, 마케팅, 해외 사업 등을 경험하고 글로벌 메디테크 기업의 전략 마케팅 리더를 거쳐 현재는 개인 및 조직의 역량 향상을 돕는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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