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뿐인 인생. 누군가에게는 오늘 하루를 즐겨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갓생’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새해 목표를 세우는 일의 덧없음을 알지만, 한국인의 찐 새해 3월마저도 지나고 나면 슬금슬금 불안감이 기어 나오고 만다. 벌써 올 한 해도 이만큼이나 지나갔다는 허무함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다. 그래, 이젠 정말 갓생을 살아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한때 공부 잘한다는 소리깨나 들었던 시절에는 중간고사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워 스터디 플래너를 꽉꽉 채워나갔던 것 같은데, 자유롭고 방만한 생활이 주는 달콤함은 너무 크다. 퇴근 후 “오늘도 1인 가구의 가장으로서 생계를 이어가느라 힘들었다” 생각에 빠지고 나면 어느덧 몸은 자연스럽게 정돈도 채 못하고 나간 이부자리 곁으로 다가가기 마련이다.
그런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펼친 책이 바로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였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만으로 삶을 바꿀 수 있을까. 과연 나도 새벽 기상을 통해 ‘미라클 모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했다.
미국 2개 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유튜브, 작가 등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고 있는 김유진 변호사는 이 책을 통해 새벽 기상이 주는 잠재력의 힘을 설파한다. 약속, 업무 등 다른 누군가의 방해 없이 온전히 내 의지대로 이끌어갈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새벽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8시 출근을 고집하는 회사 덕분에 아침 6시 기상도 겨우 하고 있는데, ‘출근’이라는 대업 전에 무언가를 또 한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다. 한평생을 저녁형 인간으로 살아왔는데 새벽 기상은 너무 큰 도전이 아닐까. 실천하기 전에 책만 읽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 하지만 저자의 아침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한 번 알람 시간을 앞당겨 볼까” 의지가 샘솟는다.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들이 조금씩 쌓이다 보면 나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어쩐지 내일 하루를 설레게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나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시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평소처럼 적당히 소셜미디어나 기웃거리고, 모바일 게임이나 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목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왕이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나 자신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새벽 기상이 갓생 살기의 토대라면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는 갓생살기를 실천할 수 있는 실행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프로그래머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UX/UI 디자이너로 발 빠르게 변화해 온 이소연 저자는 끊임없이 커리어 전환을 하며 도전할 수 있었던 비결로 OKR을 손꼽는다. OKR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Object)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결과(Key Results)를 일컫는 말로, 저자는 단순히 직업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이라는 포괄적인 목표에 다가서기 위한 지름길이 ORK에 있다고 말한다. 무뎌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곱씹어보고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일은 그 자체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게 한다. 실천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하는 과정은 실패도 성과로 연결되게끔, 매일 자신을 돌보고 기록하게끔 이끈다. 도전적인 과제 앞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과거는 잊자. 이제 우리에게는 실행의 기술이 있으니까.
한 번뿐인 인생. 이왕이면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살아가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도전해보면 어떨까. 새벽 기상과 OKR을 실천해 나가면 나도 언젠가 죽기 전엔 다 읽을 거란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말을 습관처럼 하지 않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번 달에는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에 여유롭게 커피를 내리고 한 시간씩 책 읽는 시간을 내어 보고 싶다. 제발 이번엔 실패했다고 울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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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