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졌어, 너에게』의 한 장면인 이 만화 컷이 SNS에서 일약 화제가 되었다. SNS에 아무 이야기나 하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닮은 것 같다며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와야마 야마는 이런 잔잔한 공감에서 오는 개그 만화를 그리는 신인 만화가다. 어느 날 갑자기 혜성같이 등장해 2020년 일본 만화대상에서 『빠졌어, 너에게』로 7위를 하더니 이듬해 2021년에는 3위에 『가라오케 가자!』, 7위에 『여학교의 별』을 나란히 올렸다. 2022년 올해에도 『여학교의 별』이 4위를 기록했으며 현재 3권의 내용을 연재 중이다.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요즘 만화 독자들 사이에서는 『스파이 패밀리』가 화제다. 만화 단행본을 원작으로 최근에 애니메이션화 되었는데 작화와 연출 퀄리티가 좋고 캐릭터 디자인이 매력적이어서 단행본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이 만화의 작가인 ‘엔도 타츠야’는 20세에 데뷔한 이래 거의 19년을 무명으로 살았다. 자신의 어시스턴트였던 작가가 어느새 히트를 쳐서 『청의 엑소시스트』를 연재하자 그 아래에 어시스턴트로 다시 들어가야 했을 만큼 빛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어시스턴트 중에 최고’로 남는가 했더니 『귀멸의 칼날』, 『원피스』 다음의 권당 판매량을 기록하는 대작을 냈다. 혹자는 ‘만화 좀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뭘 좋아하는지 아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어쩌면 와야마 야마에게도 그런 줄기생활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에서도 만화 독자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묘한 감성이 흐른다.
『여학교의 별』은 어느 여학교 2학년 4반, 앞머리를 정리하는 학생, 만화를 그리는 학생, 누군가 데려온 강아지, 어벙한 담임 선생님과 그 단짝인 체육 선생님. 여느 여고에서 볼 법한 풍경들을 소소하고 평범하게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 독특함이 된다.
나는 이 책을 보자마자 고등학교 동창에게 카톡을 보냈다. 이건 아무래도 우리 고등학교 선생님이 틀림없다고. 하필 그분도 국어 선생님이었으며, 머리 모양과 안경이 똑 닮았고, 어딘지 4차원이라 학생들한테 이상한 경어체를 썼다. 그 나이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에 환장을 한다. (사실 그렇지 않은 선생님이어도 서있기만 하셔도 재밌다.)
나에게도 그런 선생님이 있었으니 전국 어느 곳에 비슷한 분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남몰래 선생님이랑 우정을 쌓고 선생님들끼리의 관계성과 가십을 즐기던 학창시절이 있었다면 이 만화가 너무 재밌다.
인기에 힘입어 이번에는 『여학교의 별2』가 출간되었다. 호시 선생님의 졸업사진이 공개되며 벌어지는 헤프닝, 인기 선생님의 결혼 소식에 들썩이는 학교, 분명 수학 선생님인데 어쩌다 보니 동아리 굿즈 디자인을 하고 있어야하는 직장인의 애환까지. 한층 더 다양해진 이야기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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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도서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