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전미화 글·그림 | 사계절
아빠는 이제 울지 않는다
전미화 작가의 그림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오래 잊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쩌면 그건』, 『빗방울이 후두둑』, 『달 밝은 밤』, 『오빠와 손잡고』 등. 작가의 그림은 쓸쓸하면서도 씩씩하다. 힘이 쭉 빠지면서도 힘이 솟구친다. 신기한 그림이다. 신작 그림책 『다음 달에는』은 울보 아빠와 속 깊은 아들이 함께 사는 집을 그린 작품이다. “이사를 간 곳은 공사장 앞에 서 있는 봉고차였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아빠는 점심시간이 되면 아들의 밥을 챙겨 봉고차로 온다. 아들은 학교를 못 가는 상황임에도 아빠와 같이 있어서 괜찮다고 말한다. 너무 슬픈데 또 힘이 나는 작품. 귀한 그림책이다. (엄지혜)
류예지 저 | 꿈꾸는인생
차곡차곡 쌓인 나의 작은 날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시간은 더 빨리 지나는 것만 같고, 그렇게 지나가는 시간을 눈을 가늘게 뜨고 보면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다르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분명 내 삶인데도 그저 매일을 스쳐가는 느낌 끝에는 항상 '언제 나이만 먹었나'는 푸념이 따라온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그런 무드가 되는 시기가 오면 나는 하루 중 가장 잘 챙긴 끼니를 적는다. 너무 바쁠 때면 그냥 메뉴나 가격 정도, 여유가 있다면 누구와 먹었고, 왜 그 메뉴를 선택했는지, 맛이 어떤지 등의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나중에 그런 메모를 들춰보면서 그 시기의 나를 떠올리다 보면, 그 끼니들이 모여 지금의 내 몸이, 마음이 되었구나 하는 확인과, 나의 어떤 기간이 그냥 통째로 뭉뚱그려진건 아니라는 안도가 든다. 그런 나의 끼니 메모와 닮은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를 보면서 누구에게나 그런 기록은 필요하는 소심한 확신이 들었다. 꼭 대단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냥'으로 묶어 보내버리는 날들이 많지 않기를 바란다. 좀 더 섬세하게 나의 하루에 일어나는 놀라움, 기쁨, 슬픔,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면, 그 날들이 모여 이룬 지금의 나를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박숙경)
구리노 히로후미 저 / 이현욱 역 | 컴인
오늘 입을 옷이 고민돼? 트렌드는 잊어버려!
이 책의 저자 구리노 히로후미는 일본 유명 패션사 유나이티드 애로우즈(UA)의 설립자이자 현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패션 디렉터를 넘어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도 사회 조류를 잘 포착하는 마케터로도 인정받는 인물이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트렌드를 궁금해하고 거기에 따라가려고 하는 현상 자체가 이제 무의미하며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트이며 단순히 한 분야의 현상만을 볼 것이 아니라 거시적으로 사회적 변화를 느끼고 캐치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라고 말한다. 하나의 아이템이 유행하면 너도나도 똑같이 이용하는 일률적 트렌드에 대해 회의를 한 번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구리노 히로후미의 조언에 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상우)
스트루가츠키 형제,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저 / 이희원 역 | 현대문학
시종일관 예측할 수 없는 상상력이 펼쳐진다
월요일이 토요일에 시작된다니! 휴일만을 기다리는 직장인에게 악몽 같은 제목을 단 소설이 도착했다. 이 기상천외한 책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신화, 과학, 사회주의가 뒤섞인 상상력 대잔치? 이렇게 말한다면, 누군가가 ‘아니야! 이건 마법 이야기야’라고 외칠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를 만든 사람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이 소설은 역시 동화이다. 저자들은 이 동화를 ‘젊은 과학자들을 위해’ 창작했다.” 여전히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직접 이 세계에 뛰어드는 것이다. 20세기 러시아 SF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1964년작 소설. 규칙을 찾을 수 없는 판타지의 세계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펼쳐질 것이다.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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