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사람 간의 ‘마음적 거리두기’가 존재하는 듯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는데 특히 텅 비어버린 운동장과 학교를 보면 더욱 실감난다. 우리가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마스크처럼 인간관계에도 답답한 벽이 세워져 있는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아이들의 새 학기 학교생활은 설렘보단 걱정이 앞선다. 친구 걱정, 학교 걱정도 모자라 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니! 걱정으로 가득한 지금, 걱정보다 중요한 것은 친구 간의 두터운 우정이라고 말하는 동화책이 있다.
“『5월의 1학년』에도 코로나를 이겨 내고, 오랜 시간 우정을 지킨 멋진 친구들이 나온답니다. 그러니 기대하세요. 여러분도 멋진 우정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2050년, 미래에서 바라본 코로나 시대 학교생활 동화책. 『5월의 1학년』을 쓴 안수민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다.
『5월의 1학년』 출간을 축하합니다. 작가님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초등학교에서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에서 세 명의 아이를 키우며 동화를 쓰는 안수민입니다. 제 소개에는 늘 ‘초등학교 선생님’과 ‘세 아이의 엄마’라는 수식어를 넣는데요. 항상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생활이 저를 동화작가의 길로 이끌어 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귀 기울이다 보면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떠오르거든요.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을 2050년 미래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설정이 신선합니다. 이번 작품 『5월의 1학년』을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코로나 상황이 시작된 2020년에 첫째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건 아이들에게 엄청난 사건인데, 코로나 때문에 설렘보단 걱정이 앞섰던 것 같아요. 그건 학부모인 저도 마찬가지였지요. 입학식도 미뤄지고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으니까요.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어린이들을 응원하는 동화를 쓰고 싶었어요. ‘힘들지?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코로나는 반드시 끝날 거고, 언젠간 지금을 담담하게 떠올릴 수 있을 테니까.’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그런 동화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진 2050년의 시점이 현재 모두가 꿈꾸고 있는 상황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요. 코로나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하고자 했던 하윤이와 진주의 우정을 ‘코로나’를 통해 보여 주려고 한 이유가 있을까요?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친구 관계예요. 교실에서도 학생상담 대부분이 친구 문제지요. 사실 단짝 친구 한두 명만 있어도 학교 다니는 게 즐겁잖아요. 그런데 친구들과 잘 지내다가도 사소한 문제로 다투거나 토라지는 일들이 많아요. 『5월의 1학년』 속 하윤이와 진주, 그리고 지금 어린이 독자들이 마주한 ‘코로나’ 상황은 훨씬 더 거대하고 심각해요. 그런 갈등 상황에서도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우정을 지켜 내는 과정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그 과정을 지켜본 어린이라면 분명 어떠한 상황에서도 슬기롭게 우정을 지켜 갈 수 있을 테니까요.
『5월의 1학년』 속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문장이 있으신가요? 그 부분을 가장 좋아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자가격리가 끝난 뒤, 하윤이는 친구들이 수군거릴까 봐 학교에 가길 주저해요. 그때 진주가 “나는 거짓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겨서 다른 애들이 사실이 아닌 걸로 떠드는 거 하나도 무섭지 않아!”라고 말하지요. 코로나로 인해 한 차례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진주가 비슷한 일을 겪게 된 하윤이에게 용기를 주는 장면인데요. 코로나가 몰고 온 소문이나 차별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이자 자신에게 상처를 준 아이들에 대한 멋진 한 방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자신이 바이러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타인에게 바이러스보다 깊은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친구 간의 믿음이 중요하다는 내용은 현 상황에 정곡을 찌르는 메시지 같아요. 덧붙여 『5월의 1학년』을 통해 전해 주고 싶었던 말이 있을까요?
택배 기사로 일하는 하윤이 아빠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치료를 받아요.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보다 가족에 대한 걱정이 더 크지요. 가족들의 사랑으로 무사히 치료를 마친 아빠는 앞으로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가족, 친구 등 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돌아보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그 관계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얻으니까요.
『5월의 1학년』을 아직 읽지 못한 어린이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2020년, 하윤이가 입학하던 날만 하더라도 코로나가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힐 줄은 몰랐어요. 설레고 기대해야 할 새 학기도 코로나 때문에 걱정으로 얼룩져 버렸지요. 아마 새롭게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1학년 친구들은 더 그럴 거예요. 선생님 걱정, 친구 걱정, 학교 생활 걱정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코로나 걱정까지 해야 한다니요. 하지만 여러분, 그거 알아요? 학교에는 그 어떤 걱정도 한 방에 날려 줄 멋진 친구가 한 명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많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제가 선생님이잖아요. 여러분 같은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요.
『5월의 1학년』에도 코로나를 이겨내고, 오랜 시간 동안 우정을 지킨 멋진 친구들이 나온답니다. 그러니 기대하세요. 여러분도 멋진 우정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첫 작품 『금니 아니고 똥니?』에 이어 신작 어린이책 『5월의 1학년』까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이야깃거리를 찾아 나가고 싶은 작가님께서 차기작으로는 어떤 걸 구상 중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딱 제목만 정해놨는데요. 히어로 시리즈물을 꼭 한번 써 보고 싶어요. 오랜만에 책을 펴면 친한 친구를 다시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다음 편이 궁금해서 기다리게 되는 이야기 시리즈요.
어린이를 위한 히어로 시리즈를 쓰려면 또다시 어린이들 곁에서 고민이 무엇인지, 어떤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하는지 귀를 잘 기울여야겠죠? 그때까지는 우리 교실에서 우리 반 학생들의 히어로 역할을 해야겠어요.
*안수민 대전 외국어 고등학교 중국어과와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학교에서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엄마가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쓰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세 아이를 키우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내 아이들과 내가 가르친 아이들, 나아가 세상 모든 어린이가 맑고 깨끗한 지구에서 다양한 생명들과 조화롭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집에서는 행복한 엄마, 학교에서는 유쾌한 선생님,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는 최고로 재미있는 책을 쓴 작가로 남고 싶어요. 내가 꿈꾸는 미래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글을 씁니다. 지은 책으로는 『금니 아니고 똥니?』, 『도토리 백 배 갚기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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