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AI와 로봇, 빅 데이터, 사물 인터넷 등이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과학자들이 예측해 온 미래 사회가 예상보다 빠르게 눈앞에 다가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 교육의 변화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 발맞추어야 하는 진로 교육 역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목표 없이 학창 시절을 보내기보다 공부는 물론이고 미래 사회에 대비해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고 전략적 로드맵을 설계해 하루하루를 살 때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AI와 인공지능 등으로 달라질 미래를 대비하며 진로를 정하는 학생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애플북스 신간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10대에게』는 그러한 막연함의 물꼬를 트고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만들어 진로 로드맵을 설계해 갈 수 있는 방법과 함께 학생들이 스스로 체크하면서 생각해볼 수 있는 활동지를 함께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공부’와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진로를 설계하고 학습 능력을 키워 훗날 단단해진 자신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준다. 김원배 저자는 10년 넘게 학교 현장에서 진로진학 상담교사로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학습을 진로 개발과 연결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안내한다. 책 속에 저자가 오랜 진로 상담 경험을 녹여 직접 만든 활동지가 곳곳에 들어 있어 하나하나 작성해 나가다 보면 스스로 진로를 체험하고 구상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책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10대들이 꿈을 찾고 학습 내공을 기르며 직업 탐색을 하고 진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현명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진로진학상담교사로 10여 년 동안 아이들을 만나오셨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춰보면 아이들이 진로에 대해 느끼는 가장 큰 고민을 하나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고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고민과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생각한 만큼 나오지 않아서 고민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습니다. 학교에서도 배우고 학원에서도 배우고 진로체험도 많이 하지만 정작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기가 어렵다고 아이들은 말합니다.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10대에게』라는 진로 전문서를 출간하셨는데요 다른 진로 관련 도서와 확실하게 차별화된 특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무엇인가요?
진로와 관련된 책들이 서점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직업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례를 중심으로 꿈을 찾아가는 책도 나와 있고, 진로고민을 상담으로 풀어주는 책 등 읽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10대에게』에서는 고민해보게 하는 장치를 넣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활동지를 직접 만들어 쓰고, 읽고, 생각하며 진로 목표와 연결하게 구성한 것이죠. 활동지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으면서 진로설계를 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도서를 구성하는 큰 주제를 6개로 구분하셨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주제일까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고 공부하는 이유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파악지 못하기 때문에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6개의 주제 중에서도 5장에 수록된 자아설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점과 약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등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진로를 설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진로 목표와 공부 목적이 같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부를 왜 하는지 모르는 학생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정해 놓은 일정대로 아이들은 학원만 다녔지, 왜 학원을 다녀야 하는지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은 시험 성적 결과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선행을 시키기도 하죠. 이렇게 학원을 다니면서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공부하다가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내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빠집니다. 이때가 가장 중요한데, 정작 아이들은 공부에서 손을 놓게 되고, 다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뭔지 고민하게 됩니다. 부모님들이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학원 보내고 공부를 시키려는 목적이 뭘까요? 자녀의 꿈을 키워 주기 위해서일 겁니다. 진로 목표가 명확해야 공부목적이 명확해집니다. 어릴 때부터 진로 목표를 자녀에게 인식시켜 주었다면 스스로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방황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진로 목표가 곧 공부목표입니다.
공부 방법과 독서 방법 관련 책이 많습니다. 청소년에게 가장 필요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하시는 책은 어떤 유형의 책일까요?
첫째는 청소년 시기 위기와 갈등을 잘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 이야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특히 사춘기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누구에게도 고민을 얘기하기 힘들거나, 갑자기 공부의 목적이 사라졌거나, 하고 싶은 것이 사라졌을 때 독서를 통해서 주인공이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 보며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올바른 삶의 가치관을 제시해 주는 책입니다. 긍정적이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것이 행복이고 성공이라는 인식을 줘야 합니다. 요즘처럼 물질 만능 사회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고전이 여기에 해당되겠죠.
셋째는 역사 관련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우리 역사와 세계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다른 나라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지구촌은 하나다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이번 도쿄 올림픽을 보면서 승부를 넘어 게임을 진정으로 즐기며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과 장면을 보며 밝은 미래를 발견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진로 교육을 직접 진행하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 합니다. 모든 직업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직업체험에서 관심 없는 분야라고 바꿔달라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관심 없어도 도전하는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항상 생각하고 질문하고 도전하는 자세로 진로직업체험에 참여한다면 자신의 꿈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진로콘서트, 직업인 특강을 많이 운영합니다. 아이들이 평소 만나 보지 못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을 자주 만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마다 성장 과정이 다릅니다. 이런 진로 특강에 자주 참여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정 내에서 진로 교육을 할 때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핵심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너는 공부나 해, 필요한 건 엄마가 알아서 찾아 줄게.”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부나 진학, 장래희망 등은 스스로 찾도록 해 줘야 합니다. 아이가 부모님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할 때만 같이 정보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부모님이 미리미리 다해주면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줄 수 없겠죠. 청소년기는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는 것이 오히려 아이를 위한 배려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진로와 공부에 관심을 두지 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관심을 기울이고 조언을 해 주고 지켜봐주되, 감정을 앞세워서 간섭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부모가 해 주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김원배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일반사회교육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 장충중학교 진로 교육부장이자 커리어넷 사이버 상담위원이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진로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고 서울중학교 진로진학 상담교사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내 자녀 진로 길잡이」, 「역량 개발 독서가 답이다」, 「비대면 시대 학습 방법」, 「진로 멘토링」, 「진로는 생각하는 힘이다」 등을 주제로 여러 기관에서 학부모와 교사를 상대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진로와 직업』, 『중학교 진로진학 상담 교사 업무 매뉴얼』(교육부), 『유망직업 미래지도』, 『청소년을 위한 진로멘토링38』 등이 있고, 『줌을 알려줌』, 『줌 활용을 알려줌』,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멈춰진 시간들의 의미』를 공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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