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하는 예스24 독서 모임 ‘작가의 북클러버’는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는 한승혜, 김지은, 하고운 작가와 함께한다. 지난 5월 26일, 김지은 작가의 두 번째 북클러버가 ZOOM을 통해 진행되었다. 두 번째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은 백온유 작가의 『유원』이다.
『유원』은 2020년 창비 청소년문학상과 민음사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소설이다. 십여 년 전 비극적인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여덟 살 ‘유원’을 주인공으로 한다. 화재 사건에서 자신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언니, 11층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자신을 받아 내면서 몸도 삶도 망가져 버린 아저씨, 훌쩍 가까이 다가온 친구 수현 등과의 관계 속에서 유원이 겪는 내밀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김지은 작가는 매끄러운 진행으로 참여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각자가 느낀 감상을 적극적으로 끄집어냈다. 참여자들은 “한 편의 독립 영화를 보는 느낌”,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소설”, “살아남은 사람의 심리를 잘 표현해낸 작품” 등 다양한 긍정적 인상을 전했다.
김지은 작가는 “주요하게 등장하는 청소년 인물 유원과 수현, 정현이 절묘한 삼각을 이루며 우정의 관계를 형성하고, 세 사람이 건강한 에너지 속에서 서로를 닮고 배우는 관계를 보여준다”며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참여자는 “지금까지 읽어 온 청소년 소설은 자극적이고 폭력적이어서 공감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궁금증을 계속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지은 작가는 “전국의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른데 많은 청소년 문학이 입시 경쟁, 가족과의 불화, 일탈과 같은 전형적인 이야기에 집중한다”며, 그런 점에서 『유원』이 가지는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세상에는 제도 학교에 속해 있지 않은 청소년, 일찌감치 자기 길을 찾고자 하는 청소년 등 정말 다양한 청소년들이 있어요. 유원이 하는 고민은 단순히 입시생의 고민이 아니라 인간적이고 실존적인 고민이라는 점에서 특별하죠.”
또 다른 참여자는 “인물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리는 면이 인상 깊었고, 마지막에는 마치 내가 유원의 언니가 되어 박수를 쳐 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며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
김지은 작가는 “이 작품은 옥상이라는 공간, 날아오르는 이미지 등 익숙한 코드들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심리 묘사의 승리”라며 동의를 표하고, “작가가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 생존자들이 생각난다”고 한 참여자도 있었다. 그는 “세월호 생존자들이 꼭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지은 작가는 “이 책의 작가 역시 세월호 희생자들과 비슷한 세대”라며, “그 세대가 생각하는 세계의 균열과 그 속의 자신을 보는 시각, 일종의 부채감이 드러나 있다”고 말했고, “『유원』은 생존자들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며 덧붙였다.
마지막 시간에 함께 읽을 작품은 김려령 작가의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이다. 김지은 작가는 “『긴긴밤』이 실질적으로 20대를 독자로 한다면, 『유원』은 10대 중후반을 독자로 삼고 있고, 마지막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은 그보다 더 어린 10대 초반을 독자로 상정한다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점점 더 어린 세대로 내려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모임을 마무리했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김상훈
나답게 읽고 쓰고 말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