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티핑포인트』 등의 책을 써내며 현대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 고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의 끄트머리에 저술의 명백한 취지를 드러낸다. “무의식 속에 깊이 숨겨진 영역을 탐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우리의 책무다. (340쪽)”
책은 눈 깜빡하는 사이, 그 짧은 시간 동안의 순간적인 판단을 일컫는 ‘블링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상 속에서 꽤나 성공적인 블링크를 거둘 때가 있다. 온몸이 녹초가 된 귀가길에 ‘오늘만큼은 정말 앉아서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석인 지하철 칸을 슥 둘러본다.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중 가장 빠르게 내릴 사람이 보일 때가 있다. 앉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통한 탓일까 예상은 대개 적중한다. 이와 같은 직관이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으나 『블링크』를 읽다 보면 보다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직관적인 판단은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생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찰나의 시간에도 우리가 인지하고 사고하는 일련의 과정은 존재한다. 말콤 글래드웰은 1분 1초가 아쉬운 급박한 상황의 응급실에서 의사가 가장 응급한 환자를 구별해내는 법, 순간의 표정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는 법 등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블링크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신중한 사고와 본능적 사고의 균형을 찾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스킬로는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기’가 있다. 가외정보로 인해 판단을 흐리지 않고, 결정적인 요소 한, 두 가지에 집중하여 결단을 내리는 기술이다. 한편, 그는 랜덤 소개팅 실험에서 밝혀진 첫인상의 오류를 짚어내면서 순간적이면서도 옳은 판단 그리고 잘못된 짐작으로 인해 발생하는 선입견을 구분 짓기도 한다.
무의식과 의식 간 상호작용 원리를 이해하였다면, 그가 강조하는 바와 같이 이를 훈련함으로써 각자의 블링크를 다듬을 수 있다. 섣부른 판단으로 인한 선입견은 거두어내고, 신속하면서도 깊이 있는 자신만의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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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도서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