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은 여성을 위한 현대적인 성애를 다룬 가장 인기 있는 형태의 문학이다. 조윤성 작가는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어서 『있을 법한 연애소설』을 썼다. 주인공은 ‘나만 이런 건 아니구나’하고 위로를 전달하는 매개체이자 사랑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작가는 요즘 사람들의 연애 실상을 파고들어 적나라하게 풀어 놓고 싶었다고 말한다. 후에는 이 모든 그렇고 그러했던 일들이 촌스러운 히스토리가 된다 해도, 2020년을 살던 사람들이 어떻게 만나고 사랑했는지에 대한 기록에 0.01%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척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멋진 연애소설을 한번 써보는 재미난 인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처음 만나는 독자분들에게 간단히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 조윤성입니다. 저는 ‘사랑’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랑꾼입니다. 남자친구의 SNS에 낯선 여성이 남긴 댓글 때문에 A4 2장 분량의 편지를 쓰며 고민하고 (그 여성의 정체가 사촌동생이라 허탈하긴 했습니다만) 그림 수업을 하면서 그림보다 연애에 대한 대화를 더 많이 나누는 오지라퍼이기도 합니다. 생각이 너무 많은 저는 귀찮은 여자 친구이고, 언니라서. 좀처럼 끊이지 않는 상상에 이야기를 입혀 글을 씁니다. 연남동의 미술공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쓰기 모임 [글쓰는 수요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 『있을 법한 연애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사랑을 찾아 헤맸던 경험이 한 번쯤 있으시겠지요, 저는 20대 후반에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연애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면 이렇게 쉽게 남이 될 수 있는 두 사람이 몇 년간 그렇게 큰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것이 코미디 같았어요. 누군가는 이별의 시간을 오롯이 나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기도 하는데, 작가소개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사랑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이라서 정착할 만한 사람을 찾고자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사랑을 하고 싶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 내가 좋다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고, 나 좋다는 사람에게 나는 좀처럼 마음이 열리지 않는 이상한 일이 자꾸 벌어지더라구요. 답답하고 속상한 기분이 들 때마다, 또 설레고 떨리는 기분이 들 때마다 이 감정을 잊고 싶지 않아서 글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일기 쓰는 기분으로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그여자 – ‘수아’에게도 인격이 생겨서 제멋대로 사랑을 하고, 사고를 치고, 이별을 하더라구요. 시작은 ‘이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아 씨가 끌고 가는 대로 즐겁게 이야기를 지었습니다.
브런치에서 170만 뷰를 기록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연재 당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도 누적 조회 수를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누군가가 글을 읽어준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글을 써왔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져주신 경험은 처음이었거든요. ‘여주 너무 불쌍해’, ‘외로워서 그런 건 알겠는데 저건 좀 아닌 듯’ 스토리에 대해 남겨주신 댓글들 하나하나 기억에 남고, 혹시 재미있는 연애 사연이 있다면 제보를 부탁드린다고 제 카카오톡 아이디를 남겼었는데 긴 편지와 기프티콘을 보내주셨던 독자님도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감동받아서 찔끔찔끔 울었던 때는 아무래도 45편의 연애소설이 끝나던 날이었어요. 그냥 읽어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한데. 잘 읽었다고, 재미있었다고, 공감했다고 남겨주신 댓글들이 저에게 엄청난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읽어주신 시간들 덕분에 제 부족한 글이 책으로 엮일 수 있었던 거겠죠!
책 속에 조금은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요. 너무 리얼해서 많은 분들이 소설인지, 실제 경험담인지 궁금해하십니다. 주로, 소설을 쓸 때 소재와 스토리는 어떻게 구상하시나요?
소재는 정말 무궁무진한 루트로 얻습니다. 사랑과 전쟁 보는 거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만나면 연애 이야기 가장 먼저 물어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어, 나도 비슷한 경험 한 적 있는데’ 싶은 기억이 하나쯤은 떠오르더라구요. 상황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상처를 받고, 설레고, 보고 싶어 하는 감정 자체는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들었을 때 더 재미있는 쪽으로 스토리를 풀되 감정은 제가 그 비슷한 상황에서 느낀 것 그대로, 생생하게 풀어내려고 합니다.
작가님이 가장 재미있게 또는 인상깊게 읽었던 연애소설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헤어진 첫사랑과 몇 년 만에 재회한 적이 있어요. 근 3년만에 만났는데도 아직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서 다음 번 약속을 잡고 그 때는 고백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었지요. 그런데 만나기로 한 그 날, 그 친구가 돌아오기 힘든 곳으로 떠나는 바람에 다시 만나기까지 또 3년이 걸렸습니다. 그 때 그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었던 소설이 『냉정과 열정사이』였어요. 쥰세이와 아오이 사이에 놓인 10년이라는 시간에 비추어보면 제 허전함은 견딜 만하다고. 인연이라면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을 거쳐서라도 만나게 될 거라고 저를 위로해준 책입니다. 결국 우리의 이야기는 아름답게 끝나지 못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저에게 『냉정과 열정사이』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아있어요. 누군가를 잊지 못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다음 책이 궁금해집니다. 출간 계획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저는 아주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쓸 만큼의 경험과 능력이 충분한가,에 대해 많은 부끄러움이 있어요.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은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글은 사랑이 시작되고 끝나는 과정의 어디메를 짧고 굵게 조명한 단편집입니다. 현대의 서울을 살아가는 다양한 ‘수아 씨’들을 그려보는 중인데, 주인공들이 짤막하게 보여주는 일상을 즐거워하며 쓰고 있어요. 언젠가 긴 호흡의 글을 쓸 준비가 되면,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있을 법한 연애를 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기적을 매일 경험하고 계신 여러분, 오래오래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연애는 최고의 선물이니까요!
* 조윤성 덕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2007~2010), 홍익대학교 섬유미술 패션디자인과(2010~2015)를 졸업했다. 관계와 감정에 대한 생각을 글로 썼습니다.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오면 일단 글로 적어보고 몇 번을 곱씹으며 도대체 이 울렁이는 감정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탐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만나는 사람의 수가 많아질수록 짤막했던 글들에는 공통점이 생겼고 거짓말을 조금 보태 스쳐 간 인연이 100명을 헤아리게 되자 어떤 형태로든 기록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소설은 90년생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연애에 대한 다큐멘터리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공감의 메시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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