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가까운 예스24 직원 7인이 격주로 직접 읽은 신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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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 저/진은영 역 | 미디어창비
종착역이 정해진 기차에서 다른 삶을 꿈꾸는 사람에게
“너의 노래가 좋았다/멀리 있으니까”(진은영, 「그 머나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간혹 정해진 길을 이탈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회색 지하철을 타는 대신, 먼 곳으로 무작정 떠나고 싶다는 생각. 다르게 살고 싶다는 소망은 시인 실비아 플라스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스무 살에 쓴 소설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에는 달리는 기차와도 같은 삶에서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어요. 스톱!’을 외치고픈 마음이 담겨 있다. 소설을 번역한 진은영 시인은 이 메시지가 비단 개인의 것만은 아니라 말한다. 여성들은 오래도록 틀 밖의 삶을 꿈꿔오지 않았던가. 그 세세한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이 주황빛 책은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티켓이 될 것이다. (김윤주)
공상균 저 | 나비클럽
시를 쓰던 손으로 새싹을 피우고
문인들의 손에서 잉태된 시는 존재만으로도 생명력이 있지만 사유하고 음미할 때 또 다른 생명력으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이 책은 정직하게 일궈 온 농부가 세상이 피워낸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듯이 시를 읽으며 자신이 지나온 삶을 가만히 음미하는 삶을 담았다. 소중하게 간직한 서른 편의 시에 대한 저자의 여정이 깃들어있고, 일기를 쓰듯 편지를 쓰듯 자유롭게 써 내려간 글 속에서 온 하늘 총총한 뭇별을 보듯 더 큰 위로와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시는 공감으로 이어지고, 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일지라도 누구나 시를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지애)
권석천 저 | 어크로스
당신은 아웃사이더인가? 그렇다면 이 책을!
권석천의 글을 오랫동안 읽어 온 독자라면, 기다렸을 책이다. 법을 전공했지만 시집을 즐겨 읽었던 학생. 문화부 기자가 꿈이었지만 사회, 정치부를 줄곧 맴돌았던 기자. 언론인 권석천의 글을 읽으면 내 마음을 들킨 마냥 ‘나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일에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일. 하나, 내 눈이 바라보는 삶이 그렇지 않으니 어쩌란 말인가. 한 조직에서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됐다면, 더없이 공감하며 읽을 묵직한 산문집이다. (엄지혜)
세라 스마시 저/홍한별 역 | 반비
가난하고, 여자로 태어났다. 투 스트라이크 상태에서 작가가 내린 결론은?
저자의 할머니와 어머니 모두 10대 때 임신을 한, 전형적인 미국 빈민 백인층이었다. 먹을 것, 신발, 병원 진료비 없이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던 저자는 가난한 삶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노력하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세계 속에서, 가난하다는 건 죄를 짓는다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가상의 아이 '오거스트'에게 조곤조곤 전하는 저자의 일생은 미국뿐만 아니라 계층 분리가 점점 더 빠르고 깊어지는 한국 사회에도 같이 적용된다. 가난은 곧 수치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수치심이 곧 정체성이다. (정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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