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된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열풍으로 한국아동문학이 다시 주목받는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학습만화만 아직 읽고 있다면 트렌드에 뒤떨어질 정도로 바야흐로 문학의 재전성시대입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도입된 이유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아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는데, 선생님들이 매의 눈으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서 주제까지 정확하게 있는 도서들을 고르다 보니 그 어렵다는 재미와 감동을 한 번에 잡게 되었습니다. 영상 세대라는 요즘 아이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정도의 페이지 수와 재미, 감동을 보장한다니 얼른 이 유행에 동참해 봐야겠죠? 지금 그 선봉장에 선 아동문학들을 소개합니다.
1.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글/김재희 그림 | 창비)
1997년 시작되어 『괭이 부리말 아이들』 , 『초정리 편지』 등 유수의 굵직한 화제작을 배출한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입니다. 어느 날 경비 아저씨에게 하루만 재워 달라는 귀여운 고양이가 나타납니다. 경비실에서 하룻밤만 자려고 했던 고양이는 할아버지가 순찰 중인 사이 쉴 새 없이 울리는 인터폰을 받게 되며 가가호호 집들을 방문하게 됩니다. 장난 전화에 혼내러 방문한 집에서 혼자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고 자기도 모르게 함께 재미있는 놀이를 하거나, 주민들의 고충을 들어주면서 점점 고양이 깜냥이 하나하나 주민들의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들어있습니다. 오늘 밤 깜냥은 과연 꿀잠을 잘 수 있을까요?
2. 『꽝 없는 뽑기 기계』 (곽유진 글/차상미 그림 | 비룡소)
항상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 희수는 모르는 아이의 손에 이끌려 뽑기 기계에 다가가게 되고 처음으로 1등에 당첨됩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죠. 1등 선물은 낡은 칫솔이었습니다. 의아해하는데 마법같이 친구는 사라지고 맙니다. 작가는 여러가지 미스테리적인 요소로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갑니다. 어떻게 친구가 나타난 건지, 1등 기계와 선물의 의미는 무엇인지, 희수는 왜 우울한지, 희수의 언니는 희수와 왜 말을 안 하는지 등등!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비밀은 서서히 풀어집니다. 2020년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눈물 펑펑 흘리는 반전 결말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3. 『예스리커버 : 책과 노니는 집』 (이영서 글/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어린이 분야 스테디셀러 『책과 노니는 집』 이 4월 23일 책의 날을 맞아 리커버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책가도 느낌의 디자인과 사철제본은 그 특별함을 더합니다. 주인공 장이는 책방 심부름꾼 생활을 시작한 후 심부름으로 찾아간 곳, ‘책과 노니는 집’이라는 뜻을 가진 ‘서유당’이라는 현판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소문난 장서가이자 애서가인 홍 교리와의 만남은 장이에게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천주교 탄압이라는 태풍이 불어 닥치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가기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 2차례나 실리고 역사동화로서 큰 판매고를 올려 역사 동화라는 장르 자체의 관심을 끌어올리기도 한 작품입니다.
김수연 (어린이 MD)
누군가를 웃길 때가 가장 행복하다. 세상에서 초콜렛이 가장 맛있는 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