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뭐길래] 서문이 재밌는 책을 골라요 - 이원준 편
좋은 에세이를 발견했을 때 반가움을 많이 느껴요. 요즘 에세이에 관심이 많아졌거든요. 이전에는 너무 뻔하고 개인적인 내용만 다룬 게 에세이 같아서 싫었는데, 낯선 사람들의 삶 속의 이야기, 좋은 문장과 교훈들이 있는 에세이를 많이 찾고 있어요.
글ㆍ사진 엄지혜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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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이원준 씨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가정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다. 가정 생활을 중심으로 청소년기 자아정체성 발달과 성교육, 가족관계와 의사소통, 일 가정 양립, 자기관리 등을 교과 주제로 다루고 있다. 자기 성장에 관심이 많은 이원준 씨는 내적 성장으로는 ‘독서’ 생활, 외적 표현으로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 일상룩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하는데, 위트가 있으면서도 깔끔한 패션을 선호한다.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대학생이 되면서부터다. 은희경, 하루키의 소설을 시작으로 인문학 책을 읽기 시작했고, 교육실천운동 동아리 활동을 하며 적극적인 독서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교사 독서 모임을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재밌게 읽은 책들을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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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을 읽었어요. 저는 이 책을 2년에 한 번씩 읽어요. 매번 책 내용을 까먹거든요. 작년 여름방학 때 반을 읽었는데, 못 읽고 미루다가 최근에 다 읽고 요약 정리까지 했어요. 책이 좀 어렵긴 한데, 성숙한 사랑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저자의 사랑에 대한 관점은 정말 대단합니다. 사랑은 이성적인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라는 말.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사랑을 회복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것까지. 사랑을 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싶기에 매번 읽을 때마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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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도 흥미롭게 읽었어요. 우연히 독립서점에서 알게 된 책인데요. 저는 현재 퇴사에 대한 생각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전문성과 탁월함을 길러 더 큰 일을 기획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편인데, 이런 저에게도 큰 울림을 준 책이었어요. 형식은 딱딱하지만, 내용은 전혀 딱딱하지 않고 현실적이에요. 다만 이 현실적인 인터뷰 내용 안에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각들이 저에게 큰 울림을 줬어요. 현실적인 고려들 속에서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일에 관해 고민이 많은 20, 30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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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국 교수님의 『행복의 기원』도 인상 깊었는데요. 행복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요즘 행복에 대한 집착이 심한 시대잖아요? 이 책은 행복을 인문과학 중 뇌과학과 심리학을 통해 분석했어요. 인간이 행복을 언제 느끼는지, 그리고 행복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행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인문학적 접근이 아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줍니다. 행복이라는 가치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행복감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평소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우선 읽었던 책에서 나왔던 책을 주로 찾아서 읽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책 내용을 인용한 에세이를 많이 찾아서 읽고 있어요. 직접 책을 선택할 때는 대형서점이나 동네서점에 가서 많이 구경하곤 하는데, 이때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서문과 목차가 재밌거나 흥미가 가는 책, 주변 사람들을 통해 경험할 수 없는 낯선 소재, 책의 내용이 암시되는 것 같은 예쁜 표지입니다.

 

어떤 책을 볼 때, 특별히 반갑나요?

 

좋은 에세이를 발견했을 때 반가움을 많이 느껴요. 요즘 에세이에 관심이 많아졌거든요. 이전에는 너무 뻔하고 개인적인 내용만 다룬 게 에세이 같아서 싫었는데, 낯선 사람들의 삶 속의 이야기, 좋은 문장과 교훈들이 있는 에세이를 많이 찾고 있어요. 특히 유유출판사에서 좋은 에세이를 많이 출판하더라구요. 특히 문장 시리즈(『태도의 말들』, 『쓰기의 말들』 , 『읽기의 말들』 )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있나요?

 

은희경 작가님이에요.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를 처음으로 읽은 후, 작가님의 거의 모든 작품을 읽었어요. 작가님의 관계에 대한 태도가 참 마음에 와 닿고 작품들의 일관된 스타일이 있어서 좋아요. 최근 『빛의 과거』 가 출간돼 바로 사서 읽었는데, 이전 작가님의 스타일과 조금 달라서 읽다가 잠시 멈춰 둔 상황이에요. 그래도 곧 다 읽을 예정이고 항상 은희경 작가님 신간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빛의 과거은희경 저 | 문학과지성사
무엇보다 회피를 무기 삼아 살아온 한 개인이 어제의 기억과 오늘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민낯을 직시하여 담담하게 토로하는 내밀한 문장들은, 삶에 놓인 인간으로서 품는 보편적인 고민을 드러내며 독자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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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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