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my B 현장사진
요즘 브랜드들은 예산이 많이 드는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는다. 잘 짜인 대규모 계획을 세우고,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화려하게 ‘그랜드 오픈’ 이벤트를 행하던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게 접근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브랜딩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야구와 맥주, 책을 좋아하는 두 남자가 어느 날 같은 호텔의 같은 방에 묵게 됐다. 두 사람이 속한 세계 최대의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의 해외 워크숍 날이었다. 한 남자는 삼성라이온즈의 팬, 다른 한 남자는 LG트윈스의 팬이었다. 그들의 관심은 여느 야구팬들과 달리 조금 특별한 구석이 있었다. 그들은 구단의 성과보다 야구단의 브랜드 로고 디자인 변경이 구단의 인지도와 선호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즉 ‘브랜드’에 더 관심이 있었다. 맥주나 책에 대한 이야기도 결국은 브랜드로 이어졌다.
그들은 자신들의 대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알파벳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브랜드(Brand)와 야구(Baseball)ㆍ맥주(Beer)ㆍ책(Book)이 모두 알파벳 B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같은 호텔 방에서 시작된 인연이 B로 시작하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브랜드 커뮤니티인 Be my B로 이어졌고, 브랜드 민주화를 꿈꾸는 브랜드 테크 기업 더. 워터멜론으로 이어졌다. 브랜드 커뮤니티 Be my B의 최초 운영자이자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 을 엮은 우승우, 차상우 더.워터멜론 공동대표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비마이비(Be my B)란 커뮤니티 이름이 독특해요.
차상우(이하 차) :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B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오프라인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어요. B라는 알파벳은 ‘좋아하는 것’을 상징하는 기호라고 할 수 있죠. ‘우리의 본업은 브랜드를 키우는 사람이니 브랜드를 기반으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해서 가볍게 모임을 시작했죠.
차상우 대표
두 분은 왜 브랜드에 관심을 두게 되셨나요?
우승우(이하 우) : 거꾸로 ‘브랜드가 없으면 살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한다면,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요. 삶과 밀접하니까요. 어떤 브랜드가 어떤 스토리를 내세우고, 사람들이 그에 공감하는 과정이 재밌어요. 야구만 해도 응원하는 구단이 다르다고 싸우기도 하잖아요. 단지 좋아하는 브랜드가 다를 뿐이고, 어쩌면 나 자신과 상관도 없는 것인데도요. (웃음) 그만큼 브랜드는 일상과 굉장히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차 : 미국에서 전략 기획 업무를 하면서 인수, 합병을 검토하는데, 그때 어떤 브랜드가 가진 가치인 ‘무형 자산’을 가치 있게 평가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후 브랜드팀으로 옮겨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브랜드의 진짜 힘을 알게 됐죠.
두 분이 생각하는 브랜드란 뭔가요?
우 : 브랜드란 ‘자기다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차별화할 때 그 브랜드가 빛이 나죠. 저희가 ‘브랜드적 삶’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그건 곧 자기만의 관점, 자기만의 시선,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을 의미해요.
차 : 마트에서 어떤 사람의 카트 속에 담긴 물건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요. 내가 하는 소소한 행동이 나를 만들죠. 그게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제품이든 사람이든 회사든, 다른 사람과 만나는 접점에서 생기는 인식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게 브랜드예요.
우승우 대표
브랜드, 하면 사실 말씀하신 것과는 다르게 좀 멋지고 화려한 것들을 떠올리게 돼요.
차 : 브랜드란 게 화려하고, 핵심은 없고, 뭔가 포장한 것, 감추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좋은 브랜드는 사실 본질을 잘 드러내는 것들이에요. 자신의 관점, 사고방식을 진정성 있게 드러낼 때 사람이든 기업이든 그게 브랜드가 되죠. 우 대표가 ‘브랜드적인 삶’을 언급했듯이, 굉장히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특히 밖으로 보이는 삶과 실제 삶이 일치하는 게 브랜드적인 삶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은 베이컨에 몇만 원을 쓰고 싶어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다 자기 관점과 사고방식에 따라 다른 거예요. 맞고 틀린 건 없어요. 단지 일상 속에서 자기만의 관점으로 자기 삶의 방식을 찾는 것이죠.
우 : 비마이비의 특징 중 하나가 참가자들이 자기소개하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에요. 사람도 일종의 하나의 브랜드에요. 그래서 저희가 던지는 주제에 대해 참가자들이 그날 초청된 리더와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를 나누는 게 저희에게는 중요해요. 하나의 브랜드처럼 한 사람에게도 그 사람만의 매력이 있고, 비마이비에서는 그걸 나누게 하고 싶어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 : 살롱, 강연, 콘퍼런스, 트립, 바자회, 프로젝트 등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브랜드를 다루는 비마이비이지만 대부분의 세션들이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다 보니 한정된 인원들만 경험할 수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다양한 브랜드들의 매력적인 스토리를 책으로 묶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되었네요. 비마이비와 함께했던 수많은 브랜드들 중에서 10개를 선별하였고 ‘퍼스널, 공간, 장수, Z세대’ 브랜드 등 4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사례로 소개했어요.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비마아비만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쌓아갈 예정이에요.
Be my B와 함께한 브랜드
새로운 시대의 브랜드 패러다임으로 ‘린 브랜드(Lean Brand)’를 소개했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차 : ‘린 브랜드’란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위해 시제품을 빠르게 만들고 시장 반응을 반영해 다시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방식의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개념에서 착안한 말이에요. 브랜드 역시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꼭 필요한 것만으로, 작고 빠른 실행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예를 들어 비마이비의 성장 과정도 린 브랜딩의 과정이에요. 둘이 이야기하다가 작게 시작한 게 지금은 4500명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됐죠. 작게 시작해 빠르게 피드백을 받고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식이죠. 그런데 많은 브랜드가 자신이 린 브랜드 전략을 취했는지는 알지 못해요. 린 브랜드라는 틀에서 여러 작은 브랜드들의 노력을 살펴보고 싶어요.
이 책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우 : 새로운 브랜딩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는데 여전히 브랜딩의 핵심은 '자기다움'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것을 실현하는 방식을 바뀌긴 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일상적인 본질이 중요하죠. 요즘 들어 본질, 자기다움이란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어 “또?”라고 할 수 있지만,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시대가 원하는 다양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를 통해 고객과 연결고리를 맺고 그들의 마음속에 특별한 순간 기억되는 상징 요소로 남게 된다면 오랫동안 꾸준하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시간과 노력을 들여 꾸준하게 쌓아가는 게 필요해요.
좋은 브랜드가 존경받는 이유가 혁신적인 서비스나 매력적인 디자인이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부족한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오랜 시간을 버티는 꾸준함,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강한 브랜드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브랜드가 강하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브랜딩의 핵심은 회사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독자들도 ‘자기다움’을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브랜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B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작한 오프라인 중심의 커뮤니티. 2017년 3월 우승우, 차상우가 시작하여 4500여 명(2019년 10월 기준)의 구성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브랜드 커뮤니티이다. ‘책(Book)’ ‘맥주(Beer)’ ‘야구(Baseball)’ 등은 물론 ‘BTS(콘텐츠)’ ‘Busan(도시)’ 심지어 ‘빈대떡’ 등 일상의 키워드들을 새로운 기획과 시선으로 해석하고 제안한다. 비슷한 관심사와 취향의 사람들이 모여 느슨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현재는 4개월 단위의 멤버십으로 구성되는 정규 시즌과 누구나 참여 가능한 오픈 세션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외에 브랜드 트립, 브랜드 콘퍼런스, 브랜드 바자회, 브랜드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 자체 공간은 물론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적인 삶’을 경험하고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가는 데 도움이 되고자 준비하고 있다.
-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우승우, 차상우 편 | 폴인
린 브랜딩은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꼭 필요한 것만으로 작고 빠른 실행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린 브랜딩을 통해 꾸준히 사랑받는 요즘 브랜드의 탄생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