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에 가까운 고증을 거쳐 되살아난 1930, 40년대 뉴욕에서 이야기는 세 사람의 시점이 오가는 가운데 애너의 분투를 축으로 에디, 덱스터의 과거와 현재가 서서히 드러나며 진행된다. 가난한 이민자가 북적이는 공동주택, 상류층이 은거하는 고급 주택지,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가 대립하는 항구의 뒷골목, 암막커튼 뒤 술과 웃음이 흐르는 나이트클럽에서 세 사람은 지금과는 다른 세상, 다른 운명을 갈망한다. 불법과 폭력,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그림자 세계에서 부패와 비리의 고리를 끊으려는 에디, 조직을 위해 손에 피를 묻히면서도 양지의 합법적인 삶을 추구하는 덱스터, 두 사람의 비밀을 밝혀내고 편견의 굴레를 벗어버리기 위해 기꺼이 바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애너. 제각기 다른 미래를 꿈꾸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세 사람의 중심에는 바다가 있다. 해운과 항만의 본거지이자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현관이었던 바다는 당시 뉴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바다 곁에서 나고 자란 세 사람은 바로 그 바다에서 존재근거와 돌파구를 찾는다. 때로는 더없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때로는 미친듯이 날뛰는 무한대의 그 공간은 제니퍼 이건 특유의 섬세한 표현을 통해 또하나의 주인공이라 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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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비치제니퍼 이건 저/최세희 역 | 문학동네
현실의 벽은 공고하고 자기 욕망에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는 불합리한 이중잣대에 짓눌리지만, 전통적인 성역할을 거부하고 타고난 승부욕과 집념으로 편견을 깨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안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