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기자 "모차르트는 알고 보면 복합적인 인물"
천재라는 수식어 아래 부단히 노력했던 그의 삶 속에서 대립과 좌절을 겪은 복합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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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대중에게 친근하게 소개하는 김성현 기자가 모차르트 이야기를 새롭게 펴냈습니다. 모차르트는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 음악가이자 35년 인생의 3분의 1을 길 위에서 보낸 여행자로 살았습니다. 신이 내려준 재능을 가진 한 소년이 어떻게 신동으로 성장했는지, 잘츠부르크에서 빈까지 그가 걸은 여정을 따라 우리가 몰랐던 모차르트를 소개합니다.

 

모차르트는 우리나라에도 평전이 나와 있고 여러 지면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데 기존의 모차르트 이야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수많은 클래식 작곡가 중 모차르트 경우에는 특히 낭만적인 신동, 천재, 심지어 천사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반대 지점에서 ‘18세기 중반에 태어난 오스트리아 꼬마가 어떻게 천재 작곡가로 성장할 수 있었나’ 하는 모차르트의 성장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입니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서 거장의 삶과 그들의 작품, 현지 여행이라는 세 가지 연결고리로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신화의 영역에 있던 모차르트의 삶을 땅 위에 두 발을 붙인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사람들이 잘 몰랐던 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조성진 등이 모차르트 앨범을 차례로 내고 공연을 진행합니다. 예술에 순위를 매기긴 어렵겠지만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이 특히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손열음 씨는 지휘자 네빌 마리너(Neville Marriner)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했는데요. 네빌 마리너는 영화 <아마데우스> 사운드 트랙을 맡았던 거장이죠. 조성진 씨는 최근 모차르트 협주곡과 소나타로 음반을 발매하였고요. 국내에 모차르트 열풍이 다시 불고 있는 셈인데요. 특히 피아니스트가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작곡가이자 1780년대 빈에서 가장 잘나가는 피아노 연주자이기도 했거든요. 스스로 지휘하면서 스스로 피아노를 치는 대중음악회를 통해 인기를 얻은 연주자이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들이 지금의 피아니스트들이 모차르트를 동경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2006년 리즈 콩쿠르 우승자인 김선욱 씨는 모차르트 음악을 "무엇보다 더하거나 덜어낼 필요가 없을 만큼 완벽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흔히 알려진 천재적 면모나 방대한 작품, 그리고 그 안에 피어난 스캔들까지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다층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캐릭터로 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모차르트의 어떤 얼굴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서 작가님이 전하고자 했던 모차르트는 어떤 인물인가요?


모차르트가 죽은 이후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는 ‘천재’라는 개념이 굉장히 히트하게 되죠. 이를테면 ‘타고난 천재’라거나, ‘작곡을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라는 표현은 모차르트에게 붙는 대표적인 수식어입니다. 길게 보면 ‘모차르트 이펙트’까지 간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반대 방향에서 모차르트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에 의해 음악 교육을 받기 시작하고 아버지와 가족들이 함께 음악 여행을 떠나 이탈리아에서 오페라와 종교음악을 익히고, 다시 잘츠부르크로 와서 답답함을 느끼는 인생 과정 속에서 음악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천재라는 수식어 아래 부단히 노력했던 그의 삶 속에서 대립과 좌절을 겪은 복합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키워드 중 하나가 ‘만들어진 천재’라는 표현입니다. 천재라는 말은 천부적이라는 의미인데 ‘만들어진 천재’는 어쩐지 모순적으로 들리네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을 떠올릴 때 “예술은 모차르트, 과학은 아인슈타인”이라고 흔히 이야기 하죠. 이 책의 출발 지점은 ‘재능’이라는 부분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를 비롯해 한국사회 전체가 시험, 입학과 같은 교육제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또한 예체능을 포함한 많은 분야에서 ‘노력’과 ‘재능’이라는 테마에 대해 고민하고 있죠. 과연 아이의 학습능력이나 재능은 타고나는 것인지, 부모나 환경에 의해 길러지는 것인지 모차르트라는 빛나는 샘플을 통해 탐구해보고 싶었어요.


우선 모차르트에게 천재라는 칭호를 쓴 이유는 그의 재능 자체가 비교 불가능할 정도임을 인정한다는 의미입니다. 만들어졌다는 역설적인 의미를 붙인 것은 사실상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선구안과 기획력, 예술적 욕망이 있었고, 그를 통해 모차르트가 어릴 적 3년 반 동안 그랜드 투어를 하며 18세기 유럽이라는 세상과 만났기 때문에 천재성이 폭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버지와 유럽이 만들어낸 천재라는 의미입니다.

 

집필 기간 중 혹은 집필 후에 새롭게 깨달은 모차르트의 면모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모차르트는 ‘완성된 인간’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까지도 연구 자료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예를 들어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독살범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공동 협력해서 창작하거나 모차르트의 작품을 살리에리가 지휘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모차르트에 대한 이미지는 계속 변해왔고, 실제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하는 방식도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고풍스럽고 낭만적으로 해석했다면 요즘에는 담백하고 빠르게 연주하는 것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도 그들의 방식으로 멋지게 예술가 모차르트를 즐기자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모차르트의 여정에서 잘츠부르크와 빈 외에도 프라하와 파리에서의 모차르트 이야기도 흥미로운데요. 모차르트 여행을 떠날 분들을 위한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모차르트는 35세 짧은 인생 중 3분의 1을 여행지에서 살았습니다. 전 유럽을 돌면서 연주하고 발표했기 때문에 유럽에는 모차르트 흔적이 없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제 나름대로 모차르트와 연관된 유럽 도시를 추려보았는데요.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가 태어난 곳이자 모차르트 흔적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지금도 모차르트 작품으로 먹고 사는 도시이기도 하고요. 그가 숨을 거둔 빈은 1781년 잘츠부르크 궁정에서 쫓겨난 시점부터 10년간 모든 걸작을 쏟아낸 예술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겠죠. 프라하는 카프카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모차르트의 도시라고 꼽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우구스부르크인데요. 이곳에서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태어났습니다.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아우구스부르크를 떠나 잘츠부르크에 취직하면서 모차르트 가족이 잘츠부르크로 건너간 셈이죠. 모차르트 가문의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이 책은 어떤 독자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모차르트 덕후에게는 완벽한 성지순례서로, 클래식 입문자에게는 모차르트를 통해 클래식의 세계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친절한 에세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부모가 된 분이나 아이를 키울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데 그 이상적 모델이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라고 봤거든요. 그런데 결국 20살 무렵에는 아들을 가장 옥죈 사람이 레오폴트 모차르트이기도 합니다. 이런 비극까지 포함해서 부모님들이 꼭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모차르트김성현 저 | arte(아르테)
마지막 유작 [레퀴엠]의 창작 과정과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들, 사후 그의 음악이 어떻게 재조명되어 왔는지까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민낯의 모차르트를 가감 없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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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