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표지만 봐도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책이다. 20대와 80대 두 여성의 진심 어린 우정과 공동체의 가치를 그린, 아름다우면서도 따뜻한 소설. 70여 년 동안 지역 공동체의 주요 공간 지역이었던 야외 수영장(lido)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강제 폐쇄 위기에 처한 후, 이곳이 지역 주민들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 장소이며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깨달은 사람들이 소박한 연대를 통해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익이 나지 않으면 당연히 다른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시 의회의 입장과 손실을 무릅쓰더라도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는 주민들의 입장은, 비단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는 건 분명한 사실. "여성의 우정과 연대의 힘에 대한 빼어난 찬가"란 평가를 받는 소설은 힘주어 말한다. 느리게 가더라도 모두가 함께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건 어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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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하는 여자들리비 페이지 저/박성혜 역 | 구픽
세상과 사물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진 친구를 만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대방과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순간, 나의 상처와 상대방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도훈(문학 MD)
고성방가를 즐기는 딴따라 인생.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