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3회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이 발표되었다. 록 음악의 발전에 기여한 이들을 기리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은 1983년 아틀랜틱 레코드 설립자 아흐메트 에르테군(Ahmet Ertegun)의 주도로 설립되어 1986년부터 전당에 들어갈 레전드들을 매년 선정해오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에 있는 기념관은 1995년 개관했다. 아티스트를 의미하는 공연자(Performers), 작곡가나 제작자 등 산업 종사자인 비공연자(Non-Performers, 현 Ahmet Ertegun Award for Lifetime Achievement), 초창기 로큰롤에 영향을 미친 자(Early Influences), 음악적 우수상(Sidemen, 현 Award for Musical Exellence) 4개의 부문에서 매년 헌액 인물을 선정하고 있다. 데뷔 후 25년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 그 중에서도 특히 공연자 부문에 헌액된다는 것은 곧 최고 등급의 훈장을 받는 것과 같다. 올해의 명예로운 이름들을 만나보자.
본 조비(Bon Jovi)
명실상부한 팝 메탈의 왕자! 아름다운 록발라드 곡들로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밴드 본 조비가 전당에 올랐다. 꽃미남 보컬 존 본 조비와 기타리스트 리치 샘보라가 이끄는 이 예쁜 '오빠들'은 1984년 데뷔앨범
Livin' on a prayer
You give love a bad name
(Wanted) Dead or alive
It's my life
Always
카스(The Cars)
카스는 미국 뉴 웨이브 씬의 자존심이다. 1976년 결성되어 1988년까지 짧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긴 카스는 당대 유럽 뉴 웨이브의 흐름에 미국 특유의 팝 색깔을 덧칠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한 코드로 구성한 밝고 선명한 분위기에 여러 음악의 요소를 융합해 만들어낸 카스의 '파워 팝'은 언더그라운드 록과 대중 사이의 훌륭한 가교가 되어 주었다. 셀프 타이틀 데뷔앨범
Just what I needed
Let's go
Shake it up
Drive
You might think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
기타 명인 마크 노플러의 밴드로 유명한 영국의 다이어 스트레이츠도 전당에 올랐다. 록의 그릇 안에 블루스와 재즈, 컨트리와 포크, 팝의 요소를 버무린 다이어 스트레이츠 음악의 핵심은 역시 마크 노플러의 아름답고 유려한 기타 연주! 드라이브를 걸지 않은 영롱한 클린 톤 기타와 섬세한 핑거링 연주로 수많은 이들의 영혼을 울렸다. 특히 1978년 데뷔앨범
Sultans of swing
Romeo and juliet
Telegraph road
Money for nothing
Walk of life
무디 블루스(The Moody Blues)
프로그레시브 록 최고참! 1964년 결성된 영국의 무디 블루스는 로큰롤이 세상을 휩쓸던 시기 꿋꿋하게 아트 록 영토를 개척한 선구자다. 1967년 두 번째 작품이자 당시로서는 혁신이었던 콘셉트 앨범
Night in white satin
Question
The story in your eyes
I'm just a singer (In a rock and roll band)
Gemini dream
니나 시몬(Nina Simone)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꼭 로커들만 헌액되는 건 아니다. 마빈 게이(1987)와 조안 바에즈(2017)처럼, 아름다운 음악으로 로큰롤 정신인 '사랑과 평화'에 이바지한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그렇기에 흑인 여성으로서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싸워 온 니나 시몬이 전당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아니, 올라야 한다! 흑인 재즈 여가수의 빛나는 계보를 이으며 빼어난 피아노 실력과 작곡 능력까지 겸비했던 실력파 니나 시몬은 1958년 데뷔 이후 'I love you, porgy', 'Feeling good', 'Don't let me be misunderstood'등 셀 수 없는 명곡들로 음악계를 수놓았다. 특히 흑인들의 열악한 처지를 노래한 'Mississippi goddam', 'Four women'과 같은 곡들은 2003년 별세하기까지 사회운동가로 살다 간 시몬의 뜨거운 심장을 담은 곡이다. 피 맺힌 날카로운 목소리가 주는 거대한 울림! 배제와 차별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는 오늘날 니나 시몬의 헌액이 주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I love you, porgy
Feeling good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I put a spell on you (원곡: Screamin' Jay Hawkins)
Ain't got no, I got life
조해람(chrbbg@gmail.com)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