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의 읽는인간] 시작을 함께하면 좋을 책
다시 돌아온, 프랑소와 엄입니다. 저희가 새해를 맞이해 ‘예스책방 책읽아웃이 소개하는 이주의 책’ 코너를 개편했습니다. 제가 마이크를 잡고 두 작가님이 추천하고 싶은 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 코너에서는 닉네임만 사용합니다.
글ㆍ사진 신연선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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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해 ‘예스책방 책읽아웃이 소개하는 이주의 책’ 코너를 개편했습니다. 이 코너에서는 프랑소와 엄, 생선, 캘리 님과 함께 합니다. 이번 주에 소개할 책들의 주제를 하나 정했어요. 새해니까, ‘시작을 함께하면 좋을 책’이라는 주제로 세 명이 책이 한 권씩 추천합니다. ‘책책책’의 목표가 있어요. 저희의 소개로 이 책들이 주목을 받는 일입니다.

 

 

『아무튼, 계속』

김교석 저 | 위고

 

프랑소와 엄 : ‘아무튼 시리즈’ 두 분, 들어본 적 있으세요?


생선 : 없습니다.


프랑소와 엄 : 없으세요? 이거 인스타그램에서도 굉장히 핫한데.


캘리 : 저도 인스타에서 봤어요.


생선 : 저는 모릅니다. ‘아무튼’이라고 해서 아이들 도서인 줄 알았어요. ‘WHY’라고 있잖아요. 그것처럼 ‘아무튼, 뭐뭐뭐’ 하는 식인 줄 알았어요.

 

프랑소와 엄 : ‘아무튼, 뭐뭐뭐’는 맞고요. 나를 만든 세계에 대한 얘기를 쓰는 시리즈예요. 첫 번째 책이 『아무튼, 피트니스』 였고, 두 번째가 『아무튼, 서재』, 세 번째가 『아무튼, 게스트 하우스』, 그리고 이 책이 일곱 번째로 나온 책이에요. ‘계속’이라는 주제로 쓰신 책인데요. 사실 ‘시작이 주제인데 웬 계속?’이라고 생각하실 청취자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생선 : 네, 저도 사실 생각했던 게 그냥 두 분이 다 일차원적으로 가져오겠구나 했거든요. ‘영어 첫 걸음’, ‘주식투자 첫 걸음’, 같은 것(웃음) 준비해오실 줄 알았는데요. ‘계속’이라고 해서 좀 의아했습니다.


프랑소와 엄 : 『아무튼, 계속』 의 카피를 보면요.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모토로’라고 되어 있어요. 필자 분이 김교석 씨인데요... 생선 님, 왜 웃으시죠?


생선 : 저 이 사람과 되게 친하거든요.(웃음)


프랑소와 엄 : 아! 지금까지 얘기 안 하셨어요.


생선 : 일부러 안 했어요.


프랑소와 엄 : 역시. 저는 한 번 뵀는데요. 노홍철 씨 책 나왔을 때 인터뷰 현장에 같이 나오셨어요. 되게 말수가 적고, 본인 얘기를 안 하셨어요. 저는 조용한 분 좋아하거든요. 멀리에 저런 분이 계시는구나, 했었는데요. 이 분이 잡지 <필름 2.0> 마지막 공채 출신이시래요.


생선:  허지웅 씨 후배예요.


프랑소와 엄 : 아! 이 분이 푸른숲 출판사에서 ‘벤치워머스’라는 브랜드를 런칭하시고, 거기서 나오는 책들을 만드시는 분이에요. 가끔 TV 예능 칼럼도 쓰시고 있죠. 지금은 <엔터미디어>에 ‘어쩌다 내가’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라고 하십니다.

 

생선 : 제가 김교석 씨랑 어떻게 아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프랑소와 엄 : 엄청 궁금해요.


생선 : 제 첫 번째 편집자였어요.(웃음) 원래 달 출판사에 계셨어요.


프랑소와 엄 : 와. 전혀 몰랐어요. 달에 계셨군요. 굉장한 인연이네요.


생선 : 그때 달 출판사에는 이병률 시인과 김교석 씨밖에 없었어요. 교석 씨랑 지금도 가끔 연락하는데요. 푸른숲 출판사에 있는 줄은 알았지만 책을 쓴 줄은 몰랐어요. 이 분이 굉장히 특이한 분이에요.


프랑소와 엄 : 예, 술자리 싫어하시고, 주말 약속하는 것 별로 안 좋아하신다고요.


생선 : 집에 일찍 가고요. 제가 알기로는 굉장히 TV를 좋아해요. TV를 항상 봐요. 진지한 것 아니고 웃긴 걸 되게 좋아하세요. 뭘 모으는 것도 덕후 수준으로 좋아하시죠.


프랑소와 엄 : 책을 보면 이 분이 세탁소를 굉장히 많이 가세요. 드라이크리닝 굉장히 꼼꼼히 하시는 분이고요. 퇴근을 하면 20분 동안 집안일, 청소를 꼭 하신대요. 이 책  『아무튼, 계속』 이 ‘아무튼 계속 우리 일상은 이어진다’면서 루틴한 것들의 중요함을 얘기한 거거든요. 어떻게 해라, 가 아니고 정말 나의 일상에서 이런 것들을 신경 쓸 때 일상이 풍요로워진다, 이런 얘기죠.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지?’, ‘어떻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같은 생각 많이 하시잖아요. 그런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되게 매력적인 책입니다.


생선 : 읽어보고 싶어요.


프랑소와 엄 : 네, 책 판형이 되게 작고요. 9,900원인데요. 예스24에서 10% 할인되고, BC카드로 사면 추가 할인이 됩니다. 캘리 님은 이 책에 대한 인상 어떠세요?


캘리 : 일상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지난 번 김병수 선생님도 일상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셨잖아요. 루틴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고요. 그래서 굉장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프랑소와 엄 : 20-30대 독자 분들에게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인상적인 문장을 읽고 마이크를 넘겨 드리겠습니다. 굉장히 동의하는 바라서 읽어드리고 싶습니다.

 

혼자서도 평온하게 지내는 일상은 건강한 삶과 정신을 지켜주는 견고한 울타리다. 그래서 술을 마셔야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고 친해질 수 있다거나 사람이 좋아서 술자리를 즐긴다는 사람은 절대로 신뢰하지 않는다.(『아무튼, 계속』 , 76쪽)

 

생선 : 센데요.


프랑소와 엄 : 세죠? 이 ‘절대로’라는 말이요. 저는 술자리를 그렇게 싫어하진 않지만 술자리에서만 본심을 얘기하는 분들은 약간 모르겠어요. 저는 맨 정신으로 커피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들이 되게 좋거든요.

 
생선 : 저도 비슷해요. 교석 씨와는 일 년 넘게 알면서 같이 술을 마신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출판사에 계신 분들은 술 좋아하셔서 많이 마시는데요. 저희는 차 마시고, 파스타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나요.


프랑소와 엄 : 저도 예전에 파스타 집에서 남자 두 분이 파스타 네 개 시켜 드시는 걸 본 적이 있어요.(웃음)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아무튼 시리즈’ 근간으로는 김호영 씨의 ‘로드무비’, 손보미 소설가의 ‘미드’, 김민정 시인의 ‘빨강’, 권용득 작가의 ‘소주’ 등이 있다고 합니다. 권용득 선생님을 만나 들었는데 ‘박지성’을 원래 쓰고 싶으셨대요. 근데 출판사에서 소주로 바꾸자고 했다는 후기를 들었습니다. 서효인 시인의 ‘최신 가요’, 금정연 서평가의 ‘택시’, 안은별 기자의 ‘일본 철도’와 같은 책들도 나올 예정이라고 해요.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라는 세 출판사가 각자의 컨셉에 맞춰서 출간을 해요. 세 출판사가 같은 컨셉으로 한다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인데요.


캘리 : 그래서 이 시리즈 처음에 화제도 많이 됐었죠.


프랑소와 엄 : 올해 처음에 어떤 책을 읽을까 하시는 분들에게 가볍게 일상을 생각하면서 읽을 책으로 『아무튼, 계속』 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들의 아버지 1,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 | 열린책들

 

생선 : 여러분 이렇게 준비 많이 해오실 줄 정말 몰랐습니다.


프랑소와 엄 : 저는 애드립이었는데요?


생선 : 그, 그렇습니까?(웃음) 이 코너, ‘책책책’이 원래 제가 세 권을 소개하는 거였는데요. 엉망이었어요. 들을 때마다, 정말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책을 설명하는데 두서도 없고 그래서 항상 문제라고 생각했거든요. 새해에는 좀 바꿔야겠다, 생각했어요. 제목은 안 바꾸기로 했고요. 왜냐하면, 너무 좋아요. ‘책책책’, ‘책읽아웃’, 좀 힙합처럼 들리잖아요? 우리 ‘예스책방 책읽아웃’의 ‘김동영의 읽는인간’이 준비한 ‘책책책’. 제가 고른 책은, 이번 주제가 시작이잖아요. 모든 시작은 까마득해요. 시작도 어렵고요. 그래서 저는 거창하게 준비를 했는데요. 인류 진화에 대해서 말한 책입니다.


프랑소와 엄 : 너무 안 어울리는 책을 고르셔서 깜짝 놀랐어요.


생선 : 저는 솔직히 이런 책 되게 좋아해요. 없는 걸 있는 것처럼 쓴 것,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일어난 것처럼 쓴 가상소설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SF라든가 이런 소설 되게 좋아하는데요.


캘리 : 그런데, 제목 말씀 안 해주셨는데요?


생선 : 잠깐만. 알죠, 당연히.(웃음) 프랑스 작가죠.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인기 많은 작가 중 한 명이에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아버지들의 아버지』. 제목에서 딱 느껴지잖아요. ‘아버지들의 아버지들의 아버지들의 아버지들의…’ 이런 식으로 해서 인류 기원을 다룬 책이에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으로는 『개미』 도 있고요. 『타나토노트』 , 『나무』 , 『잠』 등이 있는데요. 여러분, 좋아하세요?


프랑소와 엄 : 죄송하지만 저는 약간 못 읽겠다고 생각하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생선 : 왜요?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


프랑소와 엄 : 저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소설들을 좋아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노력해서 몇 권을 읽었지만 안 됐어요. 재미가 있어야 하고, 쭉 읽어야 하는데 안 됐어요. 죄송합니다, 열린책들.(웃음)


생선 : 괜찮아요. 어차피 아버지들의 아버지』 는 신간은 아니에요. 그런데 인류 진화를 좀 아시는 분들은 우리 인류 진화에 있어 ‘미싱 링크(missing link)’라는 게 있다는 걸 아실 거예요. 갑자기 인간이 등장한 게 아닌데 진화 과정에서 중간에 빠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 빠지는 부분을 발견해야 진화론이 완성되는데 아직까지 이 부분을 못 발견한 거예요. 그래서 창조론이 나오는 거고요.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진짜 과학적인 상상력이 좋잖아요. 이 이야기를 특유의 유머로, 진짜처럼 써냈어요.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쓴 거죠. 이 작가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도 읽어보시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진짜처럼 쓰거든요. 여러분도 인류의 기원 같은 것 관심 있으시면 『아버지들의 아버지』 를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그리고요, 또 이 책을 고른 이유가 있어요. 제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친구거든요.(웃음)

 
프랑소와 엄 : 오!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 모든 독자와 친구 아닌가요?


생선 : 아닙니다. 제가 『당신이라는 안정제』 를 쓸 때 파리에서 썼어요. 파리 5구역에 있었는데요. 매일 가는 카페에 항상 나와서 작업하는 분이 계셨어요. 서로 아는 거죠. 매일 오니까요. 아침부터 점심 시간 전까지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분도 계시더라고요. 작가들은 딱 보면 글 쓴다는 건 알잖아요. 그러던 어느 날 저한테 말을 걸더라고요.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해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한국말을 하는 거예요. “안녕하세요.” 라면서 한국에 여러 번 가봤다는 거죠. 한국에서 책도 많이 나왔다고요. 저는 이 사람이 알랭 드 보통인가, 했어요. 그래서 찾아봤는데 다르게 생겼더라고요. 다음에 만났을 때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자기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라고 하더라고요.


캘리 : 우와.


생선 : 그런데 굳이 사인을 해주겠다는 거예요. 저는 사인 받고 싶지 않았거든요.(웃음) 저는 진짜 다른 작가들 사인 안 받거든요. 그래도 받았어요. 저도 작가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몇 권 팔렸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작가들끼리는 그거 물어보는 거 아니거든요.(웃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정말 많이 팔았을 거예요.


캘리 : 한국에서 더 인기가 많은 작가잖아요.


생선 : 그런데 저는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었거든요. 『개미』 라는 책을 좋아했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지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이야기가 정말 압권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술술 넘어가요. 


 
『1밀리미터의 희망이라도』
박선영 저 | 스윙밴드
 

프랑소와 엄 : 캘리 님 책도 굉장히 궁금합니다. 제가 사실 캘리 님의 취향을 조금 알아요.


생선 : 전 몰라요.


프랑소와 엄 : 저랑 통하는 면이 있어요.


생선 : 어떤 부분이 통하죠?


프랑소와 엄 :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각과 관심 분야가 밀접하게 맞고요. 나이도 비슷하고 그런 면이 있죠. 그래서 기대합니다. 어떤 책인가요?


캘리 : 제가 소개할 책은 스윙밴드 출판사의 『1밀리미터의 희망이라도』 입니다. 이번 주에 정말 열광하면서 읽었어요. 한국일보 박선영 기자가 <한국일보> ’36.5도’라는 제목의 칼럼에 연재한 글을 묶은 책입니다. 여기 칼럼 몇 개는 본 기억도 나더라고요. SNS에 화제가 된 칼럼도 여럿 있거든요. 제가 시작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이 책을 가지고 온 이유는요. 시작을 하려면, 먼저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확인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상황파악을 잘 해야겠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굉장히 배율 좋은 렌즈라고 생각을 했어요.


생선 : ‘배율 좋은 렌즈’, 준비해오신 거죠?(웃음)


캘리 : 네, 밀고 있습니다. 드립이 안 돼서 원고를 준비해서 읽고 있고요.(웃음) 제목에 실린 '1밀리미터'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어요. 사실 희망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우울한 사건, 끔찍한 사건, 열 받는 일들도 진짜 많고요.


생선 : 너무 많죠.


캘리 : 그래도, 아주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한 조각 희망을 움켜쥐겠다, 이것이 저자가 하는 말이거든요. 저는 ‘힘들지만 희망한다’라는 말이 아주 건강하고 훌륭한 태도라고 생각해요. 제가 새해에 이 생각을 꼭 잃어버리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해서요. 이 책을 통해서 여러분들도 이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이 책에 진짜 좋은 말들이 많거든요. 그 중에서도 강력 추천하는 꼭지가 '넌 특별하지 않아'라는 제목의 글이에요. 보통 우리는 아이들한테도 ‘특별하다’고 얘기하죠. ‘넌 특별해야 한다, 넌 소중한 존재다’ 이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말에서 어떤 자아들이 비롯되는지 생각하면요. 가령 재벌들, 다 자기가 특별하잖아요. 당신은 특별하지 않고,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고, 같이 지내는 존재들이다, 라는 얘기를 하는 글이 이 글이에요. 일부를 발췌해왔어요. 잠깐만 읽어드릴게요.

 

그러니까 보통사람으로 산다는 건 진짜 세계에서 온전하게 전적으로 살아간다는 뜻이다. 삶이 들끓고 있는 곳, 사람들이 복닥거리는 곳,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고 가족이 있어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다투고 화해하는 곳, 거기가 진짜 세계다. 그곳에 내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짜로 사는 삶이 아니다.(『1밀리미터의 희망이라도』 , 163-164쪽)

 

생선 : 아. 우선, 너무 잘 읽으세요.


프랑소와 엄 : 네, 우리 진행자 바꿔야겠어요.(웃음)


생선 : 그러니까요. 제가 원고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요.(웃음)


프랑소와 엄 : 저도 사실 이 책 읽었거든요. 굉장히 좋아서 정말 페이지 넘기기가 무섭게 밑줄과 형광펜을 그었어요.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저희 팀장님께 이 책을 빌려드렸거든요. 팀장님이 최근에 휴가를 길게 쓰셔서 다른 책과 함께 이 책 읽어보시라고 했어요. 제가 책을 빌려줄 때 “그냥 가지세요”하는 책과 “꼭 돌려주세요”라고 얘기하는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은 후자였어요.


생선 : 원래 책하고 음반은 빌려주는 거 아닙니다. 그냥 먹는 겁니다. 전 진짜 많이 빌려줬는데 거의 대부분 못 돌려받았어요. 그게 빌려준 사람은 기억이 나는데 빌려간 사람은 기억도 못해요. 솔직히 너무 비싼 물건이 아니잖아요. 적당한 가격이기 때문에 별로 소중하게 생각 안 하는 것 같아요.


프랑소와 엄 : 근데 저희 팀장님은 빌려드리면 금방 읽고 주시는 편이에요. 저는 신뢰가 쌓인 분들한테 빌려드리고 있어요. 제가 최근에 또 어떤 분한테 다섯 권을 빌려드렸는데요. 제가 메모를 남겼거든요. 근데 그 메모를 자기가 갖든지 버려야 하잖아요? 그 메모를 그대로 붙여서 돌려주신 분이 계셨어요. 충격.(웃음)


생선 : 그 메모를 못 본 거 아니에요?

 

프랑소와 엄 : 안 볼 수가 없는데요.


생선 : 뭐 하시는 분이에요?


프랑소와 엄 :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캘리 : 그런데 제가 이 책 추천하고 싶은 사람, 프랑소와 엄 님이 물어보실까봐 준비를 했는데요.


프랑소와 엄 : 네, 물어볼 예정이었어요.(웃음) 네.


캘리 :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요. 싫은 것이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친구와 자주 하는 말이 있거든요. "나이 들면서 싫어하는 것만 많아져서 큰일이다." 이 얘기를 진짜 많이 해요. 너무 싫은 것이 많아져서요. 사실 제가 책 소개를 엄청 희망적으로 했지만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비관에서 싹트는 낙관을 겨우 한 줌 쥐는 책이라서요. 읽다 보면 가슴 꽉 막히는 대목도 되게 많아요. 그런데 어쩐지 마음이 좀 풀어지고요. 독이 끓다가도 해소되고, 이런 것들이 책을 읽고 나면 있더라고요. 제가 검증을 했으니까요. 저처럼 싫은 것이 많은 분들, 불만 많은 분들, 세상 때문에 열 받아서 스트레스 받는 분들, 이 책 읽고 ‘1밀리미터의 희망이라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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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선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