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 안녕하세요. 옆자리에 앉아 있는데, 이렇게 책 토크를 하게 되어 굉장히 낯선 느낌이 듭니다.
의정 : 반갑습니다. 지혜 님.
지혜 : 평소와 달리 친근하게 불러주시니 낯서네요.
의정 : 너무 사적으로 보일까 봐요. 언제까지나 공적 대화입니다.
지혜 : 우린 원래 공적인 사이인데(웃음). 그건 그렇고. 독자들이 바쁘실 테니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채널예스> 신설 코너입니다. 제목이 재밌어요. "왜 너는 이 책을?" 우리가 제목을 정하기까지 굉장히 고심했는데요. 마음에 드시나요?
의정 : 네 마음에 들어요. 1) 이 책을 2) 너는 3) 왜 선택했는가 명확하게 나타나네요. 이 책이 왜 좋은지 주관적으로 열심히 설명 드려보겠습니다.
지혜 : 기대됩니다. 첫 회가 중요한데요. 저는 고민 없이 책을 한 권 뽑았습니다. 출간을 기다렸던 책이기도 하고요. 제목은 『엄마는 숲 해설가』입니다. 제 선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의정 : 음, 굉장히 솔직하면 안 되는 거죠? 적당히 솔직해야 하는 거죠? ㅋㅋㅋ
지혜 : ‘엄청’ 솔직해져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의정 :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안 읽을 듯합니다.
지혜 : 하하하하하하하. 그렇군요. 엄마가 아니라서요? 예쁜 조카가 있다면 그래도 한 번 선택할 만한 여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만.
의정 : 네 엄마가 아니어서도 그렇지만, 엄마였어도 읽는다면 생태 공원 소개한 부분이라면 모를까, 생태 놀이 부분은 별로 와 닿지 않네요.
지혜 : 역시 주관이 뚜렷하세요. 이런 태도 무척 좋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복수할 차례인가요? 의정 님이 추천하는 책이 자못 궁금해집니다.
의정 : 과연 지혜 님에게 영업할 수 있을지(두근두근) 제가 고른 책은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입니다. 예전에 <주목, 이주의 신간>이라는 코너로도 소개해 드린 적 있는 책인데요. 채 다 못 읽고 주목하세요! 하면서 독자분들한테 소개해 드려서 양심에 찔리고 있었는데, 계속 찜찜하다 최근에 다 읽어보니 역시 좋은 책이더라고요.
지혜 : 오, 그렇군요. 복수심은 전혀 아니고요. 저야말로 그 책은 절대 안 읽을 것 같습니다. 제가 게임에 관심이 조금도 없거든요. 본격 게임 비평서로 알고 있습니다만. 권유 지수는 어떻게 되나요?
의정 : 100은 아닌 80 정도입니다. 정말 관심이 조금도 없는 사람과 반대로 너무 관심이 많아서 빠삭하게 게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재미없겠다 싶더라고요. 아~ 내가 왕년에 너구리 게임이랑 테트리스 정도는 해봤다~ 정도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혜 님의 이 책, 권유 지수는 어떻게 되나요?
지혜 : 독자마다 다를 텐데요. 3살에서 초등학생까지,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필히 읽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점수를 후하게 주는 걸 좋아하니. 90하겠습니다. (경쟁 모드 돌입)
의정 : 호오! 경쟁 들어가나요. 전 재미 지수 70에 지력 지수 50 드렸습니다. 그렇게 어렵진 않지만, 아무래도 비평서이다 보니 생각할 거리가 있습니다.
지혜 : 다음은 좀 객관적인 지수를 좀 드려볼까요? 『엄마는 숲 해설가』의 재미 지수는 70, 지력 지수는 30입니다. 특별히 큰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선 에필로그가 굉장히 재밌고 잘 썼어요. 자매가 쓴 책인데, 표지 모델이 저자의 딸과 딸의 친구입니다. 엄마 독자들은 이 표지를 보고 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표지는 인정하시죠?
의정 : 인정합니다. 아이들이 아주 귀엽네요. 핫도그가 먹고 싶어지는 기분도 들고.
지혜 : 그건 핫도그가 아니라 '부들'이라는 식물이에요. 책에도 '익으면서 적갈색의 긴 소시지나 핫도그 모양으로 자랍니다'라고 쓰여있어요. 이렇게 예리하다니, 갑자기 존경스러워집니다.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은 권유 지수가 가장 높은데요. 어떤 독자들이 읽으면 가장 좋을까요?
의정 : 일단 조금이라도 게임에 빠져 본 경험이 있다, 싶으면 폭넓게 재밌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가장 핫 했던 스타와 롤, 와우 같이 기념비적인 게임을 다루는 건 물론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개념이지만 SF 소설로 풀어도 훌륭한 테라포밍을 다룬 게임이라든지, 정당 정치를 직접 경험하는 게임 <데모크라시>나 <트로피코>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도 사회 현상과 연결해 흥미롭게 풀어 설명해줍니다.
지혜 : 헛, 테라포밍?! 처음 듣습니다. (죄송)
의정 : 저도 사실 책 읽기 전까진 몰랐어요 후후. 뭐니 뭐니 해도 책 구절에 '지금 시대의 뉴미디어인 게임'(131쪽)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저희가 또 '뉴미디어팀' 소속이지 않습니까? 팀 이름을 봐서도 지혜 님께 권유를....
지혜 : 제가 귀가 두껍고 잘 안 낚이는 편이라. 하하하. 제가 선택한 책에는 궁금한 점이 전혀 없으신 건가요? 저도 뭔가 어필을 하고 싶습니다.
의정 : 음…. 이번 주말 아이들과 같이 나갈만한 공원을 추천해주시겠어요?
지혜 : 삼청공원을 소개하고 싶네요. 저도 즐겨 가는 공간이고 도심과 가깝지만 전혀 서울 같지 않은 소박하고 정겨운 공간입니다. 아이와 함께 간식도 먹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숲속도서관도 추천하고 싶어요.
의정 : 숲속도서관이라, 멋지군요.
지혜 : 그렇죠? 『엄마는 숲 해설가』 서문을 읽고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장세이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빈손과 맨몸으로 즐길 수 있는 생태놀이, 예순 가지를 담았다"고요. '제철놀이'라는 표현이 딱 떨어져요. 부모들이 번거롭겠지만, 키즈카페는 좀 덜 가시고 근처 공원에서 아이들과 꽃 냄새를 맡아 봤으면 좋겠어요. 꽃을 잘 들여다보려면 확대경 '루페'를 구입하면 되는데, 2,000원 정도면 근처 생활용품 가게에서 살 수 있다는 꿀팁도 들어있어요. 양심상, 의정 님께도 어필의 기회를 드릴게요.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의 저자가 누군지 궁금합니다.
의정 : 이경혁 저자는 문방구 옆 오락기로 게임과 첫 인연을 맺은 후 쭉 게임과 친했던 분입니다. 대학교 때는 스타크래프트 열풍으로 휴학하고 준 프로게이머 생활까지 하셨다고 하네요. 2014년부터 <미디어스>에 게임 비평 칼럼을 연재하면서 게이머의 입장에서 게임이 사회와 갖는 연관성을 지속해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지혜 : 하핫, 흥미롭군요. 우리가 말이 길어지면 독자들이 지루해할 수 있어요. 이제 책 소개는 그만하고요. 우리 코너에 대해 짧은 어필을 하고 토크를 마쳐요.
의정 : 독자 분들도 여지를 남기는 게 궁금하실 테니.
지혜 : 요즘 독자들은 긴 글을 선호하지 않아요. 우리는 말을 줄여야 해요.
의정 : ㅋㅋㅋ 가능한 한 짧게 해보겠습니다. 저희 코너 책, 일단 보세요. 후회하시면 메일 보내십시오. 애프터서비스 가능합니다.
지혜 : 메일이 오면 정말 영광이겠군요. 아차차, 우리가 작년에 <내일 뭐 읽지?>를 매주 연재하지 않았습니까? 주제에 맞는 책을 3명이 추천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그냥 그랬어요. 아쉽게도. <너는 왜 이 책을?> 코너에서는 더욱 재밌고 편안한 느낌으로 책을 소개했으면 좋겠어요. 권유 지수가 높은 책, 만듦새까지 좋은 책을 소개했으면 합니다. 너무 이미 유명한 책은 좀 쉬게 내버려두고요.
의정 : 책임이 막중하네요.
지혜 : 의정 님의 앞으로의 포부, 또는 계획이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고 쉽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의정 : 포부는 하루에도 세 번씩 바뀌지만, 지금 포부는 '고상하지 않은 장르', '고상하지 않은 책'을 소개해보고 싶습니다. 책 중에서도 충분히 재밌고 남들에게 권유할 만한 책이요. 그나저나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군요
지혜 : 예 칼퇴가 아니고 정퇴가 올바른 말이라고 하더군요. 정퇴할 예정입니까?
의정 : 네, 정퇴하고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할 예정입니다.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을 읽고 게임을 해보면 더 즐거울 것 같아요.
지혜 : 핫, 끝까지 어필을. 저는 퇴근 후, 아들과 그림책을 읽을 예정입니다. 김영진 작가의 신작 그림책을 아들이 아주 좋아하거든요. 참고로 제 아들은 24개월입니다. 하하.
의정 : 마지막까지 영업을 하시다니!
지혜 : 의정 님이야말로 기자가 아니고 영업자 같을 때가 있으십니다. 그럼 우리 다음 주 금요일에 만나요! (라디오스타버전) 제에발~
의정 : 제바아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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