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공부의 기본’을 널리 알린 송재환 동산초등학교 교사가 ‘초등 공부법의 핵심’을 모은 『초등 2학년 평생 공부 습관을 완성하라』를 출간했다. 20년간 초등학교에서 저학년 담임을 맡아온 저자는 “초등 2학년에 제대로 된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아이의 장기적인 학습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길게는 20년이나 되는 학창 시절 가운데 첫 단추를 완전하게 꿰는 시기가 바로 초등 2학년이기 때문이다.
<채널예스>가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질문을 받았다. 초등학교 교사에게 꼭 묻고 싶은 질문은 수학 학습법, 부모와의 관계, 학교생활 태도 등이었다. 세 가지 사례로 질문했다.
초등학교 2학년 A군.
아직 수학은 집에서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학원의 도움 없이 엄마와 수학 문제집을 푼다. 시중 문제집 중에 사고력, 심화 문제집을 풀다 보면, 문제집 수준이 참 높게 느껴진다.
어려운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게 괜찮을까?
아이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집을 풀리는 부모들이 있다. 이런 부모들도 나름 이유가 있을 텐데, 어려운 문제를 풀다 보면 도전 의식이나 수학적 사고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부모의 욕심이다. 아이 실력에 비해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집은 수학적 사고력 향상을 가져오기보다는 수학적 좌절감만 불어넣어준다. 점점 수학적 자신감을 잃어가고 급기야는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가 된다. 수학 문제집 수준은 철저하게 아이의 수학 실력에 맞춰져야 한다.
아이가 풀었을 때 70점이나 80점 정도 나오는 문제집을 권하고 싶다. 너무 쉬워도 너무 어려워도 수학 실력 향상에 지장을 초래한다. 아이 실력에 맞는 문제집을 주로 풀되 아이 실력보다 좀 높은 사고력 문제집이나 심화 문제집을 병행해서 풀면 좋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하루 1시간 수학 공부를 시킨다고 할 때, 초반 30분 동안에는 아이 실력에 맞는 문제집을 풀고 나머지 시간에는 어려운 문제집을 풀면 좋다. 다만 어려운 문제집은 꼭 정답을 맞히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보고 문제를 풀기 위해 애를 쓰는 과정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좋다.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서 고민하다가 정답을 내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력은 향상된다.
학교 수학 익힘책 수준만 알고 넘어가면 부족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합니다. 수학 익힘책 수준도 결코 낮다고 말할 수 없다. 특히 수학 익힘책에는 수학 개념 원리에 충실한 문제가 많이 있기 때문에 여느 수학 문제집보다 수학 개념 원리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되는 워크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학 익힘책은 문제마다 ‘별’을 표시해 문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기본 문제는 ‘별’ 표시가 없으며 다음 단계는 ‘별 1개’, 가장 최고 단계는 ‘별 2개’이다. 아이가 최고 단계인 ‘별 2개’ 문제도 쉽게 푼다면 수학 익힘책 수준보다 높은 문제집을 풀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어려운 문제를 풀다 보면 아이는 짜증을 내고 엄마는 가르치다 화가 나고, 엄마와 아이 사이가 나빠지는 것 같다. 현명한 지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면서 가장 경계를 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아이와의 관계가 나빠지는 일이다. 공부는 잘 못하다가도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지만 관계는 한 번 틀어지면 좀처럼 잘 회복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다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낸다면 먼저 왜 그러는지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아이가 짜증을 내는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라고 본다.
먼저 계산을 싫어하는 아이다. 초등학교 수학 문제는 계산 문제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계산을 싫어하는 아이는 짜증을 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런 아이일수록 계산이 조금만 복잡해져도 심하게 짜증을 부린다. 이런 아이는 평소 연산 훈련 등을 통해 계산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짜증을 내는 또 다른 이유는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 수학은 예전처럼 단순 연산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긴 서술형 문제이고 풀이 과정도 자세하게 적어야만 하는 서술형 평가 문항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문제들은 문제의 길이가 길다 보니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의 경우 문제 자체가 이해되지 않기 때문에 짜증이 난다. 이런 아이는 수학 문제집을 아무리 많이 풀어도 수학을 잘하기 어렵다. 책 읽기를 통해서 이해력을 높여야만 수학도 잘할 수 있다.
초등학교 2학년 B군.
1학년 학교 상담을 가서 알았다. 아이가 학교 수업시간에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교실을 돌아다니고, 친구가 문제 푸는 걸 보면서 ‘맞네 틀리네’ 참견한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물어보니 수업이 너무 쉬워서 재미없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는 수학학원을 관두고 선행학습도 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그런데 2학년이 되어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고 독서량이 많아, 또래 친구들보다 지식이 풍부하다는 걸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모르는 것, 좋아하는 것을 배울 때는 수업태도가 괜찮지만 아는 것을 배울 때 수업태도가 좋지 않은 아이. 지도 방법은? 무엇이 있나?
수업 시간에 수업을 방해하고 다른 사람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그 중에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같은 병이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어휘력이나 이해력이 떨어져서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원인 외에도 규칙 준수 능력이 떨어져서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수업 시간에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그것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거나 훈련되지 않으면 규칙을 잘 지키지 못하곤 한다. 사례의 아이는 이 경우에 속하지 않나 싶다.
모르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을 배울 때는 수업 태도가 좋지만 아는 것을 배울 때 수업 태도가 좋지 않은 아이는 규칙 준수에 대한 의식이 다소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저학년 아이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도덕성 가운데 한 가지는 규칙 준수다. 어떤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알고 그 규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학년 때 규칙 준수에 대한 훈련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아이는 커가면서 준법정신 함양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아이에게 공동체 생활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 일방적인 훈계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들이 일어날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대답해보게 하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이 먼저인 아이에 대한 지도 방법이 궁금하다.
머리보다 행동이 먼저인 아이는 성장 과정 중에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 등을 충분히 표현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의 말이 서툴거나 미숙하다는 이유로 아이의 말을 끝까지 안 들어주거나 혹은 아이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부모가 알아서 해결해주는 식의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행동이 앞서는 아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이 앞서는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 등을 말로 표현하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를 표현할 때 과격하거나 거친 행동이 아닌 말로 표현하는 방식을 익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인내가 요구됩니다. 아이가 말을 마칠 때까지 끊지 않고 들어주며, 손짓이나 표정보다는 말로 표현하게 하고, 잘못된 감정 표현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는 자세가 부모에게 꼭 필요하다.
초등학교 2학년 C군.
체육 시간에 같은 반 친구들은 모두 피구를 하는데, 참여를 거부한다. 왜 안 하냐고 물었더니, 햇볕이 쨍쨍해서 더운데 피구를 하면 땀이 나서 싫다고 답한다. 이기고 싶고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여럿이서 하는 놀이나 수업이 불편하다고 한다.
이 아이에 대한 현명한 지도 방법은 무엇인가?
사례의 아이는 두 가지 중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우선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가 아닐까 싶다. 운동을 싫어하는데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하고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경우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일부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운동을 강요하기란 참 쉽지 않다.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에게 운동이란 심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집중력, 사회성, 자신감 등을 향상시켜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운동부터 맛을 보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으로 이 아이는 관계를 어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이 하고 싶은 운동이 친구들이 하고 싶은 운동과 상충될 때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는 이 과정을 매우 어려워한다. 게다가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나 게임 등을 잘 즐기지 못한다.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나 게임은 자기표현 능력, 사회성, 의사소통 능력, 관찰력, 조작 능력, 도덕성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한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종합 예술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친구들과 놀이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이런 능력들이 골고루 함양되지 않으면 어렵다. 이런 아이에게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시간과 기회를 많이 주어야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으리라 본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놀이는 밥과 같다. 또한 ‘놀지 않으면 바보 된다’라는 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2학년 선생님 시선으로, 학교에서 예뻐 보이는 아이는 누구인가?
‘아이다운 아이’가 예뻐 보인다. 여기서 ‘아이답다’라는 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먼저 아이다운 아이는 아이답게 순수한 아이를 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정말 한 번이라도 더 쓰다듬고 안아주고 싶은 아이는 아이의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이다. 순수한 아이는 교사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교사로 하여금 가르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니 예의 바른 아이가 예뻐 보인다. 교사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받을 때가 많은데 그런 경우를 살펴보면 대부분 교사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을 때다. 교사에게 말을 함부로 한다든지, 담임교사를 보고도 인사를 안 한다든지 등과 같은 행동을 하면 상처를 받는다. 교사에게 인사를 잘 하거나 존댓말을 잘 쓰는 것처럼 사소하지만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아이들이 참 예뻐 보인다. 이렇게 예의범절이 잘 갖춰져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뿐만 아니라 그 아이의 부모도 참 대단해 보이곤 한다.
2학년 학부모들에게 꼭 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유를 잃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많은 부모들이 너무 ‘조급증’이라는 덫에 걸려 있다. 다른 아이들은 다 뛰고 있는데 내 아이만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뛰게 만들곤 한다. 이런 현상은 모두 다른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면서 비롯되는 것들이다. ‘조급하면 타고난 것마저 잃게 된다’라는 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꽃봉오리를 찢는다고 과연 꽃이 일찍 필까요? 타고난 것마저 잃게 될 뿐이다.
조급증을 버리라고 하니 아무 대책 없이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들도 가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세면 늦는다’라는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10세 정도가 되면 자기주장이 엄청 강해지기 때문에 부모가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해도 이미 때는 늦다. 이런 의미에서 2학년은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마지막 시리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특히 독서 습관,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은 꼭 2학년 때까지는 아이 몸에 붙여줘야 하는 필수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명심보감』 「성심편」에 나오는 한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天不生無祿之人 地不長無名之草
(천불생무록지인 지부장무명지초)
하늘은 복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이 구절에 의하면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은 복 있는 인생이고 가치 있는 인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부모들이 항상 가슴에 새기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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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2학년 평생 공부 습관을 완성하라송재환 저 | 예담friend
‘초등 공부법의 핵심’만을 모은 『초등 2학년 평생 공부 습관을 완성하라』를 예담프렌드에서 출간했다. 초등학교에서 오랜 기간 저학년 담임을 맡아온 저자는 초등 2학년에 제대로 된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아이의 장기적인 학습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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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iuiu22
201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