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대구광역시 봉덕동 외가에서 태어났다. 대대로 평안북도 정주군 남서면에서 살아온 수원 백씨 집안이었으나, 변호사였던 아버지는 납북되었다. 유년기에 아버지의 납북과 고향 상실이라는 가족사적 배경으로부터 분단의 고통을 일찍부터 체험했으며 이 체험은 뒷날 민족문학, 분단극복 문학의 정서적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54년 경기고등학교 재학 중 미국 뉴욕의 <헤럴드 트리뷴 Herald Tribune> 지가 주최하는 세계 고등학생 토론대회에 한국대표로 선발되었으며, 1955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학교에 입학해 영문학과 독문학을 공부하였다. 1959년에는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마치고 1963년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한 이래 편집인?발행인 등을 역임하며 분단현실의 체계적 인식과 실천적 극복에 매진해왔다. 서울대 명예교수, 시민방송 RTV 명예이사장,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를 역임했으며, 2015년 11월까지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인으로 일했다.
1970년대에 세운 백낙청의 민족문학론은 진보적 문학 논의에 끊임없는 동력원이었으나 그만큼 도전과 비판에 시달렸다. 보수주의 지식인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1980년대에는 더 급진적인 이론가들로부터 ‘계급문제를 무시한 소시민적 이론가’로 몰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 그의 문학이론은 ‘객관적 진리의 철저한 인식에 더 투철했다’는 관점에서 다시 조명되면서 재평가되었다.
저서로 『민족문학과 세계문학』(전 2권), 『인간해방의 논리를 찾아서』, 『민족문학의 새 단계』,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 『흔들리는 분단체제』, 『통일시대 한국문학의 보람』,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과 평론선집 『현대문학을 보는 시각』 외에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21세기의 한반도 구상』 등 다수가 있다. ‘제2회 심산상’, ‘제1회 대산문학상’(평론부문), ‘제14회 요산문학상’, ‘제5회 만해상 실천상’ 등을 수상했다.
한반도식 통일, 현재 진행형
백낙청 저 | 창비
사회비평서이자 시국론집으로써 '한반도식 통일은 현재진행형'이라는 도발적인 명제를 제시한다. 이것은 단지 희망적인 선언이 아니라, 저자인 백낙청 자신이 오랫동안 정리해온 개념적 구도 속에 자리한 것이다. 그는 단일형 국민국가(unitary nation-state)로의 '완전한 통일'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과 자세로 나설 때 남북의 '1단계 통일'은 결코 먼 앞일이 아니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작업임을 역설한다. 또한 남북 현정권의 일정한 안정성을 보장하고 남북 간 주민 이동의 적당한 통제를 인정하는 국가연합 형태야말로 국가형태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한다.
통일시대 한국문학의 보람
백낙청 저 | 창비
1990년 『민족문학의 새단계』가 출간된 이후 발표된 19편의 작품비평과 이론비평을 엮고, 통일시대를 맞이하는 문학의 논리를 점검하는 새 글을 붙인 문학평론집이다. 제목에서 보듯 백낙청은 우리 사회가 이미 새로운 시대인 통일시대에 들어섰으며, 한국문학이 내장한 활력이 시대의 활기로 이어질 것임을 진단한다. 1부에서는 민족문학을 둘러싼 국내외적 상황 분석과 시기별 작품비평을 결합한 글들을, 2부에는 섬세한 분석과 탁월한 감식안으로 주요 문학작품을 분석한 작품론을 실었으며, 3부에는 리얼리즘-모더니즘 논의를 비롯해 다양한 심포지엄 현장에서 이뤄진 토론문을 정리해 수록했다.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
백낙청 저 | 창비
2009년 출간된 백낙청의 네 번째 사회평론집으로, 급변하는 한반도의 정치?사회 현실을 진단하고 시민참여 통일과정을 재점검하면서 그 실천적 개념으로 '변혁적 중도주의'를 제안한다. 2008년 정권교체 이후 파국으로 내닫는 혼미한 정국 속에서 경제, 민주주의, 남북관계에 걸쳐 심각한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백낙청은 당면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구적인 반민주세력은 물론 공허한 급진노선이나 안이한 개혁노선을 배격하고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가 연대해 총체적인 변혁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한반도식 통일에 수반돼야 할 마음공부를 제시하고 대학 개혁과 새로운 인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시련에 빠져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 있는 글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연합 건설,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개척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백낙청 회화록
백낙청회화록 간행위원회 저 | 창비
1968년 1월부터 2007년 6월까지 평론가 백낙청이 참여한 좌담, 대담, 토론, 인터뷰 등을 엮은 회화록(會話錄)으로 전 5권으로 출간됐다. 선우휘, 김동리, 리영희, 강만길, 이매뉴얼 월러스틴 등 당대 국내외의 133명의 지성(국내 121인, 해외 12인)들과 나눈 총 88편의 회화들을 3,000여 면에 달하는 지면을 통해 기록하고 있다. 『백낙청 회화록』은 민족문학론?분단체제론 등을 통해 우리 시대 현안에 대응하는 굵직굵직한 실천적 이론을 정립해온 백낙청 개인의 사상적 편람이기도 하며 133명의 집단지성의 기록이기도 하다. 또한 문학과 인문학, 통일과 여성?환경문제를 넘나드는 실천적 지성 백낙청의 궤적과 분단과 독재의 시기를 넘어 자주와 민주주의를 키워온 우리 지식인들의 치열한 고뇌를 함께 담고 있다. 40년에 걸쳐 이어진 거대한 사상적 흐름을 통해 한국 현대사와 문학사의 쟁점에 대응해온 우리 지성의 면모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2013년체제 만들기
백낙청 저 | 창비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표를 역임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힘써왔으며 2011년 시민사회, 종교계 등 각계각층의 원로들과 함께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를 주도해온 백낙청 평론가의 책 『2013년체제 만들기』는 2012년 양 선거를 앞둔 국내정세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또 김정은체제로 이동하는 북한의 변화와 대북정책에 대한 진단도 함께 읽을 수 있다.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이끌어낸 87년체제가 여전히 그 효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변화된 새로운 시대에 걸맞지 않은 낡은 체제로서 극복의 대상이 되었다는 분석들이 제기되어왔고, 그러한 논의를 주도했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2012년 총선거와 대통령선거를 통해 새롭게 시작될 2013년은 87년체제 못지않은 큰 변혁을 이끌어낼 새로운 시대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고 주창해왔다. 『2013년체제 만들기』는 그간의 저자의 논의들을 집약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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