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내가 본 만화 중 최고!
작가는 에피소드마다, 심지어 주인공들의 성격에도 재미난 철학 사상을 담아 놓았습니다. ‘검은 수염’을 처음 본 순간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악당이지만(그것도 아주 악한!) 저의 머릿속에서는 니체가 말한 바 있는 술의신 디오니소스의 형상이 그려졌습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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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철학의 세계에 어서 오시라. 아시다시피, 철학은 깊이 있는 사고입니다. ‘철학’이라는 열차에 오르면, 우리는 그간 보지 못했던 세계와 만날 수 있지요.

 

수년 전 어느 날, 저는 심심풀이로 몇 개의 인형을 뽑아 집으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걸 본 조카 녀석은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라, 쵸파다! 루피다! 삼촌도 『원피스』 좋아해요?” 솔직히 말하건대, 저는 원피스라는 이름을 이때 처음 들었습니다. 이렇게나 인기 있는 만화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지요.

 

얼마 후, 아마도 일에 지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 쉬기로 했을 때일 겁니다. 강의실 한구석에 모인 학생들이 『원피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었습니다. ‘최고의 만화’라고 어찌나 흥분해서 말하던지. 저도 어릴 적에는 손에서 만화책을 놓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기본적으로 만화를 참 좋아하지요. ‘설마 그 정도일까’ 싶었지만 마침 쉬고 있던 터라, 얼마나 재미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직접 보기로 했습니다.

 

고작 몇 권을 보았을 뿐인데,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제가 본 만화 중에서 단연 최고였습니다. 작가는 에피소드마다, 심지어 주인공들의 성격에도 재미난 철학 사상을 담아 놓았습니다. ‘검은 수염’을 처음 본 순간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악당이지만(그것도 아주 악한!) 저의 머릿속에서는 니체가 말한 바 있는 술의신 디오니소스의 형상이 그려졌습니다. 웃고 있는 모습은 마치 디오니소스의 혼령 그 자체가 들어간 듯했지요. 작가가 정말로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는 철학과 교수입니다. 사물을 절로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습관이지요.

 

답이 무엇이든지, 혹은 있든 없든 간에 저만의 철학 관점으로 『원피스』 이야기를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 이렇게 마음은 먹었지만 추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동기라는 것이 필요한 법입니다. 3년 남짓 생각만 가진 채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인정하려 하지 않겠지만, 사실 이런저런 일로 꽤 바쁘기도 했답니다.

 

어느 날 페이스북에 접속해 타임라인을 훑어보는데, “모 대학에서 만화와 관련이 있는 수업을 개설하였더니 수강생이 꽉 찼더라.”는 게시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강생이 꽉 찼다’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지만(저는 모두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규모 수업을 좋아합니다), 저도 한번 댓글을 남겨 보았습니다. “그럼 나도 수강 생이 꽉 찰 ‘원피스 철학 수업’을 개설해야겠군.” 웃으며 한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만 화판華梵 대학 인문교육 연구센터에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바로 그 ‘원피스 철학 수업’을 교과목으로 만들겠다는 전화였지요. 이튿날에는 교육과정 담당자와의 미팅이 잡혔습니다. 그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이 수업만 개설된다면, 아마 교수님은 수많은 인터뷰에 응해야 할 겁니다!”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고, 제안 내용이 버거웠던 까닭에 거절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의 열정에 감동받아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지요. 정말 이 수업이 개설될 수 있을까? 과연 이 수업 내용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까? 그래! 한번 해 보자! 우선 강의용 원고를 써 보기로 했습니다. 잘만 하면 흥미로운 수업이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지요.

 

문화부의 자오종趙總 편집장에게 이야기하자, 그 역시 관심을 보이며 기꺼이 돕겠다고 했습니다. 만에 하나 수업을 개설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원고가 괜찮다면 출판은 할 수 있으리라는 마음으로임했습니다. 그 후로 『원피스』 세계에 나타난 다양한 철학 이야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한 장 한 장 쓰면 쓸수록 『원피스』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가능하다면 그들과 나눈 이야기도 수업 자료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지요.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니 눈이 금세 피곤해지더군요. 그래서 손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이때 타자를 쳐 준 화판 대학의철학과 학생 조우지에뢰이鄒杰叡, 리우옌즈劉晏慈, 린지아위林佳諭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들 덕분에 책을 만드는 동안 많은 수고를 덜었습니다.

 

제가 집필하는 것을 알고 있던 많은 동기들도 흥미를 가지며 관심을 가져 주었습니다. 이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책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도 있었지만, 마침표에 대한믿음이 없었다면 중간에 그만두었을 것입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곁에서 힘을 주셔서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완성됐습니다. 저도 이 책을 무척 좋아하지만, 여러분도 좋아하길 바랍니다.

 

지지엔즈冀劍制
봄비에 안개가 깔린 화판 대학의 훼이췌이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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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식 인생철학 지지엔즈 저/오혜원 역 | 지식여행
이 책은 《원피스》 속 등장인물의 성격과 대사에서 철학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인생관을 찾아내 친절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생각을 바꾸면 여러분의 인생에 수많은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을 토대로 ‘원피스 철학 수업’을 진행해 대만 사회에 크나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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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식 인생철학 #지지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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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강이숨트는새벽

2016.02.19

일단 패기는 두르고 시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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