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월요일 저녁, 소설가 김영하의 산문 3부작 중 마지막을 장식하는 책 『읽다』 출간을 기념해 강연이 열렸다. 강연이 열린 공간은 김영하 작가를 만나러 온 수많은 독자들로 가득 메워졌다. 그리고 곧이어 독자들의 힘찬 환호와 함께 김영하 작가가 무대 위로 등장했다.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라는 부제가 달린 책 『읽다』에는 김영하 작가가 그간 읽어온 여러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읽기’라는 행위가 갖는 의미를 그만의 스타일로 사유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김영하 작가는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독자들에게 강연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책을 출간하고 한 번 정도는 꼭 강연을 하잖아요. 그게 굉장히 각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한 것이죠.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 사람인 이이언씨가 말해준 이야기인데, 가수는 단독 공연을 할 때 자기가 물만 마셔도 사람들이 웃는대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단독 공연의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제가 강연을 할 때에도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엉뚱한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여기 계신 대다수의 분들이 제 책을 읽어왔을 테니까요.”
『보다』, 『말하다』, 『읽다』로 이어진 이번 산문 3부작은 사실 가장 마지막으로 출간된 『읽다』를 내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다고 한다. 김영하 작가는 책을 펴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가 읽은 책들에 대한 산문집을 내야겠다는 막연한 구상이 있었는데, 출판사에서 잡지에 썼던 글, 강연한 내용도 책으로 내자는 제안을 하셔서 얼떨결에 3부작이 완성됐어요. 『읽다』는 처음에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를 책으로 잘 묶어보자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굉장히 많은 분들이 『보다』와 『말하다』를 좋아해주셔서 일이 점점 커지는 바람에 지난 여름에 6회에 걸친 강연을 준비하게 되었고, 강연 원고도 전부 새로 쓰게 되었습니다. 그 강연을 통해 문학사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을 담아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작했는데요. 그 시기에 메르스가 덮치면서 심란한 분위기 속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저희 집에 포크레인이 들어오는 일까지 벌어졌어요. 올해 가장 중요한 일을 꼽자면 그 여섯 번의 강연 속에서 『읽다』를 묶어낸 것이고, 또 한 가지는 포크레인과 싸운 것인데 그 두 가지 일들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죠. 처음에는 일을 괜히 크게 벌였나 싶었는데, 이렇게 해놓고 보니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小雪)에 소설(小說)을 생각하다
김영하 작가는 “내가 했던 여섯 번의 강연이 거의 열두 시간 가까이 된다. 오늘 강연에서 그것들을 한 시간으로 추려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집에서 준비를 했지만 힘들어서 포기했다. 차라리 새로 쓰자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조금 다른 주제로 준비를 해봤다”라며 강연 당일 아침에 정리한 따끈따끈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큰 주제는 ‘읽기의 또 다른 이유’였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인터넷에 접속해보니까 실시간 검색어 4위에 소설이 떠있더군요. 그래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클릭을 해봤더니 그 소설(小說)이 아니고 ‘소설(小雪)’이었어요. 왠지 속았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이 얼마나 재미있는 우연입니까. 지금 여러분은 소설(小雪)에 소설가가 소설(小說)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러 오셨습니다. 오늘이 영하(零下)의 날씨였으면 더 완벽했을 텐데요(웃음). 어쨌든 제가 명색이 소설가인데 소설(小雪)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기분이 들어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은 눌러서 디테일을 확인하는 사람이에요. 디테일에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숨어있잖아요. 그렇게 소설이라는 절기에 대해 알아봤더니, ‘손돌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에 해당되는 소설 즈음이 되면 대개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가 추워진다. 이 시기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부르는데, 뱃사람들은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손돌의 전설은 바로 이 소설에 얽힌 배경 이야기다.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공 중에 손돌이라는 사람이 있었고, 그는 피난 가는 왕을 모시게 되어 뱃길을 서두르고 있었다. 왕이 보기에 손돌이 일부러 물살이 급한 뱃길로 노를 젓고 있다는 의심이 들었고, 신하를 통해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전했다. 그러나 손돌이 아랑곳하지 않자 왕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배 위에서 손돌을 참수했다. 죽기 전 손돌은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이에 그는 바가지를 꺼내 이 바가지가 가는 길로 뱃길을 잡으라고 말했다. 물살이 점점 급해지자 왕과 그 일행은 손돌의 말대로 바가지를 물에 띄웠고, 무사히 뭍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왕은 손돌의 충심을 깨닫고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었다고 한다.
김영하 작가는 “이 모든 것이 검색어 하나를 잘못 눌렀다가 오늘 아침에 알게 된 것들”이라며 자신은 소설가이다 보니까 이런 이야기를 보면 자연스럽게 상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는 손돌을 고려 고종 때 사람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조선 인조 때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실존인물이기에는 약간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돌목(孫乭項)이나 손돌바람이라는 말이 먼저 있었는데 후대 사람들이 말의 유래를 몰라 적당히 갖다 붙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이어서 이야기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이야기를 창작했고, 해마다 소설만 되면 누군가 이 이야기를 보게 되는 것이다.
“소설이라는 절기를 사람들이 기억하는 한, 손돌이라는 무명 어부는 이렇게 그럴듯한 이야기 속에 배치됨으로써 영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래 살아남는 이야기가 갖는 특성을 ‘손돌의 전설’은 갖고 있어요. 일단 이야기 세팅이 좋아요. 나라가 평화로우면 왕이 사람을 죽일 리가 없잖아요. 지금 왕이 쫓기고 있는 상황이니까 당연히 성질이 급해져 있겠죠. 게다가 조선의 왕들 중에서 물을 가까이 한 왕이 없어요. 왕들은 배를 탄 적이 없어요. 그런 사람이 배를 타고 강화도로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예민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왕에게 감정이입을 하지 않아요. 우리는 비슷한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하죠. 갑자기 임금을 만나게 된 손돌이라는 평범한 사공에게 독자들은 마음을 쓰게 되고, 결국에는 그의 편이 될 수밖에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설득력 있는 배경 설정과 함께 구체적인 지명이 사실감을 더해주었고, 독자들이 감정이입 할 수 있는 인물을 배치해 그 인물의 운명이 좌우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잘 만든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 짧은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었을까. 이야기 속에서 소설이라는 절기는 손돌이라는 탈것에 실려서 전달된다. 즉, 이야기를 통해 ‘강화도나 김포 즈음에 사는 어부는 소설 즈음 되면 배를 띄우지 말라’는 기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권력자를 만나면 조심하고 일단 피하라’는 중요한 교훈도 전달한다. 김영하 작가는 이것이 전 세계의 모든 이야기들이 갖고 있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언어를 사용한 직후, 여러 부족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 어느 부족은 이야기를 굉장히 사랑했습니다. 구성원 중에서 이야기를 잘하는 할머니가 있고, 밤만 되면 부족 사람들이 모두 모여 할머니 곁에서 이야기를 들었겠죠. 반면 어떤 부족은 이야기를 싫어했고 그 사람들은 곧 멸종됩니다.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야기에 대한 우리의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아요. 우리는 영원히 이야기를 소비합니다. 이야기를 싫어했던 부족이 멸종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를 잘 전달하는 쪽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아이들, 어른들에게 쉽고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교훈을 전달한 것이죠. 그것이 바로 옛날 이야기들이 한 가지씩은 꼭 교훈을 담고 있는 이유입니다. 손돌 이야기 역시 전형적인 옛날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이런 이야기들만 살아남아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 결정과 문학작품
하지만 우리는 현대소설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현대소설들은 옛날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다. 우리는 현대소설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교훈을 찾아낼 수 있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김영하 작가는 “우리는 『마담 보바리』에서 바람을 피면 안 된다는 교훈만을 얻으려고 그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니다. 현대소설은 그 위에 다른 여러 개의 층위를 얹어놓는다. 만약 현대소설이라면 우리는 손돌의 내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현대소설은 독자에게 주인공의 내면과 고통에 대해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주인공을 자신과 동일시하게 만들고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것과 관련해 김영하 작가는 요즘 자신이 읽고 있는 책 한 권을 소개했다. 페터 비에리의 『자기 결정』이라는 책이었다.
“처음 봤을 때는 철학 책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문학에 관한 책이었어요.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자기 결정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이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가, 그럴만한 여유가 있는가에 대해 모두들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페터 비에리는 자기가 자신의 삶을 결정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봅니다. 그는 행복하고 존엄한 삶을 위해서는 자기 결정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자기 결정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면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어떠한 매개가 필요합니다. 페터 비에리는 그 중에서도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페터 비에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과거를 자기 언어로 서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 기억을 서술함으로써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은 주인공이 겪은 과거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주인공의 시점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읽으면서 자신의 과거를 비슷한 방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배우게 되고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또한 여러 입장에 서봄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선택하게 된다.
“혼자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주관식 문제라고 한다면, 문학작품을 통해 자기 내면을 보는 것은 잘 만들어진 객관식 시험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기억, 과거에 대한 것을 서술하면서 통합적인 자아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문학작품을 읽는 것입니다. 페터 비에리는 더 나아가서 그것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요. 자신의 경험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쓰지 않으면 그 사람의 기억과 과거는 정립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게 되죠.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쓰면서 적절한 언어를 찾는 과정이 자기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 더 분명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언어를 얻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가상의 인물을 통해 흥미롭고 편안하게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가게 된다. 페터 비에리는 현실은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며, 폭력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정제되어 있지 않은 현실 속에서 우리 자신의 현재를 정리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상황을 단순화해야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번에 걸쳐 반복하면서 내면 세계에 대해 알아가고, 나아가서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페터 비에리는 이에 대해 내면의 실루엣을 알아가는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
우리가 현실 속 인물에 자신을 반추해서 생각하는 일은 사실 매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상상으로 공감 능력을 훈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했던 손돌의 전설로 다시 돌아가 김영하 작가는 “손돌이 평범한 어부일 때보다, 인조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는 전직 관료일 때 우리는 인간의 내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인조가 신경증,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복잡한 인물일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고 전했다. 페터 비에리는 책 속에서 ‘적확한 언어로 자신의 기억과 과거를 서술하는 것이 자기 인식의 단계’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김영하 작가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속 한 대목을 떠올렸다.
“우편배달부는 ‘시인이 되면 말하고 싶은 것을 다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시인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파블로 네루다는 그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물어봅니다. 그러자 열아홉 살의 우편배달부는 ‘시인이 아니라서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조차 말할 수가 없고, 그것을 말하기 위해서라도 시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기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모른다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결정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을 통해 가능한 것이죠.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계속 말하고, 그것을 언어로 정의해야만 시인이 되는 것이고 일단 시인이 되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해 쓰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자기 결정에 도달하는 중간 단계에는 자기 인식이 있다. 자기 인식은 우리가 편견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인식에 도달함으로써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는 성숙한 인간이 된다.
“우리는 스스로 결정하는 삶이 행복하고 존엄한 삶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은 자기 결정이란 쉽지 않고, 문학작품을 읽거나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이 이를 돕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아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우리의 자기 결정을 위협하는 것들로 가득 차있다는 것입니다. 그들 중 몇몇은 아예 우리를 조종해서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노예로 만들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조종하려는 사람이나 세력에 대해 알아차릴 수도 있고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마케팅, 광고가 우리를 조종할 수도 있죠.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고객은 자신이 누군지 잘 몰라야 합니다. 우리가 자기 인식을 한다면 물건을 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자아상을 확실히 한다면 대부분의 마케팅은 헛수고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마케팅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는 데에서 출발해서, 그 상태를 지속시키려 합니다. 우리가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바로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자아를 지키고 그것을 조금 더 명확히 함으로써, 자기를 잘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결정하는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읽기와 함께 시작됩니다. 읽기는 우리의 자아를 위협하는 온갖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행하는 일종의 전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강연 중에, 소설가는 무언가에 빠져 들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생각을 이어나가는 사람이라고 김영하 작가는 말했다. 우연히 클릭한 실시간 검색어에서 시작해, 그는 우리가 이야기를 읽는, 읽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나아가서 나에 대해 알아가고, 자기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독자들에게 선물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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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김영하 저 | 문학동네
『읽다』는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문학작품을 읽을 때 우리에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위대한 작품들을 위대하게 만드는 특질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 김영하만의 유려한 스타일로 풀어낸 산문이다. 책과 독서에 관한 가장 치열하고도 매혹적인 사유, 고대 그리스로부터 현대의 문학작품과 ‘미드’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종횡하는 문학 탐사, 문학적인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풍요로운 질문과 대답, 그리고 김영하만의 깊고 방대한 읽기의 역사. 읽기에 관한 이 강렬한 산문은 ‘책의 우주’에 접속하도록 연결해주는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길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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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예원
재미있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책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보름달
201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