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잡함과 다채로움의 경계
트웬티 원 파일럿츠(Twenty One Pilots) < Blurryface >
글ㆍ사진 이즘
201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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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 출신 2인조 밴드 트웬티 원 파일럿츠는 번잡함과 다채로움의 경계에서 외줄을 탄다. 이들의 음악은 다양함을 하나의 장르로 삼고 있어 한 군데에 매여있을 필요가 없고, 자유롭게 각 영역을 넘나든다. 드럼과 피아노가 깔아주는 기본 판에 일렉트로닉, 힙합, 얼트 록 등 색색의 재료를 붙인 총천연색 콜라주라고나 할까.

 

전작 < Vessel >이 그래도 일렉트로닉과 힙합을 기반으로 삼고 있었던 데 반해 < Blurryface >의 구성은 더욱 복잡해졌다. 피아노와 드럼 사운드를 중심에 세워 깔끔하게 달려나가는 「Tear in my heart」가 있는가 하면 힙합 비트의 「Stressed out」이 있고, 「Doubt」의 경우는 최신 유행 트랩을 전면에 내세운다. '마음만은 기타'인 우쿨렐레 연주의 「We don't believe what's on TV」와 「The judge」는 젊은 록 밴드의 직선적인 멜로디에 변칙적인 리듬을 섞었다. 레게 리듬에 잔향을 섞은 덥(Dub)만이 흐릿한 공통점이다.

 

이렇게 개별적 감상으로는 다소 의아한 백화점식 구성이지만 앨범 감상에 있어 이질감은 그리 크지 않다. 새로운 바탕으로 삼은 덥 사운드가 「Ride」나 「Lane boy」, 「Message man」 등 앨범 전체에 고르게 포진되어 있고, 친화적인 멜로디가 어색함의 쓴 맛을 어느 정도 잡아주는 덕이다. 메인 싱글로 낙점된 「Fairly local」의 느릿느릿한 전자 음 진행과 깔끔한 록 트랙 「Heavydirtysoul」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지만 핵심 구절을 각인시킬 멜로디 하나는 동일하게 갖추고 있다. 고민으로 가득한, 냉소적인 분위기의 가사도 일관성을 부여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신선함을 높이 평가한 대중의 선택으로 < Blurryface >는 밴드에게 첫 번째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의 자리를 선사했다. 하지만 달콤한 메이저의 성공이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싱글 차트에서의 부진에서 보이듯 확실한 한 방이 없고, 구성의 한계 상 라이브 무대에서 힘이 배로 떨어지는 등 한계도 명확하다. 다채로운 재료들을 하나의 요리, 하나의 맛으로 잡아내는 조화의 미덕이 필요한 때다.

 

2015/06 김도헌(foerver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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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녹여낸 서정, 김일두〈달과 별의 영혼〉
- 색의 부재, 김예림 〈SIMPLE MIND〉 
- 건실한 싱어송라이터, 브랜든 플라워스 〈The Desired Effect 〉 
- 핫한 신인, 제임스 베이 〈Chaos And The Calm〉
- 샤이니의 낯선 신보, 〈Od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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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트웬티원파일럿츠 #Blurr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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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