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후회는 일시적인 감정
인생이란 묘하게도 살다 보면 ‘잘한 일’이 ‘잘못한 일’로 뒤집히는가 하면 ‘후회한 일’이 ‘현명한 결정’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후회는, 알고 보면 일시적인 감정일 때가 많다.
글ㆍ사진 한설
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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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짜기 마을에 신동 소리를 듣는 소년이 있었다. 어른들이 소년에게 권했다.

 

“이제는 세상에 홀로 나가 더 많은 것을 봐야 할 때가 아니겠느냐?”

 

그러나 소년은 망설였다.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남겨놓고 혼자 도회지로 떠나자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소년은 한 달여를 고심한 끝에 스승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다. 스승은 이야기를 듣고는 붓글씨로 세 글자를 써서 소년에게 주었다.

 

불요파不要?.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뜻이었다.


“인생에는 아홉 글자의 비결이 있다고 한다. 내가 오늘 너에게 세 글자를 써주었으니 청년이 될 때까지 이 글자대로 따르면 크게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소년은 스승의 집을 나서며 깨달았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감에, 가족 걱정보다 앞선 것은 마음속 두려움이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소년은 바다처럼 넓은 세상으로 뛰어들었다. 각지에서 몰려든 친구들과 우정을 쌓으며 실력을 겨루었고 마침내 성공의 문턱에 들어섰다. 당당한 청년이 되어 남 부럽지 않은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속은 번민의 연속이었다. 넓은 세상에는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그야말로 부지기수였다. 성공의 한 계단을 오를 때마다 더 많은 경쟁자와 부딪쳐야 했다. 경쟁에서 뒤질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청년을 초조하게 했다.

 

명절을 맞이해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연로한 스승을 찾아가 다시 가르침을 청했다. 스승은 청년의 성공담을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붓글씨로 다시 세 글자를 써서 청년에게 주었다.

 

불요기不要棄.

 

‘포기하지 말라’라는 뜻이었다.

 

“이제 너는 여섯 글자를 알게 되었다. 인생의 비결 가운데 3분의 2나 알게 되었으니 크게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

 

청년은 성급함으로 금방 싫증을 내고 포기하거나 조급함으로 스스로를 몰아가지 않도록 조금 더 진중하게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둘러봐야겠다는 지혜를 얻었다. 세월이 흐르고 청년은 중년이 되었다. 꽤 성공했지만 그 자리에 오르는 동안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다. 특히 곁에 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을 오해나 이해관계의 충돌 때문에 잃어야만 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의 한계와 무능력을 자책하기도 했다.

 

고향에서 연락이 왔다. 스승께서 돌아가셨다는 비통한 소식이었다. 부랴부랴 귀향한 그에게 스승이 남긴 편지 한 통이 건네졌다. 사느라 바빠서 한동안 잊고 있던 인생의 비결 아홉 글자. 그 중 마지막 세 글자일 터였다. 편지를 뜯어보니 역시 세 글자가 쓰여 있었다.

 

불요회不要悔.

 

‘후회하지 말라’라는 의미였다.


젊은 시절 두려움 없이 포기 없이 열심히 살아왔다. 그에 대한 대가 또한 꽤나 치른 것 같다.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그렇지만 어쩌랴. 이미 지나가버린 일인 것을. 중년의 그는, 더는 과거의 일로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가야 할 길이 여전히 앞에 놓여 있다. 그러니 자꾸 지난 일에 붙들릴 까닭이 없는 것이다.

 

스승의 유훈이 그의 가슴속에 편안하게 스며들었다.


오늘 약말 - 후회

 

예전에 좋은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거절하고 말았다. 그러고는 나중에 곤란을 겪을 때마다 그 결정을 깊이 후회했다.


‘그때 제안을 받아들였더라면…….’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역시 거절하기를 잘했다 싶다. 만일 제의를 받아들였더라면 지금처럼 마음 맞는 사람들을 만나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스릴 넘치는 삶을 살지는 못했을 테니 말이다.

 

인생이란 묘하게도 살다 보면 ‘잘한 일’이 ‘잘못한 일’로 뒤집히는가 하면 ‘후회한 일’이 ‘현명한 결정’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후회는, 알고 보면 일시적인 감정일 때가 많다.

 


* 이 글은 『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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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한설 저 | 위즈덤하우스
『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은 스테디셀러 『배려』의 저자 한설이 지칠 때마다 힘이 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머뭇거릴 때, 괜한 분노에 마음이 괴로울 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었듯, 이 책이 당신에게도 순한 처방전이 되기를 바라며 약이 되는 이야기와 낱말들을 엮어 담았다. 일상에 치여 중요한 것을 놓치는 현대인에게, 인생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다시금 따뜻한 마음을 일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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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에게 약이 되는 말 #한설 #eBook
10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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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5.01.26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머뭇거릴 때, 괜한 분노에 마음이 괴로울 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는 책이 되는것 같네요. 위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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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dq37rmt

2015.01.26

저도 불요파,불요기,불요회 정말 명심하고 살겠습니다. 마음에 많이 와닿네요. 특히, 인생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난일에 연연하지말고 하루하루 시간을 아끼며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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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

2015.01.26

후회해도 지난 일 돌아가지는 못하니까요 ~~~~ 고치면서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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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설

우리 삶을 어디론가 데려가는 것은, 우리가 자주 쓰는 언어의 영혼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대로 살아가게 되니까. 신문기자를 하다가 전업작가로 돌아섰으며, 사람들이 스스로와 주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에 늘 관심을 기울인다.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배려』 『스물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