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도 많고 데이트 하기도 좋은 이태원 경리단길. 색깔 곱고 달디 단 디저트 집들이 많지만, ‘마카롱’을 전면에 내세운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무래도 마카롱에 대한 사람들의 기호가 뚜렷한 터라 디저트 가게의 메인으로 잡기엔 좀 어려운 걸까. 하지만 한 번 제대로 된 마카롱을 먹으면 계속 마카롱 공방을 찾아 다니게 된다. 필자 역시 마카롱을 먹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 그 중에서도 마카롱 아뜰리에 ‘카롱카롱’은 익히 지인들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추천해 준 지인들의 다수가 여성이었으니 디저트 가게 선택에 참고하면 좋겠다.
카롱카롱은 경리단길에서도 제법 깊숙한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올라오면서, 디저트로 ‘단 것’을 원하는 커플들에게 딱 좋을 장소. 외관부터 따뜻한 파스텔톤의 연보라 색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심플한 오픈 주방이 한 눈에 보이고, 그 주변으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마카롱과 곁들이기 좋은 홍차, 드립 커피 등이 구비되어 있다.
카롱카롱의 대표 메뉴는 ‘와사비 마카롱’. 보기만 해도 새초롬한 초록색 와사비 마카롱은 이름 그대로 톡 쏘는 알싸한 와사비 맛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버터크림 베이스 필링의 달콤함으로 끝맛을 마무리한다. 그 외에도 얼그레이 마카롱, 로즈 마카롱 등이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마카롱의 필링이 대체적으로 크리미한 편이다. 특히 마카롱 제작 시, 아몬드 파우더가 아니라 껍질 벗긴 통아몬드를 갈아 만들어 단맛이 줄고 아몬드 향이 짙다.
또한, 카롱카롱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여느 마카롱집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마카롱을 만든다. 올해 12월에는 촉촉하고 상큼한 레몬 필링 안에 캔디를 으깨서 만든 ‘캔디 홀릭 마카롱’을 맛볼 수 있다. 코크를 바짝 말려 만든 무지개 빛 ‘러스크’도 별미다.
새로운 맛의 마카롱도 선보이는 카롱카롱. 하지만 놀랍게도 카롱카롱의 두 대표 모두 전문적으로 마카롱을 공부한 경험이 없다. 단지 우연한 계기로 마카롱을 사랑하게 되면서 일여년간 독학으로 배워 카롱카롱을 차렸다. 다양한 서적과 순례를 통해서 배워서일까. 오픈 주방 옆의 가판대에서 파리 최고의 파티스리 ‘라뒤레 LADUREE’의 공식 레시피를 담은 『라뒤러 디저트 레시피』 등 마카롱과 베이커리 관련 국내외 서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적인 파티세리는 아니지만, 카롱카롱의 마카롱은 두 대표의 열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기본에 매우 충실하다.
대표메뉴: 얼그레이 마카롱 2,500원, 와사비 마카롱 2,500원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258-167 | 070.8223.0808 | 매주 월요일 휴무
김유리(문학 MD)
드물고 어려운 고귀한 것 때문에 이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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