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치앙 살가두, 나의 땅에서 온 지구로
세바스치앙 살가두,이자벨 프랑크 공저/이세진 역 | 솔빛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인생
예전에 아프리카 사힐 지대를 담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을 보고 한 번에 빠져든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은 자신의 작업과 인생에 관해 쓴 일종의 회고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사진작가의 책이지만 사진 자체는 앞 쪽에 몇 장 밖에 담겨 있지 않습니다. 주로 살가도의 회고의 말들이 담겨 있는 책이죠. 책은 판형이 작고 페이지도 200여 페이지 정도로 적은 편입니다. 게다가 편집이 지나치게 시원하게 되어 있는 편이라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저 | 책이있는풍경
미처 새로 담지 못했지만 여전히 진한 함민복의 글
10년 전쯤에 출간된 함민복 시인의 산문집인데요, 이번에 개정증보판이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함민복 시인은 강화도에 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그 곳에서의 일상이 인상적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마니산에 대한 이야기, 강화도에서 자주 먹는 반찬 등에 관한 글이 그런 것이죠. 김훈 작가는 이 책을 두고 “그의 가난은 ‘나는 왜 가난 한가’를 묻고 있지 않고, 이 가난이란 대체 무엇이며 어떤 내용으로 존재하는가를 묻는 가난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3 정도 읽었는데요, 이 책에 있는 글들은 읽는 순간 바람처럼 마음속으로 쑥 들어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
신명호 저 | 역사의아침
무엇이 조선과 일본의 운명을 결정했나
역사학자 신명호 교수의 책입니다. 신명호 교수는 이 책의 머리말과 본문을 을사조약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당시 대한제국을 일방적으로 보호국으로 만든 후, 식민지화 시켰죠. 그런데 그 당시 메이지 정부와 이토 히로부미의 논리라는 것이 ‘무능한 대한제국이 결과적으로 서양의 침략을 불러왔다. 그 결과 동양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므로 서양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일본이 대한제국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 라는 우격다짐 같은 주장이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이 나온 역사적 배경, 그리고 그에 따른 참혹한 결과를 깊이 있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서술 방식이 사건과 사건 사이의 흐름을 잘 전달하는 방식으로 쓰여 있고, 꼼꼼하게 인용된 사료들이 현대어로 다듬어져 무리 없이 읽히는 교양역사서입니다.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