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서울시의 승진 조건은 ‘경청’”
지난 2월 19일,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 절기상 우수였지만, 강원도에서는 연일 폭설 피해소식이 흘러들어오는 즈음, 『경청 : 박원순의 대한민국 소통 프로젝트』 출간 기념으로 독자들과의 ‘토크 타임’이 펼쳐졌다.
글ㆍ사진 김이준수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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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일어섰다. 뒤에 앉아서 보이지 않는 사람을 위해 일어선다고 했다. “나는 늘 앉아 있는 사람이라서 서 있는 게 좋다”는 말을 덧붙였다. 때로는 작은 행동 하나가 한 사람의 많은 것을 드러낸다. 시민들과 만난 박 시장의 이 행동 하나가 그날의 많은 분위기를 좌우했다. 소통하고 경청하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를 실천하는 시장임을 보여줬다. 지난 2월 19일,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였다. 절기상 우수였지만, 강원도에서는 연일 폭설 피해소식이 흘러들어오는 즈음, 『경청 : 박원순의 대한민국 소통 프로젝트』 출간기념으로 독자들과의 ‘토크 타임’이 펼쳐졌다. “다른 것은 없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듣는 거죠”라고 말하는 박 시장이 시민들과 도란도란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겨울밤. 카페를 가득 메운 시민들에게 박 시장이 인사말을 건넸다.

“시민들을 만나면 빚진 것 같아서 어깨가 무겁다. 많은 분이 와서 행복하면서도 큰 짐을 주시는 것 같다(웃음). 내가 책을 쓰면 잘 안 나가는 걸로 유명하다. 오랫동안 ‘초판클럽 멤버’다. 초판만 팔린다는 얘기지. 예외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이 꾸준히 나가서 요즘 상당히 도움이 된다. 시장 월급이 많지만 지출하는 것도 꽤 많더라. 『경청』 은 어떻게 될라나(웃음). 책은 서른 권 이상 썼는데, 시장이 되고 나서 시간이 없어서 못 썼다. 그래도 시장 일을 하면서 쓰고 싶은 욕망이 생기더라. 경험하고 느낀 것을 나눴으면 좋을 것들이 많이 쌓여서 써야할 것이 또 생겼다. ‘인본 행정’이라는. 어떻게 하면 인본을 바탕에 두고 행정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다음 쓸 책의 제목은 정해졌네.”




근황 한 마디 부탁드린다. 잠은 얼마나 자나?

다른 것 없다. 행복해지지 위해 늘 듣고 있다. 일희일비 않고 좌고우면 않고 시민들을 향해 가겠다고 말씀 드렸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울시 현안을 갖고 씨름하고 있다. 그러니 행복하다. 내 얼굴에 나타나 있지 않나?(웃음) 평소에 잠이 모자라는 것도 사실이다. 하루 4시간 이내로 못잘 때에는 노하우가 있다. 잠시 조금씩 조는 것이다.

책 제목이 경청(敬聽)이다. 일반적인 경청(傾聽)과 다른 단어다. 어떤 의미로 이렇게 썼나?

경청과 대화는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부터 출발한다. 적대적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과 대화나 경청이 될 수 없다. 경청에서 경은 대개 ‘기울 경(傾)’자를 쓴다. 책의 경자는 ‘존경할 경(敬)’자다. 상대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대화를 해야 대화가 되고 경청이 된다. 어떤 사람들은 내게 소통의 달인이라고 하는데, 처음부터 잘한 것이 아니다. 나는 유교적 집안에서 태어나 형제들 사이에서나 부부관계에서 제대로 대화를 못했다. 그래서 고치고 성찰하며 스스로를 개혁하고 바꿔나갔다. 이런 과정에서 경청이 정말 중요함을 깨닫고 있다. 예전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들도 많다. 그러니 늦지 않았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듣는 것은 훈련이고 습관이다. 적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얘기를 안 듣는데, 듣기 시작하면 들을 말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에 경청이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다.

자기PR시대이며, SNS의 발달로 남 얘기를 듣기보다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시대, 경청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청이 돈이고 밥이고 일자리다. 모든 것에서 중요한 것이 경청이 아닌가 싶다. 해외유학을 갔을 때 외국인들이 내 이름을 기억해서 계속 말하더라. 우린 쉽지 않잖나. 어떻게 이름을 그렇게 잘 기억할까 생각해보니 경청을 해서 그렇더라. 우린 대개 틀렸다고 말하는데, 그 사람들은 당신 말도 일리가 있고, 좋은 얘기라면서도 내 생각은 이렇다고 말한다. 그게 중요한 자세다. 서울시에서 승진의 조건이 뭔지 아나? 소통이다.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팀워크를 잘 만들어야 한다.

경청의 힘을 느낀 사례를 말해 달라.

트위터에 매일 들어가진 못하나, 거기 들어가면 많은 것을 배운다. 1000만 명이 사는 도시다보니 어떤 지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꼼꼼하게 알지 못하는데, 아침에 출근하면서 체크를 한다.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왜냐. 그것이 내게도 도움이 되니까. 현장을 모르고선 일을 하지 못한다.




책을 보면, 귀는 자라고 귀를 떠라는 말이 있다. 사실 경청이 습관화돼 있지 않고 어떻게 경청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경청의 방법과 자세에 대해 알려준다면?

책에 10가지로 정리해 놓은 게 있으니 참조하면 좋겠고. 경청은 다시 말하지만, 훈련이고 습관이다. 가령, 마이크를 놓지 않는 사람이 있다. 특히 회의할 때 계속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부부싸움 할 때도 상대방이 뭐라고 말하고 혈압이 높아질 때 한 템포만 늦추면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경청이 스트레스를 불러올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쪽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야 한다(웃음). 시장이 되고 나서 나도 훈련을 많이 했다.
“경청의 출발은 인내심입니다. 내가 무슨 말이 막 하고 싶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여유가 없으면 주의 깊게 남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죠. 정말 소통이 하고 싶다면 잡다한 사설이 길어져도, 내가 원하는 이야기가 금방 나오지 않아도 기다려야 합니다.” (p.69)
시민들 얘기를 듣느라 시장의 손과 귀가 돼주는 분들과도 경청을 잘 하고 있다고 자신하나?

자신한다고 하면 오만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들도 정말 힘들 거다. 지금은 과거보다 통로가 엄청 많이 생겨서 예전보다 훨씬 힘들다. 과거보다 몇 시간씩 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 그래서 위로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웃음). 일할 때는 하고, 놀 때 놀자고 해서 수요일과 금요일 퇴근 시간이후로는 청사의 불을 끈다.

요즘 불통과 불신이 만연해 있는 것 같다. 신뢰가 경청과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고, 신뢰를 싹 트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뢰는 사회적 자본이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절박하고 필요한 것이 신뢰라고 본다. 신뢰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일도 이뤄질 수 없다. 그것은 경청으로부터 시작한다. 상대방의 입장과 말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많은 것이 이뤄진다. 듣기만 해도 고맙다는 분도 많다. 시장이라면 현장으로 주저 없이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나도 겁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경험을 자꾸 해보니, 달라진다. 현장에 가도 시장 뺨 때리는 사람은 없더라(웃음). 현장에서 이야기를 다 들으면, 처음에는 눈에 피멍이 서린 분들이 평화스러워진다. 이것이 경청의 마력이다. 그러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어떤 소리를 해도 들어주시더라.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것도 힐링의 과정이다.
“하나도 걱정되지 않고 무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요. 그 두려움을 딛고 막상 만나니 걱정했던 만큼의 불상사도 없었고, 반대하시는 분들의 목소리까지 듣고 나니까 어떤 이야기도 다 들을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현장에 가면 시장 물러나라며 목소리 높이는 분들도 계시지요. 그런 분들이 있으면 절대 막지 말고 하고 싶은 말씀을 다 하도록 합니다.” (pp.25~26)
경청을 못해서 반성한 적도 있을 것 같다.

아내와의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특히 그랬다. 시민운동을 할 때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충분한 대화나 소통을 못했다. 회사에서도 간사들과의 관계에서 일의 성과 때문에, 빨리 뭔가를 해결하고 결정하다는 이유로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것을 많이 반성하고 있다. 경청이나 소통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실망하지 마라. 되돌아볼 기회를 가지면서 더 잘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나도 소통을 잘 했던 사람은 아니고, 지금도 잘 하는 사람은 아니나, 겸손이 중요하고 늘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스로 경계하고 성찰해야 한다.




올 6월이나 혹은 5년 후 10년 후 실업자가 될 수도 있잖나. 나이도 있고. 언제든 일을 그만두면 책 읽고 강연하는 것 외에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실업자가 될 거 같나?(웃음) 검사 그만두고 변호사를 하다가 참여연대를 여러 사람과 만들어 7년을 몰입했다. 온 몸과 마음을 바쳐 일했다. 그러다 스스로 그만뒀는데도 3개월 동안 허탈함 때문에 하늘이 빙빙 돌고 노랗더라. 한 곳에 너무 몰입하다보니 힘든 거지.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떠나는 날을 준비하니 이후 훨씬 충격이 덜 하더라. 몰입도 좋은데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하면 좋겠다. 시장을 그만둬도 휘파람 불면서 다닐 수 있다. 무엇을 할 지는 운명처럼 다가온다. 나는 만드는데 이골이 난 사람이다. 실업자가 되면 ‘실업자 전국 시민연대’를 만들 거다(웃음). 천국은 너무 재미없지 않냐. 착한 사람만 있는데, 뭐가 재밌겠냐. 지옥에 가면 변호사도 필요하고, 지옥개혁시민연대도 필요할 테고, 같이 가지 않겠나(웃음).

TV를 통해 보니 메모하는 것이 몸에 배여 있는 것 같더라. 노하우가 있나?

늘 수첩을 들고 다닌다. 메모를 잘 하는 것이 내가 책을 쓸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메모를 잘 하는 법이라는 강연을 요청해 달라(웃음). 정리하지 않으면 머리에 뭐가 남아 있겠나.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다. 집중력이 생기거든. 내 사무실에는 파일이 빼곡한데, 정리를 하니까 그런 것이다. 내가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정리가 된다. 작은 습관인데, 시간이 지나면 큰 차이를 낳는다.

시민발언대에 몇 번 참여했는데, 참 좋더라. 민원이 해결된 인상 깊은 사례를 알고 싶고,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을 읽었는데, 임기 중 새롭게 생겨난 직업이 있다면.

시민발언대의 내용은 담당 과에서 검토하고 파악해서 시민들에게 알려드리기도 한다. 그보다 직접적으로 나와 만날 수 있는 기회라면 ‘시장과의 토요데이트’가 있다. 거기에 선택되면 시장실에 올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웃음). 서울시에는 새로운 직업이 계속 늘고 있는데, ‘뉴딜 일자리’가 대부분 새로운 직업이다. 보육코디네이터(우리동네 보육반장), 에너지 컨설턴트, 3D디자이너, 도시정원사 등 새로운 직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군산에서 왔다. 시장의 얼굴을 보면 행복해 보인다. 사명감을 갖고 하는 것 같은데, 어떤 사명감을 갖고 있는가. 경청은 피드백이 있어야 하는데, 꼭 피드백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피드백을 해야 할 일이 많겠지. 2006년부터 3년 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여행을 했다. 배워야 할 사례를 찾아다니면서 인터뷰를 했다. 수백 명을 인터뷰했더니 전국의 좋은 사례도 알게 되고 외국도 갔고, 그때마다 책을 썼다. 그때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것을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생각했다. 들으면서도 창조적으로 해야 한다. 하는 말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고, 진심을 다해서 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대화가 생산적으로 잘 되고 피드백이 잘 된다. 지금은 그런 여행을 하기 힘들어졌지만, ‘청책토론회’를 시행하고 있다. 100~200명이 모여서 얘기를 들으면 뭐가 문제이고 어떤 정책을 만들어야하는지 그림이 나오더라. 또 찬반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는 ‘숙의’라고 있다. 경청과 토론을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사명감보다는 일을 즐기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어찌 보면 일치하는 것인데, 우리 모두에게는 다 태어난 이유가 있다. 그건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사명에 충실하고 그게 즐거움이 되면 피곤한 줄도 모르고 잠이 안 온다.
“청책토론회는 시민과 서울시가 함께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경청하는 서울시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사람들 동원해서 서류로만 이루어지는 시민 참여와 소통과는 작별인사를 하고 싶어요.” (p.136)
소통 프로젝트 외에 다른 것을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면?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을 쓰고 나서, ‘주식회사 천개의 직업’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다 시장이 되면서 못했는데, 그만큼 새로운 발상,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누구나 갖고 있는 벽을 넘어 소통한다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만큼 효과가 크다. 소통과 경청은 사회적으로도 무척 중요한 과제인데,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생각이 있으면 내 대신 ‘대한민국 소통 주식회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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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 박원순의 대한민국 소통 프로젝트 박원순 저 | 휴먼큐브
우리들은 소통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요소인 남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진심을 다해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보는 ‘경청’의 자세가 부족하다. 그저 잘 듣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서 갈등을 줄이고 조율해나갈 수 있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런 시점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소통의 달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소통과 리더십을 다룬 『경청 : 박원순의 대한민국 소통 프로젝트』 는 ‘어떻게 듣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에 관해 생각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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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경청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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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rybyry

2014.03.06

시장님이 계신 서울시에 살아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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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작살

2014.03.06

사람이 바뀌면 얼마나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는 지 실제로 보여주는 분이시죠.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도 박원순 시장 같은 분들이 많이 선출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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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

2014.03.04

존경하는 박원순 시장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경청하는 힘이 얼마나 필요한지 다시 깨닫습니다. 천 개의 직업을 읽으며 미래에 어떤 직업이 생겨날지 가늠하며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일이 소중하여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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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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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1956년 경남 창녕 태생으로 서울대에 들어갔으나 학생운동으로 구속, 제명된 후에 다시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했다. 1980년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대구 지검 검사를 거쳐서 변호사가 되었다. 80년대와 90년대에 수많은 양심수 사건을 변론하며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법조제도개혁위원, 역사문제연구소 이사장,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도 그 시대 박 변호사의 발자취이다. 90년대 초반에는 영국 런던대학 정경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이후 미국 하버드법대에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1994년부터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거쳐,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를 역임 하면서 진보적인 사회운동의 영역을 나눔과 기부로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98년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회에서 주는 여성운동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에는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리핀 막사이사이상(공공봉사부문)을 수상하였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선을 시작으로 제35~37대 서울시장을 지냈으며 2020년 7월 세상을 떠났다. 지은 책으로는 『경청』, 『정치의 즐거움』, 『희망을 걷다』,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 『NGO,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박원순 변호사의 일본시민사회 기행』,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 『세상은 꿈꾸는 사람들의 것이다』, 『독일사회를 인터뷰하다』,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힘 프리 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