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가장 큰 존경을 받는 직업은?
영국의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스는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격변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느닷없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서서히 진행된다. 사실 이 과정은 벌써 시작됐다.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간단히 말하자면 점점 더 많은 계층과 집단에서 경제적 궁핍이 해결될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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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황제나 돼야 자신의 힘과 부를 말해 주는 자기과시적 소비를 할 수 있었다. 이들은 계속 왕좌에 앉아 있기 위해서라도 존경과 두려움을 끌어낼 수단이 필요했다. 요즘은 황제가 흔하다. 모두들 필요 이상의 걸 구할 수 있다. 조부모 세대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부유해졌다.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은 원 없이 많은 부를 차지했지만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마차였고 주치의는 무능했으며 화장실에선 수돗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과거 유럽의 황제들은 여러모로 봐 오늘날 선진국의 평균적인 시민보다 가난했다. 물론 그 당시 황제들은 지금의 어느 누구보다 심지어 대통령보다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지만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지금까진 대다수 인간이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데 급급했다. 올해 수확으로 내년까지 먹고살 양식이 확보될까? 지금도 이 문제가 최대 현안인 사람들이 지구상에 수백만 명은 있지만 적어도 대다수는 아니다. 대부분은 기본적인 욕구가 해결된 상태다.

기본 욕구가 충족됐으면 이제 넉넉함을 입증해야 한다. 사람들이 부자가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래서 세상에 그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한다. 사치품을 사 들이며 돈 자랑을 한다. 그건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면 안 될 이유라도 있는가?

지금까지가 1단계다. 1인당 GDP가 만 5천 달러에 이른 국가에서 이런 현상이 흔히 목격된다. 사실 선진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롤스로이스를 살 여유가 있으면 사는 것이다. 안락한 것도 안락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나는 성공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나폴레옹이 2백 년 뒤에 살았다면 황금 마차가 아닌 황금 자동차를 여러 대 소유했을 것이다.

그런데 진짜 천지개벽은 2단계다. 이 단계에선 사람들이 부가 아닌 탈물질주의적 가치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금세기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현상은 결코 간단한 변화가 아니다. 천 년 뒤에 역사학자들은 뒤를 돌아보며 21세기가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변화의 시기였다고 회고할 것이다. 물질주의가 탈물질적 가치로 바뀐 시점이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물질적인 제품은 부수적인 가치가 되고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이야기가 주된 가치가 된다. 소비자가 구입하는 게 그것이기 때문이다. 제품은 무형의 진짜 가치를 담는 용기일 뿐이다. 우리가 손목시계를 구입하는 건 그게 타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신호, 의미 때문이다. 시간이 몇 시인지 아는 건 부차적이다.

이 논리가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다면 마음으로 이해하라. CEO라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는 어떤 감성적 호소를, 어떤 의미를, 어떤 이야기를 파는가? 우리는 어떤 꿈을 채워 주고 있는가?” 서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은행은 신용을 판다. 여행사는 자유를 판다. 피트니스 센터는 통제력을 판다. 기업가라면 자신이 파는 게 정말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지금의 선진국들은 개척자다. 이들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탈물질주의 국가가 되는 중이다. 이런 변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나이 든 사람들은 지금도 사치품을 사지만 젊은 친구들은 의미를 구매한다. 개발도상국 사람들도 당분간은 사치품을 사 들일 것이다. 저개발국 사람들은 아직 구찌를 기다리는 중이다. 구찌도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그 둘은 서로를 아주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명품 산업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시간이 더 흐르면 남쪽으로 이동한다.

영국의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스는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격변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느닷없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서서히 진행된다. 사실 이 과정은 벌써 시작됐다.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간단히 말하자면 점점 더 많은 계층과 집단에서 경제적 궁핍이 해결될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케인스의 예측에 따르면 이런 격변은 백 년 이내에 다시 말해 2030년 안에 일어난다. 그의 다음 말이 중요하다. 케인스는 “시간을 보람 있게 쓰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 들판의 백합처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웃을 수 있게,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가장 큰 존경을 받을 것이다.”라며 자신의 예상을 결론지었다.

케인스가 말한 사람을 직업으로 표현한다면 ‘삶의 질 향상사’ 정도가 되지 않을까? 농담이 아니다. 표현이 아리송하다면 구체적인 직업을 생각해 보자. 예술가, 철학자, 영화제작자, 축구선수, 심리치료사는 살아남을까? 그럴 것이다. 정치인과 은행가도 살아남을까?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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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소사이어티 롤프 옌센,미카 알토넨 공저/박종윤 역/김부종 감수 | 36.5
저자는 14년의 연구 끝에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를 내놓으며 미래 사회의 성장동력은 대중이 아닌 개인에게서 나온다고 설파했다. 수백 년 전 유럽의 르네상스가 신이 주체이던 사회에서 인간이 주체인 사회로의 전진을 의미했다면 지금의 르네상스는 대중이 주체인 사회에서 개인이 주체인 사회로의 전진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옌센 박사가 그리는 르네상스적 미래 사회는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상상력이 기술, 문화, 산업과 만나 새로운 성장엔진을 창출한다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아젠다와도 맥을 같이해 더욱 열띤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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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소사이어티 #케인스 #롤프 옌센 #미카 알토넨
4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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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4.02.25

좀 지나치게 트리클다운 효과에 기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통계적으로 보면 절대빈곤의 수치는 줄었다고 볼 수가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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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보석

2014.02.14

"나이 든 사람들은 지금도 사치품을 사지만 젊은 친구들은 의미를 구매한다."는 글에 동감합니다. 정말 옛날과 비교해보면 어마어마하게 부유해진건 사실이지만 마음은 궁핍해진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탈물질주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고, 또한 그에 걸맞는 아름다운 직업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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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

2014.02.14

내일도 잘 모르는 이런 시대에, 미래라 어쩌면 살짝은 뜬구름같은 얘기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오늘이 있으면 내일도 있을테고 내일이 있으면 모레.. 그렇게 미래가 굉장히 가깝게도 느껴지기도해요. 무튼, 앞으로 10년후, 20년 후 과연 어떤 산업이 발달하고 직업이 생겨나고 없어지고, 각광받을지 참 궁금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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