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발라더의 귀환 - 임창정
3년 만에 돌아와 녹슬지 않은 특유의 발라드 감성을 들려주고 있는 임창정의 신보, 들어보실까요?
글ㆍ사진 이즘
201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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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나란 놈이란>

2009년, 「오랜만이야」로 6년 만에 은퇴 선언을 거두어들이고 이듬해 로 이전의 곡들을 들려주며 가수로서의 모습을 상기시킨 이후 또 다시 무려 3년 만의 컴백이다. 은퇴 번복 이후 그 스스로는 미안한 마음을 몇 차례 표현했지만, 많은 팬들은 ‘가수’로 돌아온 그를 환영하고 이전과 같은 지지를 보냈다. 정규 앨범이 아니라는 점이 다소 힘을 빠지게 하지만 음악 차트에서 임창정을 만나는 것은 여전히 반가운 일이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임창정은 사실 싱어송라이터다. 이제까지 그는 다수의 자작곡을 앨범에 실었다. 만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주 한 잔」의 애절한 가사 역시 그의 작품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세 곡의 수록곡 가운데 「나란놈이란」과 「괜찮을런지」 두 곡의 발라드 곡을 직접 썼다. 「이미 나에게로」를 통해 데뷔 때부터 들려준 특유의 발라드 감성은 이번 앨범에서 한층 완숙해졌다.

타이틀곡 「나란놈이란」과 이어지는 곡 「괜찮을런지」에서는 이별을 돌아보는 시점(時點)은 다를지라도 공통적으로 이별 후의 감정을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다. 「나란놈이란」에서는 피아노 연주를 제외한 여타의 사운드를 배제하고 목소리를 최대한 부각시켰다. 「괜찮을런지」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사운드가 가미됐지만 잔잔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중심에는 역시 애절한 그의 목소리가 있다.

마지막 곡 「문을 여시오」는 신사동호랭이의 곡으로, 앞의 곡들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 작년에 원더보이즈가 발표했던 곡을 리메이크 한 것이지만 원곡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임창정과 김창렬의 만남이라는 점이 우선 흥미롭고 이른바 ‘뽕끼’가 느껴지는 가운데 곡 자체도 흥겹게 흘러간다. 하지만 너무도 급작스러운 변화는 이질감을 남긴다.

이번 앨범이 정규작이 아니라는 점이 바로 여기에서 다시금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보다 많은 수록곡 안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면 이질감 보다는 오히려 여러 장르를 소화해내는 임창정의 가창 능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또 한 번 3년을 기다린 이들의 마음을 충족시키기에 세 곡은 역시나 충분하지 않다.

글/ 위수지(sujii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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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