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불을 밝혀, 반짝 -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
사회에 나오고는 느끼기 어려웠던 거창하게 말하면 연대의식 같은(?) 것도 떠올릴 수 있었으며 인연의 소중함,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배려심 등 책 속에는 우리들이 한 때 겪었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요즘 서늘한 바람만큼이나 차가운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냉대에 상처 입어 심장이 식어버린 사람들에게 특히나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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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삼킨별은 ‘행복한 동행, 재능나눔’으로 인터뷰도 방송되고 캐논에서 사진 강연도 하고 홍대 카페도 하면서 온갖 아기자기한 소품뿐 아니라 부엉이 중독자로 부엉이와 관련된 소품들을 모으기로 유명한 감수성 충만한 작가이다. 사실 난 유치원을 졸업하면서 인형 선물은 사절 이였고(왠지 인형에서는 세탁을 해도 먼지 냄새가 나는 듯 하다), 성인이 된 후로는 장식용 소품들은 청소하기 어렵게 만드는 물건들이라 여기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내가 쓰는 표현들 중 “꺄~”, “귀여워~”, “갖고 싶어” 이런 류의 문장들은 드물고 드물다. 물론 책 역시 사랑스러운 감성(?)이 묻어나는 책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을 처음 펼치면서도 떨떠름했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제목 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대해서나 사람에 대해서나 선입견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우둔한 일인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쯤, 막내 외삼촌이 장가가기 전 우리 집에 함께 살았다. 훤칠한 키에 내 눈에는 잘생겨 보였던지 난 외삼촌을 곧 잘 따랐고 하교 후 외삼촌 방에 가서 이것저것 뒤지는 것이 취미였다. 그 때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LP로 처음 듣고 감탄했고, 왠지 심장이 타는 듯한 정의감에 불타 다섯 살 어린 동생의 받아쓰기 문제로 아침이슬의 가사를 출제했다. 또 외삼촌 방 재떨이에 버려진 담배 꽁초를 주워 난생 처음 담배를 피워보았으며 호기심에 담배로 모기장에 구멍을 냈다가 걸릴 까 무서워 온갖 알리바이를 만들었었다. (결국 걸렸지만) 어린 시절 삼촌 방에 얽힌 나의 추억이다. 밤삼킨별의 책을 읽으며 잊혀진 줄로만 알았던 공간에 대한 온갖 추억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열두 살 봄, 처음 생긴 나만의 방을 갖게 된 소녀. 열두 살 소녀에게 나만의 방이란, 혼자 몰래 펑펑 울어도 되는, 옷을 갈아 입으며 괜한 불안감에 떨지 않아도 되는, 남자아이에게 받은 연애편지도 혼자 오래오래 되뇌어 읽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이 책은 델몬트 쥬스병(육중한 유리병, 기억나시나요?)에 꽃을 꽂아 두었던 열두 살 여자아이의 방에 대한 추억을 시작으로 비행기에서 일제히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며 혼자 먹는 밥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이야기, 출장 길에 호텔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는 순간 느끼게 된 해방감, 또 첫 회사 입사지원서에 썼던 마지막 줄이 마켓 밤삼킨별로 탄생한 사연과 사람들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들 까지 그녀의 삶이 통째로 담겨있다.
시집가던 스물여섯 살 밤에 만난 수리부엉이를 잊을 수 없어 한 순간에 부엉이란 존재가 각별해졌고, 밤삼킨별은 매년 결혼기념일이면 부엉이 관련 소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작가도 부엉이가 좋아져버린 이후 알게 된 사실이라지만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이며, 부엉이 부부는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 사랑을 한다고 한다. 갑자기 부엉이 인형이 갖고 싶다. 인형, 소품에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 외면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 정도의 공감을 느꼈다는 것만으로 내 감성은 좀 더 러블리해 진 것 같다. 사회에 나오고는 느끼기 어려웠던 거창하게 말하면 연대의식 같은(?) 것도 떠올릴 수 있었으며 인연의 소중함,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배려심 등 책 속에는 우리들이 한 때 겪었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요즘 서늘한 바람만큼이나 차가운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냉대에 상처 입어 심장이 식어버린 사람들에게 특히나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따뜻한 마음을 갖기 위해 불을 켜는 건 스스로의 몫이니까…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쯤, 막내 외삼촌이 장가가기 전 우리 집에 함께 살았다. 훤칠한 키에 내 눈에는 잘생겨 보였던지 난 외삼촌을 곧 잘 따랐고 하교 후 외삼촌 방에 가서 이것저것 뒤지는 것이 취미였다. 그 때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LP로 처음 듣고 감탄했고, 왠지 심장이 타는 듯한 정의감에 불타 다섯 살 어린 동생의 받아쓰기 문제로 아침이슬의 가사를 출제했다. 또 외삼촌 방 재떨이에 버려진 담배 꽁초를 주워 난생 처음 담배를 피워보았으며 호기심에 담배로 모기장에 구멍을 냈다가 걸릴 까 무서워 온갖 알리바이를 만들었었다. (결국 걸렸지만) 어린 시절 삼촌 방에 얽힌 나의 추억이다. 밤삼킨별의 책을 읽으며 잊혀진 줄로만 알았던 공간에 대한 온갖 추억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열두 살 봄, 처음 생긴 나만의 방을 갖게 된 소녀. 열두 살 소녀에게 나만의 방이란, 혼자 몰래 펑펑 울어도 되는, 옷을 갈아 입으며 괜한 불안감에 떨지 않아도 되는, 남자아이에게 받은 연애편지도 혼자 오래오래 되뇌어 읽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이 책은 델몬트 쥬스병(육중한 유리병, 기억나시나요?)에 꽃을 꽂아 두었던 열두 살 여자아이의 방에 대한 추억을 시작으로 비행기에서 일제히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며 혼자 먹는 밥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이야기, 출장 길에 호텔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는 순간 느끼게 된 해방감, 또 첫 회사 입사지원서에 썼던 마지막 줄이 마켓 밤삼킨별로 탄생한 사연과 사람들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들 까지 그녀의 삶이 통째로 담겨있다.
시집가던 스물여섯 살 밤에 만난 수리부엉이를 잊을 수 없어 한 순간에 부엉이란 존재가 각별해졌고, 밤삼킨별은 매년 결혼기념일이면 부엉이 관련 소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작가도 부엉이가 좋아져버린 이후 알게 된 사실이라지만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이며, 부엉이 부부는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 사랑을 한다고 한다. 갑자기 부엉이 인형이 갖고 싶다. 인형, 소품에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 외면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 정도의 공감을 느꼈다는 것만으로 내 감성은 좀 더 러블리해 진 것 같다. 사회에 나오고는 느끼기 어려웠던 거창하게 말하면 연대의식 같은(?) 것도 떠올릴 수 있었으며 인연의 소중함,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배려심 등 책 속에는 우리들이 한 때 겪었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요즘 서늘한 바람만큼이나 차가운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냉대에 상처 입어 심장이 식어버린 사람들에게 특히나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따뜻한 마음을 갖기 위해 불을 켜는 건 스스로의 몫이니까…
-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 김효정 저 | 허밍버드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은 전 세계를 다니며 「포토 다이어리」 시리즈를 낸 여행 사진 작가이자 따뜻한 손글씨로 감성을 나누는 캘리그라퍼 김효정이 너무 바쁘고 너무 무리하고 너무 열심인 모든 여성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소통의 통로이다. 남자아이에게서 받은 편지를 들키지 않고 오래오래 읽을 수 있고, 혼자 펑펑 울고 싶어 문고리를 잠글 수 있는 열두 살 여자아이가 갖고 싶은 방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8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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